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운영 간호조무사, 주사기 재사용 집단감염은 공동 운영한 의사도 환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요지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다 환자에게 손해를 입히면 사무장병원을 공동 운영한 의사도 환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사실관계
이 원장은 2009년부터 간호조무사인 조씨와 함께 의원을 운영했다. 조씨는 허리와 어깨,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직접 진찰하고 척추 등의 불균형을 교정한다며 통증 부위를 압박하는 '추나요법'을 시술했다.
그는 또 주사기를 이용해 통증 부위에 여러 성분의 주사제를 투여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 그러다 2012년 4∼9월 이 의원에서 주사를 맞은 환자 243명 가운데 백씨 등 61명에게서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화농성 관절염, 결핵균 감염 등 집단 감염증이 발병했다. 조씨는 같은해 10월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원장은 기소됐지만 2014년 12월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고 환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아 확정됐다.
백씨 등은 지난해 7월 조씨가 적절한 위생조치 없이 통증 부위에 수차례에 걸쳐 주사제를 투여해 감염증이 발생했다며 조씨의 사용자인 이 원장은 1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 원장은 나도 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조씨에게 고용된 것이고 명의만 대여했을 뿐이라며 조씨를 실제로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판결내용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재판장 김종원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객관적·규범적으로 볼 때 의사인 이 원장은 의료행위와 관련해 간호조무사인 조모씨를 지휘·감독해야 할 사용자 지위에 있다.
조씨는 1회용 장갑을 착용하거나 주사 부위를 소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동일한 주사기를 이용해 환자의 여러 부위에 주사제를 수차례 투여했다. 역학조사 결과 백씨 등 감염된 환자 61명 모두 조씨로부터 주사제를 투여받은 환자들로 판명된 점 등을 고려하면 백씨 등의 감염증 발병과 조씨의 의료과실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된다.
같은 주사를 맞은 243명 중 61명에게서만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볼 때 환자들의 체질적인 이유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원장의 책임을 70%로 제한, 서울 영등포구 모 의원에서 통증치료 주사를 맞았다가 질병에 감염된 백모씨와 신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승)가 병원장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48191)에서 이 원장은 백씨에게 6900여만원을, 신씨에게 2600여만원을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2. 선고 2015가합548191 판결 손해배상(기)
【원고】 1. 백○○
2. 신○○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승, 담당변호사 김상민)
【피고】 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양헌, 담당변호사 황정희, 박형명)
【변론종결】 2016. 10. 19.
【판결선고】 2016. 11. 2.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백○○에게 69,568,731 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0.부터,
나. 원고 신○○에게 26,944,328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7.부터
각 2016. 11. 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① 원고 백○○에게 74,715,1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0.부터, ② 원고 신○○에게 28,477,848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7.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2015. 9. 30.까지는 연 20%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1974. 9. 24. 의사면허를 취득한 산부인과 전문의로 2009. 9.경부터 간호조무사인 조□□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 소재 ‘▣▣의원’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나. 조□□는 2009. 9.경부터 2012. 10.경까지 허리, 어깨, 무릎 등의 통증으로 ▣▣의원을 내원한 환자들에게 그 용태를 묻거나 엑스레이 필름을 판독하는 등의 진찰행위를 하고, 척추 등에 나타나는 불균형상태를 교정하기 위하여 손이나 기타 방법으로 통증 부위를 압박하는 이른바 ‘추나요법’이라는 교정시술을 실시함과 아울러, 주사기를 이용하여 환자들의 통증 부위에 트리암주, 하이알주, 힐로니드주, 피록시캄주, 콘락스주 등의 주사제를 투여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하였는데,
2012. 4.경부터 2012. 9,경까지 조□□로부터 위 주사제를 투여 받은 총 243명의 환자들 가운데 원고들을 비롯한 61명에게서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Atypical Mycobacterial Infection), 화농성 관절염(Septic Arthritis), 농양(Abscess), 염증성 관절염(Inflammatory Arthritis), 결핵균 감염(Tuberculosis Infection) 등의 집단 감염증이 발병하였다.
