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역작업 중 사고는 약관상 보험금 미지급 사유지만 덮개 결박 작업 중 사고는 보험금 지급해야한다
요지
교통상해 보험 약관에 보험금 미지급 사유로 하역작업 중 사고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더라도, 화물을 적재한 뒤 덮개를 덮거나 끈으로 묶는 결박작업은 하역작업이 아니므로 결박 작업 중 사고가 났다면 보험사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된다.
사실관계
2013년 1월 김모씨는 동부화재해상보험과 보험금 5000만원인 교통상해보험을 맺었다.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운전 중 상해를 입었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만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사고가 발생했다면 원인을 묻지 않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같은 해 4월 김씨는 경북 칠곡군 메탈 공장에서 자신이 운전하는 25t 화물차에 구리를 실은 뒤 적재함 위로 올라가 덮개를 씌우고 끈으로 묶는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보험사는 김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얼마 뒤 "적재함에 올라가 하역작업을 마무리하던 중 사고가 났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판결내용
대구지법 민사12 단독 서영애 판사는 판결문에서 적재물 고정 작업은 하역작업과 별개로 운전자의 안전 운행 또는 적재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통상적인 조치로서, 화물을 적재한 뒤 결박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은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발생한 사고로 볼 수 없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보아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 보험 약관의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의 의미는 짐을 싣거나 부리는 일로 해석되는데, 도로교통법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적재물 고정작업을 하역작업으로 볼 수 없다고 동부화재해상보험이 김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대구지방법원 2014가단7909)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대구지방법원 2014. 7. 11. 선고 2014가단7909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원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
김○○
【변론종결】
2014. 6. 13.
【판결선고】
2014. 7. 11.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2013. 4. 11. 발생한 피고의 상해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와 정◇◇ 사이에 체결한 스마트운전자보험 1204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정◇◇과 2013. 1. 23. 스마트운전자보험 1204(이하 ‘이 사건 보험’이라 한다)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 보험기간 : 2013. 1. 23.부터 2018. 1. 23.까지 5년 만기, 5년 납
○ 피보험자 : 피고
○ 담보내용 : 교통상해 후유장해[3∼100%]
○ 보험가입금액 : 50,000,000원
○ 보험금 지급사유 :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운전자 교통상해로 신체에 장해를 입었을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금을 지급하는 교통상해란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자동차 사고”와 “운행 중인 자동차에 운전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로 탑승 중이거나 운행 중인 기타 교통수단에 탑승하고 있을 때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등을 말한다(이 사건 보험의 보통약관 16.[1]①, ②항).
○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 : “피보험자가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그 원인의 직접·간접을 묻지 아니하고, 교통사고로 보지 아니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이 사건 보험의 보통약관 18.[3]②항).
나. 2013. 4. 11. 경북 칠곡군 소재 ◎◎메탈 공장에서 위 회사의 직원이 집게차로 피고가 운전하는 25톤 화물차량의 적재함에 비철금속(구리)의 상차작업을 마친 후 피고가 위 차량의 적재함 위에 올라가 덮개를 씌우고 끈으로 묶는 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지면으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상해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여 피고는 좌측 주관절 탈구, 좌측 주관절 구상돌기의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고,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에 기하여 교통상해 후유장해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3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상해사고는 피고가 화물차의 적재함 위에 올라가 덮개를 덮고 끈으로 조이는 등 하역작업의 마무리 작업을 하던 중에 발생한 것으로 이 사건 보험의 보통약관 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인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60305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피고의 상해사고가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발생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는 “하역작업”의 의미에 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바, 위 면책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의 사전적인 의미는 ‘짐을 싣거나 부리는 일’로 해석된다.
그런데 피고의 상해사고는 ◎◎메탈 직원이 집게차로 화물차량에 짐을 상차하는 작업을 마친 다음에 운전자인 피고가 적재된 짐 위에 덮개를 씌우던 중 발생한 사고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도로교통법에서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한다(위 법 제39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어 적재물 고정 작업은 하역작업과는 별개로 운전자인 피고가 자동차의 안전 운행 또는 적재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통상적인 조치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이를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라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