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피해자가 사고 파악을 위해 도로에 섰다가 다른 차량에 2차 사고를 당했다면 1차 사고 가해자의 보험사가 2차 사고 손해까지 배상해야 한다.
사실관계
2010년 1월 경남 함안군에 있는 남해고속도로에서 스타렉스 승합차를 운전하던 최모씨는 차량 정체로 멈춘 권씨의 코란도를 뒤늦게 발견하고 뒤를 들이받았다. 권씨와 최씨가 사고 수습을 위해 차에서 내려 고속도로 1차로로 나왔고 1차로를 달리던 렉스턴 차량이 이를 보고 멈췄다. 그러나 렉스턴을 뒤따르던 관광버스는 제때 정차하지 못했고 렉스턴 차량과 충돌한 뒤 권씨까지 들이받았다. 권씨는 늑골이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고 그해 7월까지 병원에서 입원해 수술 등을 받았다. 권씨는 1차 사고를 낸 최씨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96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판결내용
창원지법 민사2단독 김구년 판사는 판결문에서 권씨는 1차 사고를 확인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는 바람에 2차 사고를 당해 중상해를 입었다며 1차 사고 가해자의 보험사인 A사가 2차 사고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
도로가 정체된 상황에서 추돌사고가 일어나면 차에서 내려 곧바로 사고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인으로서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며 1차 사고와 2차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다만 권씨가 사고 후 갓길로 이동하지 않고 1차로에 머물러 사고가 커졌다며 A보험사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고 권모씨가 A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창원지방법원 2010가단59076)에서 "6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별첨 : 손해배상액 계산표】
창원지방법원 2013. 3. 27. 선고 2010가단59076 판결 손해배상(자)
【원고】
권A
소송대리인 내외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민태식
【피고】
B 주식회사
대표이사 지C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해 & 세계
담당변호사 황태진
【변론종결】 2012. 9. 19.
【판결선고】 2013. 3. 27.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67,098,252원 및 이에 대한 2010. 1. 17.부터 2013. 3. 2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96,195,861원 및 이에 대한 2010. 1. 17.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 원고는 D호 코란도 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의 소유자이자 아래에서 보는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이고, 피고는 2009. 7. 22. 최E과 보험기간을 2009. 7. 22.부터 2010. 7. 22.까지로 정하여 F호 스타렉스 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 최E은 2010. 1. 17. 10:17경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경남 함안군 G에 있는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 111.4km 지점(왼쪽으로 약간 굽은 도로이다)의 편도 2차로 도로의 1차로를 따라 부산 방면에서 순천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앞서 진행 중이던 원고 차량이 차량 정체로 정차하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피고 차량 앞부분으로 원고 차량 뒷부분을 들이받는 사고(이하 ‘1차 사고’라 한다)를 일으켰고, 그 직후 원고와 최E은 차량의 상태를 살피기 위하여 각자의 차량에서 내려 1차로 상으로 나왔다.
○ 그 직후 위 사고지점 도로 1차로 상에서 피고 차량을 뒤따르던 김H 운전의 I호 렉스턴 차량은 정차하였으나, 뒤이어 J호 관광버스(이하 ‘이 사건 버스’라 한다.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공제에 가입되어 있다)를 운전하여 위 사고지점 도로 1차로 상을 시속 약 100 ~ 110km로 진행하던 박K은 정차한 렉스턴 차량을 뒤늦게 발견하고 급제동을 하였으나 피하지 못하고 이 사건 버스 앞부분으로 렉스턴 차량 뒷부분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렉스턴 차량이 정지해 있는 피고 차량을 추돌하여 회전시키자 다시 이 사건 버스 앞부분으로 피고 차량과 최E을 충격하고 원고가 피고 차량의 하부로 밀려 넘어지는 사고(이하 ‘2차 사고’라 한다)를 일으켰다.
