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에 대한 생명보험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가 철회되었다면 변경 통지로써 보험회사에 대항할 수는 없다
요지
보험계약자가 수익자를 변경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뒤 서류 수정을 위해 보험회사에 냈던 관련 문건을 돌려받은 상태였다면, 이는 변경통지를 철회한 것으로 봐야하므로 보험사는 당초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사실관계
정씨와 사실혼 관계로 함께 살아 온 A씨는 지난 2013년 7월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법률혼 관계의 부인 이름으로 돼 있던 기존의 보험수익자 명의를 정씨 앞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A씨는 보험설계사에게 이 같은 의사를 밝히고 변경신청서를 대리 접수하게 했다.
그러나 보험회사 측은 서류에 일부 잘못 기재된 부분이 있어 수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A씨를 대리한 보험설계사는 별다른 이의 없이 변경신청서를 되돌려 받아 김씨의 수정을 받은 뒤 다시 접수했다. 그러나 수정한 서류를 보험회사에 접수하기 몇시간 전에 A씨가 간염으로 사망하면서 정씨와 보험사 간에 분쟁이 벌어졌고, 정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내용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보험계약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만으로 보험수익자 지정·변경의 효력이 발생하지만 보험금 이중지급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수익자의 지정·변경에 대해 보험사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에 이를 통지해야 한다. 이어 보험계약자인 A씨를 대리한 보험설계사가 서류 수정을 위해 보험사에 냈던 보험수익자 변경신청서를 돌려받아간 것은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를 스스로 철회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보험수익자 변경에 대해 보험사를 상대로 대항할 수 없다.
다만 A씨가 보험수익자를 정씨로 변경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변경신청서를 작성해 정씨와 기존 보험수익자였던 법률혼 부인간에는 보험수익자 변경 효력이 일단 발생했으므로, 정씨가 이들에 대해 보험금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정모씨가 사실혼 남편인 A씨가 죽기 직전 생명보험 수익자를 변경했으므로 나한테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ING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35596)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소송에 독립당사자로 참가한 법률혼 부인에게 보험금 1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서울고등법원 2015. 5. 14. 선고 2014나35596 판결 보험금
【원고, 항소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OO
담당변호사 OOO
【피고, 피항소인 겸 부대항소인】
B 주식회사
대표이사 OOO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OO
담당변호사 OOO
독립당사자참가인, 부대피항소인
1. C
2. D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C
독립당사자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OOO
【제 1 심 판 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2. 선고 2013가합93215, 2014가합5000(참가) 판결
【변 론 종 결】 2015. 4. 16.
【판 결 선 고】 2015. 5. 14.
【주 문】
1. 원고의 항소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제1심판결 중 독립당사자참가인들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독립당사자참가인 C에게 60,376,565원, 독립당사자참가인 D에게 40,251,043원 및 각각 이에 대하여 2014. 3. 5.부터 2015. 5. 14.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독립당사자참가인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사이의 항소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고, 독립당사자참가인들과 피고 사이의 소송총비용 중 1/10은 독립당사자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항소취지및부대항소취지】
청구취지
[본소] 주위적 및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100,627,608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보험금에 관한 청구원금으로 1억 1,000만 원을 구하다가 이 법원에서 이를 위와 같이 감축하고 불법행위에 기초한 손해배상청구를 예비적으로 추가하였다).
[독립당사자참가] 피고는 독립당사자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C(이하 ‘C’라 한다)에게 6,600만 원, 참가인 D에게 4,400만 원 및 각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독립당사자 참가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627,608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원고의 청구취지 감축에 따라 항소취지도 감축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다음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참가인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는 참가인 C에게 60,376,565원, 참가인 D에게 40,251,043원 및 각각 이에 대하여 2014. 3. 5.부터 이 법원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전제된 사실관계
[증거] 갑 제1, 3, 4, 5호증, 을 제1, 2, 4에서 9호증, 병 제1에서 4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증인 김OO, 정OO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는 2006년부터 김**와 사실상 혼인관계로 지낸 사람이고, 피고는 김**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며, 참가인 C는 1995. 11. 30. 김**와 혼인신고를 마친 김**의 처이고, 참가인 D은 참가인 C와 김**의 딸이다.
나. 김**는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⑴ “무배당 종신보험 표준형”(이하 ‘종신보험’이라 한다)
⑵ “무배당 우리 아이 꿈이 크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이하 ‘변액보험’이라 한다)
• 김**는 자녀 나이 21세(2020. 5. 25.)에 피보험자 교체신청을 하였다.
• 보장개시일부터 피보험자 교체 나이 계약해당일(2021. 1. 24.) 전일까지를 제1보험기간, 피보험자 교체 나이 계약해당일부터 종신까지를 제2보험기간이라 한다(약관 제1조 제1항 2문).
