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사고로 파손된 경우 법원이 산정한 격락손해(자동차 시세하락 손해)가 보험사의 격락손해 지급기준을 초과하더라도 보험사는 이를 배상해야 한다.
사실관계
박씨는 2018년 1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하다 뒤따라 오던 차량에 의해 추돌사고를 당했다. 조사결과 사고는 뒷차 운전자가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해 발생한 것으로 판명됐다. 박씨의 차는 뒷범퍼와 트렁크 등이 파손됐는데, 가해차량의 보험사인 DB손해보험은 수리 비용으로 376만원을 박씨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박씨는 수리를 했어도 격락손해가 크다며 추가 배상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정도의 교환가치 하락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박씨의 차량은 출고된 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고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됐다"며 "사고에 따른 수리 이력은 중고자동차 매매시 발급하는 '중고자동차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반드시 표시되는 사항"이라며 중대한 손상을 입은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격락손해는 보험사가 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보상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며 DB손해보험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내용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판겶문에서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에 따라 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보험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일 뿐,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어 가해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대물배상 지급기준에는 '자동차 시세 하락의 손해'에 대해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거래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약관은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을 정한 것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기준에 불과하므로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법원이 약관상의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은 아니다.
박씨의 차량은 완벽하게 원상복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대한 손상을 입었고, 이에 따른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액은 312만원으로 평가됐으므로, 보험사는 박씨에게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박모씨가 "345만원을 달라"며 D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대법원 2018다30070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8다300708, 판결 손해배상(자)
【판시사항】
[1]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손해배상청구권) 및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되는지 여부(소극)
[2] 교통사고 피해차량의 소유자인 甲이 가해차량의 보험자인 乙 보험회사를 상대로 차량의 교환가치 감소에 따른 손해에 관해 상법상 직접청구권을 행사하였으나, 乙 회사가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대물배상 지급기준에 ‘자동차 시세 하락의 손해’에 대해서는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거래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사안에서, 乙 회사는 甲에게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고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변형 내지는 이에 준하는 권리는 아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에 따라 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보험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일 뿐,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 교통사고 피해차량의 소유자인 甲이 가해차량의 보험자인 乙 보험회사를 상대로 차량의 교환가치 감소에 따른 손해에 관해 상법상 직접청구권을 행사하였으나, 乙 회사가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대물배상 지급기준에 ‘자동차 시세 하락의 손해’에 대해서는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거래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사안에서, 피해차량은 교통사고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는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를 입었고, 위 약관조항은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을 정한 것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기준에 불과하여 乙 회사가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법원이 약관조항에서 정한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은 아니므로, 乙 회사는 甲에게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도, 甲의 교환가치 하락분에 대한 손해가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의 보상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724조 제2항
[2] 상법 제724조 제2항,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다6819 판결(공1994하, 1824)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디비손해보험 주식회사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8. 11. 29. 선고 2018나7310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고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변형 내지는 이에 준하는 권리는 아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에 따라 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보험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일 뿐,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다6819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 차량은 2017. 7. 26. 신차등록되고 약 5개월가량 경과한 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당시 원고 차량의 거래가액은 29,500,000원 상당인 사실,
② 이 사건 사고로 원고 차량의 뒷범퍼와 트렁크 리드, 리어 패널, 트렁크 바닥 패널, 좌·우 리어 사이드 멤버 등이 파손되어 수리하였고, 원고 차량의 수리비로 3,765,789원이 지급된 사실,
③ 이 사건 사고로 원고 차량은 완벽하게 원상복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의 중대한 손상을 입었고, 이에 따른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액은 3,120,000원이라고 평가된 사실,
④ 이 사건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대물배상 지급기준에는 ‘자동차 시세 하락의 손해’에 대해서는 그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자동차 거래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일정액(출고 후 1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5%, 출고 후 1년 초과 2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0%)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이하 ‘이 사건 약관조항’이라 한다)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차량은 이 사건 사고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는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를 입었고, 이 사건 약관조항은 보험자의 책임 한도액을 정한 것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기준에 불과하여 피고가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법원이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의 교환가치 하락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자의 보상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에서 정한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