○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L에 있는 M병원에서 늑골의 달성 골절 및 외상성 혈기흉, 요추 및 경추의 염좌 진단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2010. 7. 24.까지 M병원, N의원, O의원, P병원 등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2010. 3. 11. P병원에서 좌측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및 반월상 연골 부분 절제술을, 같은 달 30. 우측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및 활막 절제술을 시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3, 갑 제3호증의 1 내지 5, 제4호증의 1 내지 7, 을 제2호증의 1 내지 25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가 최E과 박Q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위와 같은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1차 사고는 경미한 충돌에 불과하였고 원고가 1차 사고로 아무런 상해를 입지는 않았으므로 면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책임 여부
앞에서 본 기초사실과 이에 더하여 갑 제2호증의 1, 2, 3, 제3호증의 1, 2, 5, 제4호증의 6, 7, 을 제2호증의 1 내지 16, 19 내지 25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1차 사고로 원고 차량의 뒷부분에 부착된 보조타이어가 떨어진 정도였다면 1차 사고가 아무런 상해를 야기하지 아니할 정도로 경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요추와 경추의 염좌 및 긴장의 진단을 받기도 한 점,
③ 도로가 정체된 상황에서 1차 사고와 같은 추돌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차량에서 내려 곧바로 사고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인으로서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볼 수 있는 점,
④ 원고가 1차 사고를 확인하기 위하여 차량에서 내리는 바람에 2차 사고로 피고 차량의 하부에 밀려들어가 중한 상해를 입은 점 등에 의하면, 1차 사고와 2차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28390 판결 참조), 공동불법행위자들인 최E과 박Q은 부진정연대관계에 있고 그 보험자들인 피고와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도 부진정연대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1차 사고와 2차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책임의 제한
한편 원고로서도 고속도로에서 차량을 갓길 등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후방의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아니하고 고속도로의 1차로 상에 내려 보행한 잘못이 있는바, 원고의 이러한 과실은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만, 1차 사고와 2차 사고가 거의 시간차 없이 발생하였고, 고속도로가 정체된 상황이어서 차량의 이동의 용이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여, 원고의 과실은 10%로 보고, 피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피고가 최E의 사망과 관련하여 최E의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대하여 구상금을 청구한 사건(창원지방법원 2011나720 사건)에서 최E의 과실이 30%로 평가되었다고 하더라도, 1차 사고를 야기하고도 비상등을 켜는 등 후행사고의 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최E의 과실비율을 원고의 과실비율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의 손해액에 대하여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재와 같고(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단리로 공제하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라 현가 계산하고, 계산의 편의상 월 미만, 원 미만은 버림),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2) 소득 및 가동기간 : 도시일용노임, 만 60세가 될 때까지
3)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가) 후유장해
① 좌측 및 우측 전방십자인대파열로 인한 좌측 및 우측 슬관절의 각 동요 장애로 노동능력 각 14.5% 상실(영구장해, 각 맥브라이드표 관절강직/슬관절 IV-1항의 1/2 준용, 직업계수 6 적용).