다. 김**는 2013. 8. 9. 금요일 원고에게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의 보험수익자를 각각 원고로 변경하겠다고 하고 원고로 하여금 김**를 대리하여 김**의 인감증명서 1통을 발급받게 한 다음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변경하는 내용의 계약 내용 변경신청서를 각각 작성하고[피고 소속 보험설계사 김OO(원고의 오빠의 처이다)에게 변경신청서 작성을 대필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인감도장을 날인하여 김OO에게 내주어 김OO로 하여금 피고에게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라. 김**는 위 각 변경신청서에 피보험자 사망 시 변경된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각각 기재하고, 그 중 종신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에 피보험자 사망 시 변경 전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으로 기재하였으나,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에는 피보험자 사망 시 변경 전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이 아닌 김**로 잘못 기재하였다.
마. 김OO는 2013. 8. 12. 월요일 09:00 무렵 피고에게 김** 명의의 위 각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피고의 접수담당 직원 정OO는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의 변경 전 보험수익자로 기재된 ‘김**’를 ‘상속인’으로 수정하고 수정한 곳에 김**의 인감도장을 날인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바. 이에 김OO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피고로부터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를 되돌려받아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의 변경 전 보험수익자 부분을 수정하고 수정한 곳에 김**의 인감도장을 받았으며, 다음날인 2013. 8. 13. 피고에게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각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이를 접수하였다. 사. 한편 김**는 2013. 8. 12. 23:07 만성 비(B)형 간염 및 간부전으로 사망하였다. 아. 김**의 사망에 따른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의 보험금 합계는 100,627,608원이다.
2. 이 사건의 쟁점
가. 김**에게 보험수익자 변경을 할 의사능력이 있었는지
나. 김**의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 또는 통지 철회 여부
다.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여부
3. 이 법원의 판단
가. 김**에게 보험수익자 변경을 할 의사능력이 있었는지
[피고의 주장]
피고는 김**가 2013. 7. 24. 만성비형 간염, 간경화로 위급한 상태에서 입원하였다가 20일만인 2013. 8. 12. 만성비형 간염, 간부전으로 사망하였는데 사망 3일 전인 2013. 8. 9.에는 보험수익자 변경을 할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판단]
1) 증거(OO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김**는 만 39세(1974. 5. 29. 생)로서 2013. 7. 24. 만성비형 간염, 간경화로 의정부의료원에 입원하였다가 2013. 7. 30. OO의료원으로 옮겨 입원하였고, 2013. 8. 12. 다시 OOOO병원으로 옮겨 입원하였다가 그 날 23:07 만성비형 간염, 간부전으로 사망하였다.
나) 김**는 2013. 8. 9. OO의료원에 진료기록 발급을 신청하여 이를 발급받았고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며 2013. 8. 10. 07:00까지는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였다.
2) 의사능력이란 자신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내지는 지능을 말하는 것으로서 의사능력의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10113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5836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전제사실과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김**가 비록 입원 20일 만에 만성비형 간염, 간부전으로 사망하였으나 당시 만 39세로서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를 표시한 2013. 8. 9. 진료기록 발급을 신청하고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며 2013. 8. 10. 07:00까지는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였으므로 김**에게는 2013. 8. 9.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변경하는 것과 관련한 의사능력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김**의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 또는 통지 철회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한다. 김**는 2013. 8. 9.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변경하고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 김OO에게 그러한 내용의 변경신청서를 내주었으며 2013. 8. 12. 김OO를 통하여 변경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보험자인 피고에게 보험수익자 변경을 통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의 변경 전 보험수익자 기재가 잘못되었다며 이를 수정하고 인감도장을 날인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변경신청서 수령을 거절하였으나, 이는 변경된 보험수익자가 아니라 변경 전 보험수익자에 관한 기재로서 명백한 오기에 불과하여 피고의 수령 거절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고, 한편 종신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에는 잘못된 기재가 전혀 없었으므로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보험수익자 변경은 김**의 사망 전인 2013. 8. 12. 09:00 피고에게 적법하게 통지되었다. 또한, 민법 제111조 제2항에 따라 김**가 2013. 8. 9. 김OO를 통하여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를 발송한 뒤 김**가 사망하여도 그 의사표시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보험수익자 변경의 대항요건을 갖추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김**를 대리한 보험설계사 김OO가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의 변경 전 보험수익자 기재가 잘못되어 이를 수정하고 수정한 곳에 인감도장을 받은 다음 종신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와 함께 다시 제출하기 위하여 스스로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를 철회한 다음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를 수정하고 수정한 곳에 김**의 인감도장을 받아 김** 사망 후인 2013. 8. 13. 피고에게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보험수익자 변경을 통지하였으므로 그 의사표시로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상법 제733조 제1항은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권리가 있다”고, 제734조 제1항은 “보험계약자가 계약체결 후에 보험수익자를 변경할 때에는 보험자에 대하여 그 통지를 하지 아니하면 이로써 보험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험계약자는 보험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자유로이 보험수익자를 지정·변경할 수 있으므로 그 지정·변경권은 일종의 형성권으로 보아야 하며, 따라서 보험계약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단독행위)만으로 그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보험자의 보험금 이중지급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험수익자의 지정·변경으로써 보험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보험자에게 통지를 하여야 한다. 