다. 조□□는 의료법위반 등의 혐의로 ▣▣의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자 2012. 10. 10. 경 자살하였고, 피고는 ① 조□□가 진료한 환자들을 마치 자신이 직접 진료한 것처럼 가장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공단부담금 합계 57,404,390원을 편취하고(사기),
② 의료인이 아닌 조□□로 하여금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한편 조□□가 진료한 환자들을 자신이 직접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작성하고(의료법위반),
③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바이브주(프로포폴)를 취급하면서 그에 대한 장부를 갖추거나 그 사용기록을 다른 의약품과 구별하여 작성·비치·보전하지 아니하고(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④ 무면허자의 의료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환자들에게 시술내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주사제 투여 과정에서 적절한 위생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의료인이 아닌 조□□로 하여금 통증 환자들에게 상담, 진찰, 교정시술, 주사제 투여 등의 의료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원고들을 비롯한 환자들로 하여금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슬관절 화농성 관절염 등의 상해를 입도록 하였다는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2013. 5. 21.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고단1478호로 공소제기 되었다.
라. 위 법원은 2013. 10. 16. 피고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 중 사기, 의료법위반,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는 한편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항소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13노1769호), 상고심(대법원 2014도5503호) 및 환송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14노1195호)을 거쳐 2014. 12. 13.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6, 27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조□□가 피고 명의로 개설된 ▣▣의원에 간호조무사로 재직하던 중 적절한 위생조치 없이 원고들의 통증 부위에 수차례에 걸쳐 주사제를 투여한 과실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양측 무릎의 화농성 관절염 등의 감염증이 발병하였으므로, 피고는 조□□의 사용자로서 조□□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피고와 조□□ 사이의 사용관계의 존부
타인에게 어떤 사업에 관하여 자기의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경우에 그 사업이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타인의 사업이고 명의자의 고용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부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사업이 명의자의 사업이고 또 그 타인은 명의자의 종업원임을 표명한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명의사용을 허용 받은 사람이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명의사용을 허용한 사람은 민법 제756조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명의대여관계의 경우 민법 제756조가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책임의 요건으로서의 사용관계가 있느냐 여부는 실제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였느냐의 여부에 관계없이 객관적·규범적으로 보아 사용자가 그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었느냐의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이다365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산부인과 전문의인 피고와 간호조무사인 조□□가 2009. 9.경부터 2012. 10.경까지 ▣▣의원을 함께 운영한 사실, 조□□가 ▣▣의원을 방문한 통증 환자들에게 이른바 ‘추나요법’이라는 교정시술을 실시함과 아울러 통증 부위에 트리암주 등의 주사제를 투여하는 의료행위를 행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바,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조□□를 실제로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다거나 또는 ▣▣의원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조□□에게 고용되어 단지 자신의 명의만을 대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객관적·규범적으로 볼 때 의사인 피고로서는 ▣▣의원에서의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간호조무사인 조□□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으므로, 이 사건 의료사고와 관련하여 피고는 조□□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조□□의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의 성부
의료행위에 관하여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 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 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 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중명한 경우에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주사제는 체내에 직접 적용하는 의약품이고 특히 관절강 내 주사 시술의 경우 관절강 내로 균이 침투하면 화농성 관절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병할 우려가 있으므로, 조□□로서는 원고들을 비롯한 환자들의 무릎 관절강 내로 주사제를 투여하기에 앞서 손을 깨끗이 씻고 주사부위를 충분히 소독하며 멸균 처리된 장갑을 착용하는 등 무균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주사제 투여 과정에서도 한 부위당 1개의 멸균 주사침을 사용함으로써 외부에 존재하는 병원균이 관절강 내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하는 점,
② 2012. 4.경부터 2012. 9.경까지 조□□로부터 트리암주, 하이알주, 힐로니드주, 피록시캄주, 콘락스주 등의 주사제를 투여 받은 243명의 환자들 가운데 원고들을 비롯한 61명의 환자들에게서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화농성 관절염 등의 집단 감염증이 발병하였는데, 한국의 약품안전관리원,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특별시 및 영등포구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이하 ‘합동조사단’이라 약칭한다)의 역학조사 결과 위 61명은 모두 조□□로부터 트리암주 주사제를 투여 받은 환자들인 것으로 판명된 점,
③ 합동조사단이 ▣▣의원에서 보관 중인 트리암주 주사제와 미개봉 상태의 일회용 주 사기 및 주사침, 주사제 제조업체인 신풍제약 주식회사에서 보관 중인 트리암주 샘플을 수거하여 무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위 각 제품들에서는 어떠한 균도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결국 ▣▣의원에서 주사제를 투여 받은 환자들의 집단 감염은 트리암주 주사제, 일회용 주사기 및 주사침 자체의 제조·유통 과정에서의 오염 때문이라기보다는 조□□가 환자들에게 트리암주 주사제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그 주사 부위를 통하여 병원균*각주1)이 침투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점,
*각주1) 조사단이 병원균 동정을 실시한 56명의 환자들 중 29명은 비결핵성 마이코박테리아(Non Tuberculous Mycobacteria), 21명은 마이코박테리움 마실리엔스(Mycobacterium Massiliense), 6명은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Mycobacterium Abscessus)로 각각 그 병원균이 동정되었다.