② 복합장해율 : 26.89%
③ 이에 대하여 피고는 양측 슬관절 전방십자인대파열, 좌측 슬관절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 양측 슬관절 내측 반월상 연골손상 등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50일 이상이 지나 비로소 나타난 것이어서 이 사건 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이 법원의 N의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전방십자인대파열상 등은 2010. 3. 10.경 P병원에서 최초로 확인되었던 사실, 원고가 2010. 1. 27.부터 같은 해 3. 10.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N의원에서는 원고가 슬관절과 관련하여 심하게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고 슬관절 내부에 피가 고이거나 심하게 부어 있거나 불안정성이 관찰되지 않았던 사실 등은 인정되나, 다른 한편 갑 제3호증의 4,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M병원장과 P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R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원고가 슬관절 부위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는 점, ② 원고의 최초 치료병원인 M병원에서도 증상이 경미하거나 단기간 절대 안정을 취하였으므로 슬관절 부위의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 점, ③ N의원에서는 슬관절 부위와 관련하여 정밀검사를 하지 않은 반면 P병원은 정밀검사를 한 결과 원고에 대하여 양측 슬관절 전방십자인대파열 등의 진단을 내린 점, ④ 이 법원의 촉탁에 의한 신체감정의도 사고 당시 원고에게 상당한 충격이 가해졌을 것으로 사료되며, 양측 슬관절의 명확한 골절은 관찰되지 않으나, MRI 검사에서 양측 슬관절의 골 좌상이 관찰되고 좌측 골반골의 골절 및 늑골 골절, 양측 슬관절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이 사건 사고와 직접적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는 점 등의 사정들이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의 슬관절 장애 등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여, 앞에서 인정한 사실들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④ 한편 원고는 반흔으로 노동능력의 3%를 영구적으로 상실하였다고 주장하나, 불법행위로 인한 후유장애로 말미암아 외모에 추상이 생긴 경우에 추상의 부위 및 정도, 피해자의 성별, 나이 등과 관련하여 그 추상이 장래의 취직, 직종선택, 승진, 전직에의 가능성 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현저한 경우에 한하여 노동능력의 상실이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데(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5421 판결 등 참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R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이러한 반흔들은 향후 2차례의 반흔성형술로 희미한 반흔이 남는 정도로 상당한 개선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 향후치료비로 1,404만 원을 산정하고 있어 그에 따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전액을 손해로 인정하므로 이러한 향후치료비 이외에 별도로 반흔에 대한 노동능력상실은 인정하지 아니한다.
나) 노동능력상실률
① 사고일부터 퇴원일인 2010. 7. 24.까지 : 100%
② 2010. 7. 25부터 2017. 8. 22.까지 : 26.9%
4) 계산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일실수입 합계’란의 기재와 같다(계산상 일실수입은 42,227,000원이나 원고가 청구하는 금액인 40,258,291원을 인정한다).
나. 향후 치료비 : 12,254,112원 인정
1) 이 법원의 R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경우 2회의 반흔성형술이 필요하고 1회 수술비용은 702만 원이라는 것이므로, 원고가 반흔성형술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부터 6개월 간격으로 반흔성형술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다.
2) 원고는 좌견관절의 부분강직 치료를 위한 향후 치료비도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R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견관절의 부분강직은 기왕증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향후 치료비는 인정하지 않는다.
다. 기왕 치료비 : 3,411,870원 인정
1) 전부 인정 부분 : 갑 제5호증의 1, 3 내지 18, 21 내지 23
2) 일부 인정 부분 : 갑 제5호증의 2 기재 금액 중 60,000원은 상급병실료인바, 부득이하게 상급병실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다는 사정 등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갑 제5호증의 2 기재 금액 중 122,720원만 인정한다.
3) 전부 배척 부분
가) 갑 제5호증의 19, 20(2011. 5. 31. 이후의 신경외과 치료비) : R병원장 및 S병원장에 대한 신경외과 영역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원고에게 요추부 염좌, 통증 등의 증상이 있기는 하고 이것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기는 하나 그로 인하여 후유장애가 남지도 않고 향후 치료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므로, R병원장의 신체감정서가 도착한 2011. 3. 24. 이후의 신경외과 영역 치료비는 인정하지 않는다.
나) 갑 제5호증의 24(치과 치료비) : 이 사건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배척한다.
다) 갑 제10호증의 1 내지 5 : 이는 S병원에서의 신체감정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으로 보이므로 인정하지 않는다.
라. 책임의 제한
피고의 책임 90%(위 2의 다.항 참조).
마. 공제
피고가 지출한 치료비 22,335,930원 중 원고 과실분 2,233,593원 공제.
바.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및 과실 정도, 상해 및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치료 경과, 가족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1,900만 원을 인정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의 1 내지 5, 제4호증의 1 내지 7, 제5호증의 1 내지 23(5호증의 19, 20은 제외), 제6 내지 9호증, 이 법원의 R병원장 및 S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국민건강보험공단, M병원, P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67,098,252원(재산적 손해 48,098,252원 + 위자료 19,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0. 1. 17.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3. 3. 27.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