한편 민법 제111조 제1항은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제2항은 “의사표시자가 그 통지를 발송한 후 사망하거나 제한능력자가 되어도 의사표시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전제사실에 의하면, 김**를 대리한 김OO는 2013. 8. 12. 피고로부터 변액 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의 변경 전 보험수익자 기재가 잘못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이를 수정한 다음 다시 변경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를 되돌려 받아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를 수정하고 수정한 곳에 인감도장을 받아 2013. 8. 13. 피고에게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를 다시 제출하였으므로 김OO는 수정 제출을 위하여 2013. 8. 12.자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를 스스로 철회하였고, 이에 대한 피고의 동의도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김**의 새로운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는 김** 사망 후인 2013. 8. 13. 피고에게 도달하였으므로 보험수익자 변경으로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또한, 김**가 김OO에게 보험수익자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도록 맡긴 것만으로 김**가 피고에 대하여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를 발송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우리 상법은 보험수익자 변경과 관련하여 변경의 통지를 보험자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보험수익자 변경의 법적 성질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바, 보험수익자 변경을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로 볼 경우 김**는 2013. 8. 9.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변경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보험수익자 변경을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 보더라도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그 상대방은 보험자는 물론 변경 전 또는 후의 보험수익자도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김**는 2013. 8. 9. 변경 후 보험수익자인 원고에게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변경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서는 2013. 8. 9. 보험수익자 변경의 효력이 일단 발생하였다. 따라서 변경 후 보험수익자인 원고가 변경 전 보험수익자인 참가인들에 대하여 참가인들이 피고로부터 받은 보험금의 반환을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이는 별개의 문제이다)
다.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한다. 김OO는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로서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의 체결 및 그 유지 관리를 담당하였는데, 김**의 의사에 따라 변경신청서를 대필하면서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 전 수익자를 잘못 기재하였고, 김**로부터 수정 부분에 인감도장을 받은 2013. 8. 12. 당일 피고에게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채 김**의 사망 후인 2013. 8. 13.에야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피고의 부당한 2013. 8. 12.자 접수 거절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접수담당 직원 정OO는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의 변경 전 수익자 기재가 오기임이 분명하고 종신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에는 아무런 잘못된 기재가 없음에도 2013. 8. 12.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 접수를 모두 거절하였다. 그러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피고의 피용자인 김OO, 정OO가 피고의 사무집행과 관련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하여 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다.
[판단]
보험업법상의 보험설계사는 보험회사·보험대리점 또는 보험중개사에 소속되어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자로서 제84조에 따라 등록된 자를 말하는데(제2조 제9호), 보험설계사는 특정 보험자를 위하여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자일 뿐 보험자를 대리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고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하는 고지나 통지를 수령할 권한도 없다(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6다19672 판결 참조). 한편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 발생에 대한 위험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39930 판결,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4다5320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전제사실에 의하면, 김OO는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로서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사람일 뿐 보험계약자인 김**가 보험자에 대하여 하는 통지를 수령할 권한이 없으므로 김OO가 원고 주장과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이는 김OO가 김**의 대리인 또는 사자(使者)로서 김**의 보험수익자 변경을 통지하는 행위와 관련된 것이어서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김**를 대리한 김OO가 피고로부터 변액보험에 관한 변경신청서의 변경 전 보험수익자 기재가 잘못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수정 제출을 위하여 2013. 8. 12.자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를 스스로 철회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접수담당 직원 정OO가 김**의 변경신청서 접수를 위법하게 거절함에 따라 보험수익자 변경 통지가 피고에게 도달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보험금으로 참가인 C에게 그 상속지분에 따른 60,376,565원(= 100,627,608원×3/5), 참가인 D에게 그 상속지분에 따른 40,251,043원(= 100,627,608원 ×2/5) 및 각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독립당사자참가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14. 3.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를 다툼이 상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15. 5. 14.까지는 상법에 정해진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참가인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는 이유 없으며,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제1심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주위적 청구)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며, 제1심판결의 참가인들에 대한 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참가인들에 대한 부분을 주문 제2항과 같이 변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