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승객이 출입문에 손가락을 끼어 다쳤다면 승객의 책임이 60%로 더 크다.
사실관계
최씨는 2014년 9월 서울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에서 지하철에 탄 뒤 출입문 방향을 바라보고 섰다. 이후 지하철 내 승객이 점차 늘었고, 혼잡하던 와중에 다른 승객들에 밀려 최씨의 오른손이 출입문에 끼었다.
다행히 출입문이 다시 열려 최씨는 손가락을 빼냈지만, 이 사고로 검지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에 최씨는 23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내용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김혜진 판사는 판결문에서 서울교통공사 소속 기관사 및 승강장 내 직원들은 한꺼번에 승객이 많이 몰려 승하차하는 경우 승객의 승하차 상태에 주의하면서 출입문을 개폐해야 한다. 전동차 내 과도한 인원이 밀고 들어감으로써 승객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밀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승차를 제한하는 등 승객의 안전을 도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사고 당시 기관사가 출입문을 닫는다는 육성방송을 2회 실시하고서 출입문을 닫았다. 최씨도 출입문이 닫힐 것을 예상하고서 출입문 사이로 신체부위가 들어가지 않도록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며 공사의 책임을 40%로 제한, 최모(67·여)씨가 지하철 4호선 등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Seoul Metro)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258738)에서 공사는 47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1. 22. 선고 2016가단5258738 판결 손해배상(기)
【원고】 최○○
【피고】 서울메트로의 소송수계인 서울교통공사
대표자 사장 김○○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주은
【변론종결】 2017. 9. 6.
【판결선고】 2017. 11. 22.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709,090원과 이에 대하여 2015. 9. 26.부터 2017. 11.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지급하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3,089,82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지급하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사실
1) 서울메트로는 서울특별시 지하철도 건설 및 운영을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의하여 설립된 지방공사이고, 피고는 2017. 5. 31. 서울메트로와 서울특별시도시 철도공사의 합병으로 설립되어 서울메트로의 채권채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지방공사로서, 2017. 7. 6. 서울메트로의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이하 서울메트로와 피고를 구분하지 않고 ‘피고'라고만 한다).
2) 원고는 2014. 9. 27. 17:27경 피고의 피용자인 김AA가 운행하는 지하철 4호선 제4596열차(이하 ‘이 사건 지하철’이라 한다)가 경마공원역에 도착하여 출입문이 열리자 위 열차에 승차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지하철에 승차한 뒤 출입문 방향으로 서서 왼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었는데, 계속적으로 많은 승객들이 지하철 안으로 밀고 들어오며 혼잡하던 중 승객들에 밀려 원고의 오른손이 열려있던 출입문 쪽으로 향하게 되었고, 그 순간 출입문이 닫히면서 원고의 우측 2, 3, 4수지가 출입문에 끼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잠시 후 위 출입문이 다시 열려 원고는 손가락을 빼냈고, 다시 출입문이 닫힌 뒤 이 사건 지하철이 출발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2번째 원위지골 골절의 상해를 입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 11, 13, 1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순천향대학교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책임의 인정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소속 기관사 및 승강장 내 직원들로서는 전동차가 정거장에 도착·출발할 때, 특히 한꺼번에 승객들이 많이 몰려 승하차하는 경우 승객들의 승하차 상태에 주의하면서 출입문을 개폐하고, 지하철 전동차 내에 과도한 인원이 밀고 들어감으로써 승객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밀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승차를 제한하는 등 승객의 안전을 도모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원고가 승하차하는 승객들에 밀리면서 미처 가누지 못한 오른손이 출입문 사이로 들어간 상태에서 출입문을 닫은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지하철 기관사 및 직원들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다. 책임의 제한
다만, 지하철의 경우 해당 역에서 일정한 시간 내에 승객들이 승하차를 마치고 나면 바로 출입문을 닫고서 출발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기관사가 출입문을 닫는다는 육성방송을 2회 실시하고서 출입문을 닫았으므로, 성인인 원고로서는 손잡이를 단단히 잡고 자신의 몸을 가누고 있었어야 하고, 출입문이 닫힐 것을 예상하고서 출입문 사이로 자신의 신체부위가 들어가지 않도록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였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상당한 원인을 제공한 점 등을 비롯하여 원고의 연령, 사고 경위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재산상 손해
1) 일실수입
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갑 제29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순천향대학교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성별 : 남자, 생년월일 : 19**. **. **.생
② 월 소득 : 원고가 구하는 인삼판매 사업소득인 월 570,000원을 기준으로 산정
③ 가동연한 : 사고 당시 만 64세였으나, 원고가 사고 후 2년이 경과한 2016년에도 인삼판매업에 종사하며 소득을 올리고 있었고, 그 밖에 원고의 건강상태, 가동여건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만 69세가 되기 전날인 2019. 3. 1.을 가동종료일로 봄이 상당함.
