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험자가 키우던 꿀벌에 쏘여 다른 사람 사망했다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
요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양봉을 하면서 키우던 꿀벌에 다른 사람이 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사실관계
박씨는 2009년 6월 삼성화재의 '무배당삼성올라이프100세건강파트너보험(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로 발생한 타인의 신체의 장해 또는 재물의 손해에 대해 1억원 한도로 보상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씨의 동생(당시 46세)은 2015년 9월 추석을 맞아 충북 증평군에 있는 박씨의 집을 찾았다. 박씨의 집 주변에는 창고와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박씨 소유의 공터가 있었는데, 창고 측면에는 박씨가 관리하는 양봉통이 10여개 있었다.
박씨의 동생은 양봉통이 있는 곳으로부터 10m 정도 떨어진 주차장 입구에서 다른 친지들을 맞이하기 위해 조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 있다 갑자기 날아든 꿀벌에 오른쪽 귀 뒷부분을 1회 쏘였다. 벌에 쏘인 박씨의 동생은 그대로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쇼크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후 박씨는 지난해 3월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로 동생이 사망했다"며 삼성화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판결내용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이의진 판사는 사고 장소 주변은 대부분 밭인데 양봉을 하는 곳은 반경 1~2㎞ 이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망인은 박씨가 소유·관리하는 양봉통에서 날아온 꿀벌에 쏘인 것으로 보인다.
양봉통의 규모로 보아 박씨가 전문적으로 양봉업에 종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사망 사고는 피보험자인 박씨의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에 해당한다.
박씨는 자신이 점유·관리하고 있는 양봉통에서 나온 꿀벌에 의해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충분히 알리고 사고 방지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했다. 박씨는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보험사는 박씨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망인이 꿀벌에 쏘인 것만으로 사망의 결과에까지 이른 것은 이례적인 면이 있다"며 보험사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또 박씨는 망인의 형으로서 5분의 1 상속지분이 있어 박씨의 손해배상채무는 박씨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3800여만원 만큼 혼동으로 소멸해 1억5300여만원이 된다며 박씨의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1억원을 초과하므로 보험사는 보상한도인 1억원을 지급하라고 박모씨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067796)에서 보험사는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7. 25. 선고 2016가단5067796 판결 보험금청구소송
【사건】 2016가단5067796 보험금
【원고】 박A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영 담당변호사 이정근, 곽미경
【피고】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대표이사 안○○),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대원, 정철우, 이병근
【변론종결】 2017. 6. 27.
【판결선고】 2017. 7. 25.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9. 26.부터 2016. 4. 2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보험계약의 체결
원고는 2009. 6. 2. 피고와 사이에, 보험기간을 2009. 6. 2. ~ 2059. 6. 2. 피보험자를 원고로 하여, 무배당삼성올라이프100세건강파트너보험 계약을 체결했다(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
나. 보상하는 손해
이 사건 보험계약 중 “가족일상생활 중 대인·대물 배상책임 특별약관”(제4조, 이하 ‘이 사건 약관조항’이라 한다)에 의하면, 피고는 피보험자가 다음과 같은 사고로 타인의 신체의 장해 또는 재물의 손해에 대한 법률상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1억 원 한도로 보상하게 되어 있다.
① 피보험자가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주택(부지 내의 동산 및 부동산 포함)의 소유, 사용 또는 관리로 인한 우연한 사고, ② 피보험자의 일상생활(주택 이외의 부동산의 소유, 사용 및 관리를 제외)로 인한 우연한 사고
다. 사고의 발생
원고의 동생인 망 박BB(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5. 9. 26. 추석을 맞아 원고 소유의 충북 증평군 **로 **-** 소재 주택을 방문했다. 위 주택의 전방으로 원고 소유의 다른 부지가 있는데, 그 곳에는 위 주택으로부터 약 70~80m 거리에 저온창고가 있고, 위 창고 주변의 공터는 주차장으로 쓰이는데 창고의 측면 쪽에는 원고가 소유, 관리하는 양봉통이 8~10개 있었다. 망인은 13:20경 위 양봉통이 있는 곳으로부터 약 10m 정도 떨어진 위 주차장(공터) 입구에서 다른 친지를 맞이하기 위해 원고의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 있던 중 갑자기 날아든 꿀벌에 오른쪽 귀 뒷부분을 1회 쏘였다. 망인은 일단 원고의 주택으로 돌아왔는데 그 직후 실신한 상태로 방 벽에 기댄 채 입에 거품을 품고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쇼크로 인한 심정지로 14:57경 사망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6호증(가지번호 전부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인지 여부
(1) 위에서 든 증거들 및 갑 16호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의 본래 직업은 농수산시장 중매인으로 농산물을 매입하여 보관할 목적으로 위 저온 창고를 설치하였다. ② 이 사건 사고 장소는 원고 소유의 양봉통이 있는 곳에서 불과 l0m 정도 떨어진 곳이고, 사고장소 주변은 대부분 밭인데 양봉을 하는 곳은 반경 1~2km 이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③ 사고지점 주변으로 길가를 따라 약 10m 정도의 구간에 야생국화 군락이 조성되어 있다.
(2)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원고가 소유, 관리하는 양봉통에서 날아온 꿀벌에 쏘인 것으로 보이고, 양봉통의 규모로 보아 원고가 전문적으로 양봉업에 종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는 피보험자인 원고의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에 해당된다.
나.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원고는 자신이 점유, 관리하고 있는 양봉통에서 나온 꿀벌에 의해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충분히 알리고 사고 방지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위 양봉통 주변에 있던 망인이 그곳에서 날아온 꿀벌에 쏘여 사망하게 되었다. 원고는 민법 제758조, 제759조에 따라 공작물인 양봉통의 설치·관리자로서 또는 동물점유자로서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자로서 원고의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3. 보험금의 범위
가. 망인의 손해액
(1) 일실수입
망인의 일실수입 손해는 아래 (가)와 같은 인정 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아래 (나)와 같이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한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168,523,051원이다(원 미만은 버린다. 이하 같다).
(가) 인정 사실 및 평가내용
① 성별 : 남자
② 생년월일 : 19**. **. **.생
③ 사망 당시 연령 : 46세 8개월 30일
④ 기대여명 및 여명종료일 : 34.16년, 2049. 11. 14.
⑤ 소득 : 도시일용노동자의 보통인부 노임단가
⑥ 가동연한 : 60세가 될 때(2028. 12. 26.)까지, 월 22일 노동.
⑦ 생계비 공제 : 33.33%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계산 : 168,523,051원
(2) 장례비 : 5,000,000원
(3) 책임의 제한
망인이 꿀벌에 쏘인 것만으로 사망의 결과에까지 이른 것은 이례적인 면이 있으므로 이를 참작하여 원고의 책임비율을 70%로 제한한다.
(4) 위자료
(가) 참작 사유 : 사망 당시 망인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원고와 망인의 관계(형제 관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1) 원고는 망인의 형으로서 1/5의 상속지분이 있는바(다툼 없는 사실), 원고의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망인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중 원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 만큼 혼동으로 소멸하였다.
(2) 따라서 원고의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금액은 153,172,908원{= 191,466,135원 - 38,293,227원(= 191,466,135원 × 1/5)}이 된다.
다. 피고의 보험금 지급 범위
원고의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1억 원을 초과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특별약관의 보상한도인 1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5. 9. 26.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6. 4. 21.까지는 민법에 따른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