④ 합동조사단의 현장조사 결과 조□□가 환자들에 대하여 추나요법, 주사제 투여 등의 의료행위를 시행한 물리치료실은 그 바닥에 액체가 고여 있는 등 청결도가 낮은 상태였고, 조□□가 환자들에게 투여할 주사제를 조제한 탕비실의 위생상태도 불량하였으며, 탕비실 내 냉장고에는 쓰다 남은 다수의 트리암주 주사제가 음료수와 함께 보관되어 있을 정도로 약품보관상태도 매우 불량하였던 점,
⑤ 조□□는 ▣▣의원을 내원한 환자들에게 추나요법을 실시하고 트리암주 40mg 중 20~30mg, 리도카인주 20ml 중 1ml, 생리식염수 20ml 중 1ml 가량을 혼합하여 주사제를 조제한 다음 이를 환자들의 통증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진료행위를 하였는데, 합동조사단의 2012. 11. 2.자 현장조사 당시 ▣▣의원 내 탕비실 냉장고에서 주사제 조제에 사용하고 남은 다수의 트리암주가 발견된 정황으로 볼 때, 조□□는 주사제 조제에 사용하고 남은 트리암주를 수일간 보관하다가 다른 환자의 주사제 조제시 이를 재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주사제 잔량의 보관 및 그 이후의 주사제 조제 과정에서 병원균이 혼입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한 점,
⑥ 조□□는 환자들에게 추나요법을 실시하고 환자들의 피부를 직접 손으로 눌러가면서 통증 부위를 확인 한 다음 해당 부위에 주사제를 투여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1회용 장갑을 착용하거나 주사 부위를 소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동일한 주사기를 이용하여 여러 부위에 주사제를 수차례 투여한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외부 환경 중에 존재하던 병원균이 조□□의 손이나 환자의 피부에 묻은 후 주사침과 함께 환자의 피부 내로 주입되었을 가능성도 매우 높은 점,
⑦ 피고가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원이 ▣▣의원에서의 집단 감염증 발병과 관련한 피고 본인의 업무상 과실에 대한 주장·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므로, 피고에 대한 위 무죄판결만으로 조□□의 의료과실까지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⑧ 합동조사단이 2012. 11. 2.자 현장조사 당시 ▣▣의원에서 수거한 의료기기 및 집기류들에 대하여 배양검사를 실시한 결과, 위 각 검체들에서 아무런 병원균이 검출되지 아니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감염증이 집중적으로 발병한 시기인 2012. 8.~9.경으로부터 2개월 이상이 경과한 시점에서의 검사 결과에 불과하므로, 위 검체겸사 결과 역시 조□□의 의료과실을 부정할 만한 사유가 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조□□는 주사제의 조제, 보관 및 투여 과정에서 병원감염올 방지하기 위한 위생조치를 게을리한 의료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고, 조□□의 위와 같은 의료과실 외에 원고들에게 감염증이 발병할 만한 다른 원인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의 감염증 발병과 조□□의 위와 같은 의료과실 사이의 인과관계는 추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다른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감염증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조□□의 의료과실과 원고들의 감염증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다투고 있으나, 원고들이 단지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앞서 본 인과관계의 추정을 뒤집고 원고들의 감영증이 다른 의료기관의 진료 과정에서 발병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조□□의 의료과실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감염증이 발병한 이상, 피고는 조□□의 사용자로서 조□□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가해행위와 피해자 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 그 피해자 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 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당해 질환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시키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손해배상액 을 정함에 있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 한 피해자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6713 판결 참조),
원고들은 조□□로부터 주사제를 투여 받기 전부터 어깨, 허리, 무릎 등의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들로서, 위와 같은 기왕증이 원고들의 재산상 손해의 확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조□□로부터 트리암주 주사제를 투여 받은 243명의 환자들 중 원고들을 비롯한 61명의 환자들에게서만 집단 감염증이 발병한 것을 감안할 때 원고들의 체질적인 소인 역시 감염증 발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고려할 때,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피고의 손해 배상책임을 70%로 제한하기로 한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원고들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의 범위에 관하여 본다. 계산의 편의상 기간의 계산은 월 단위로 계산하되, 월 미만은 평가액이 적은 쪽에 산입하고,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의 금액은 각 버리는 것으로 하며, 이 사건 의료사고 당 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기로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의료사고 이후 다른 병원에서 입원 내지 외래로 치료받기 시작한 각 일자부터 발생하는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현가 산정의 기준일은 위 날로 정한다.