④ 노동능력상실률 : 이 법원의 순천향대학교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에게 우측제2수지 원위지관절강직의 영구적 후유증이 남았고, 직업계수4를 적용하면 맥브라이드 관절강직 수지 I-C-1(4%), V-B-2(6%)의 중복장해로 평가하면 9.76%의 노동능력상실률이 인정됨.
다만, 원고는 2014. 9. 27. 발생한 이 사건 사고 후 2015. 9. 2.경까지 통원치료를 받았고, 증인 이BB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고일로부터 6개월간 인삼판매업을 영위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기간 동안은 노동능력상실률을 100%로 인정함.
나) 계산 : 5,701,053원
2) 기왕치료비
갑 제5호증의 1 내지 13, 갑 제14, 1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 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치료비로 총 403,324원(원고 본인 부담금 344,160 원 + 국민건강보험공단 부담금 59,164원)이 소요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향후치료비
이 법원의 순천향대학교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우측 제2수지 원위지관절강직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관절고정술이 필요하고, 그 치료비로 약 3,800,000원의 향후치료비가 소요되는 사실,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원고의 위 증상이 지속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계산의 편의상 위 향후치료비가 제1심 변론종결일 다음날 지출이 되는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3,316,260원이 된다.
4) 특별손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에 원고가 인삼 판매업을 위하여 3,000,000원 상당의 인삼을 구입하여 두었으나 이 사건 사고로 6개월 간 인삼 손질 및 영업을 하지 못하여 위 인삼들이 모두 썩어버렸으므로 피고가 위 인삼대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원고 주장의 위와 같은 인삼 구입대금 상당의 손해는 원고의 개별적, 구체적 사정에 따른 것으로서 특별손해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그 손해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책임의 제한
앞의 1.의 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하면 책임 제한 후의 재산손해액은 3,768,254원(= 일실수입 5,701,053원 + 기왕치료비 403,324원 + 향후치료비 3,316,260원) × 40%, 원미만은 버림}이 된다.
6) 공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그 손해 발생에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먼저 산정된 손해액에서 과실 상계를 한 다음 거기에서 보험급여를 공제하여야 하고, 그 공제되는 보험급여에 대하여는 다시 과실상계를 할 수 없으며, 보험자가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후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는 경우 그 대위의 범위는 손해배상채권의 범위 내에서 보험급여를 한 전액이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다5014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원고의 전체 기왕치료비 403,324원 원 중 피고의 책임범위에 해당하는 161,329원(= 403,324원 × 0.4)의 한도 내에서 위 공단이 지출한 치료비 59,164원 전액을 구상할 수 있으므로, 위 금액을 공제한다.
나. 위자료
앞서 본 이 사건의 경위, 원고의 나이 및 직업, 상해의 부위 및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1,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4,709,090원(= 3,768,254원 - 59,164원 + 1,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5. 9.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11.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지급하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