가. 원고 백○○
1) 소극적 손해
가) 인적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나) 장해부위 및 정도 : 우측 무릎 관절의 관절구축*각주2), 장해율 12%, 영구장해
*각주2) 관절을 구성하는 연부조직의 변성에 따라 관절의 가동성이 손상하여 가동역이 축소된 상태를 말함
다) 노동능력상실율 : 원고 백○○는 19**. **. **.생으로서 2001. 7. 31.부터 이 사건 의료사고일까지 ‘노량진농수산물납세조합’이라는 상호로 수산물 소매업을 운영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65세가 되는 날인 2020. 3. 1.까지 수산물 소매업 종사자로 가동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3803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 백○○가 이 사건 의료사고로 입원치료를 받은 기간인 2012. 9. 25.부터 2012. 10. 26.까지는 100%, 그 다음날부터 가동종료일인 2020. 3. 1.까지는 앞서 인정된 장해율인 12%로 각 산정한다.
라)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원고 백○○는 이 사건 의료사고가 발생한 전 해인 2011년 한 해 동안 31,261,895원(월 소득 기준 2,605,157원)의 소득을 올린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소득 범위에서 원고 백○○가 구하는 월 2,114,988원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계산하도록 한다.
마) 계산 : 21,031,762원(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일실수입’란 기재 참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10, 1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채의 취지
이 법원의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백○○는 이 사건 의료사고로 발생한 무릎 부위의 함몰성 흉터 제거를 위하여 2차에 걸친 반흔성형술 등을 받을 필요가 있고, 위 수술 등에는 15,500,000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위 15,500,000원을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16. 10. 20. 지출한 것으로 보고 2012. 9. 20, 기준으로 현가 계산하면 12,871,200원이 된다.
라) 합계 : 71,209,284원(= 53,238,084 + 5,100,000원 + 12,871,200원)
3) 책임의 제한
가) 피고의 책임비율 : 70%
나) 책임제한 후 소극적 손해액 : 14,722,233원(= 21,031,762원 × 70%)
다) 책임제한 후 적극적 손해액 : 49,846,498원(= 71,209,284원 × 70%)
라) 합계 : 64,568,731원
4) 위자료
가) 참작사유 : 이 사건 의료사고의 발생 경위 및 결과, 원고 백○○의 나이, 장해 부위 및 정도, 조□□의 의료과실의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나) 위자료 액수 : 5,000,000원
나. 원고 신○○
1) 적극적 손해
가) 기왕치료비 : 22,032,640원
나) 기왕간병비 : 2,650,000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0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향후치료비 : 6,666,400원
이 법원의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신○○은 이 사건 의료사고로 발생한 무릎 부위의 함몰성 흉터제거를 위하여 2차에 걸친 반흔성형술 등을 받을 필요가 있고, 위 수술 등에는 8,000,000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위 8,000,000원을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16. 10. 20. 지출한 것으로 보고 2012. 9. 27. 기준으로 현가 계산하면 6,666,400원이 된다.
라) 합계 : 31,349,040원(= 22,032,640원 + 2,650,000원 + 6,666,400원)
2) 책임의 제한
가) 피고의 책임비율 : 70%
나) 책임제한 후 적극적 손해액 : 21,944,328원(= 31,349,040원 × 70%)
3) 위자료
가) 참작사유 : 이 사건 의료사고의 발생 경위 및 결과, 원고 신○○의 나이, 장해 부위 및 정도, 조□□의 의료과실의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나) 위자료 액수 : 5,000,000원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① 원고 백○○에게 69,568,731 원(= 재산상 손해액 64,568,731원 +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각 주사 투여일 이후로서 원고 백○○가 구하는 2012. 9. 20.부터, ② 원고 신○○에게 26,944,328원(= 재산상 손해액 21,944,328원 +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각 주사 투여일 이후로서 원고 신○○이 구하는 2012. 9. 27.부터 각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16. 11. 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위 각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