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행 중 정신질환자가 달리던 차에서 투신 사망한 사고가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요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달리던 차에서 갑자기 뛰어내려 사망했다면 차량 소유자가 가입한 자동차종합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까. 보험사의 책임을 부정한 1심을 취소하고 항소심은 손해액 가운데 10%를 지급하라.
사실관계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던 A씨(사망당시 32세·여)는 2014년 5월 아버지가 몰던 차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열흘 후 사망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 탓에 대인 관계와 업무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A씨는 편집성 정신분열로 5년간 87회의 정신과 통원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일 A씨는 어린이집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아버지의 설득에 차에 올라 직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장례를 치른 A씨의 부모는 자동차종합보험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B보험사를 상대로 2014년 7월 보험금청구소송을 냈다.
B보험사는 시속 50Km로 달리고 있던 차에서 뛰어내린 A씨에게는 사망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며 보험금 지급책임의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1심은 "A씨가 당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차문을 열고 그대로 뛰어내렸다"며 "이는 보험금 지급책임의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되, 다만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B보험사의 자동차종합보험 약관 제14조에는 '피보험자의 고의로 그 본인이 상해를 입은 때 그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는 자기신체사고에서 보상하지 아니한다.
판결내용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재판장 예지희 부장판사)는 A씨가 어느 정도 큰 상해를 입는다는 것을 인식·용인하면서 뛰어내렸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사망의 결과까지를 인식하고 용인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면책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A씨가 아무런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자동차에 탑승해 가다가 갑자기 문을 열고 뛰어내려 사고가 발생한 점이나 A씨와 부모와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하면 보험사의 책임을 손해액의 10%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B사는 A씨의 부모에게 47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나11341). 또한 상고심에서 대법원(2016다216953)은 자동차손배법 제3조 단서 제2호에 따른 운행자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2017.7.18, 선고, 2016다216953, 판결 손해배상(자)
【판시사항】
[1] 자기신체사고 자동차보험의 법적 성질(=인보험) 및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에서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한 ‘피보험자의 고의’는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의 규정 취지 및 같은 조 제2호에서 규정한 ‘승객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가 승객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기하여 의식적으로 행한 행위에 한정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자기신체사고 자동차보험(자손사고보험)은 피보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관하여 보험사고가 생길 경우에 보험자가 보험계약이 정하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것으로서 그 성질은 인보험의 일종이다. 보험계약 약관에서 자기신체사고에 관하여 ‘피보험자의 고의’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자를 면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에서 피보험자의 고의는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
[2]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고 한다) 제3조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를 승객이 아닌 자와 구별하여 더욱 보호하고 있다. 이는, 승객은 자동차에 동승함으로써 자동차의 위험과 일체화되어 승객 아닌 자에 비하여 그 위험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사망한 경우 운행자는 승객의 사망이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사망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이다.
자동차손배법의 목적이 자동차의 운행으로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손해배상을 보장하는 제도를 확립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하고 자동차 운송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함에 있음(제1조)에 비추어 보면, ‘승객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는 승객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기하여 의식적으로 행한 행위에 한정된다.
【참조조문】
[1] 상법 제659조 제1항, 제663조, 제732조의2, 제739조
[2]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조, 제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35730 판결(공1999상, 190),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판결 / [2] 대법원 1993. 5. 27. 선고 93다6560 판결(공1993하, 1879), 대법원 1997. 11. 11. 선고 95다22115 판결(공1997하, 3743), 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4, 97헌가6, 7, 96헌바58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8, 438)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흥국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로법률 담당변호사 김진희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6. 3. 17. 선고 2015나11341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고 한다) 제3조 단서 제2호에 따른 운행자 면책사유와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 제14조에 따른 자기신체사고에 대한 보험자 면책사유를 구별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사고는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고의로 인한 것이라는 피고의 면책 주장을 배척하였다. 즉, 망인이 이 사고 당시 기존의 정신병적 질환이 완치되지 아니한 상태였고 상당히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시속 40~50㎞ 속력으로 주행 중이던 이 사건 자동차에서 뛰어내렸을 때에는 어느 정도 큰 상해를 입으리라는 것을 인식·용인하였으나, 사망 등 중대한 결과까지를 인식·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 이 사건 보험계약 중 자기신체사고 자동차보험(자손사고보험)은 피보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관하여 보험사고가 생길 경우에 보험자가 보험계약이 정하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것으로서 그 성질은 인보험의 일종이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3573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 제14조는 자기신체사고에 관하여 ‘피보험자의 고의’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자를 면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에서 피보험자의 고의는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38438 판결 등 참조).
한편 자동차손배법 제3조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를 승객이 아닌 자와 구별하여 더욱 보호하고 있다. 이는, 승객은 자동차에 동승함으로써 자동차의 위험과 일체화되어 승객 아닌 자에 비하여 그 위험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사망한 경우 운행자는 승객의 사망이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사망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이다(대법원 1993. 5. 27. 선고 93다6560 판결, 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4, 97헌가6, 7, 96헌바5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자동차손배법의 목적이 자동차의 운행으로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손해배상을 보장하는 제도를 확립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하고 자동차 운송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함에 있음(제1조)에 비추어 보면, ‘승객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는 승객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기하여 의식적으로 행한 행위에 한정된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5다22115 판결 등 참조).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본다.
원심이 자동차손배법 제3조 단서 제2호에서 규정한 ‘승객의 고의’에도 인보험 면책약관에서 규정하는 ‘피보험자의 고의’ 개념을 그대로 원용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망인의 사망이 고의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그 이유 설시에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망인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해온 사실 등만으로는 망인이 기존의 정신병적 질환을 완전히 회복하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의식적으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뛰어내렸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것이 증명되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자동차손배법 제3조 단서 제2호에 따른 운행자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원심의 앞서 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재형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3. 17. 선고 2015나11341 판결 손해배상(자)
【원고, 항소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터로 담당변호사 양려원)
【피고, 피항소인】 흥국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로법률 담당변호사 박희제)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 30. 선고 2014가단5193615 판결
【변론종결】 2016. 3. 3.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7,576,85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 5. 30.부터 2016. 3.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0분의 3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67,601,61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 5. 30.부터 당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들은 아래 다.항 기재 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소외 1(대판: 소외인)(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부모이고, 피고는 원고 1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 자동차(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고 한다)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원고 1과 피고는 2013. 12. 28.경 피보험자 원고 1, 보험기간 2014. 1. 20.부터 2015. 1. 20.까지, 담보내용 대인배상Ⅰ, Ⅱ, 대물배상, 자기신체사고(보험가입금액 사망·후유장해 시 3,000만 원, 부상 시 1,500만 원)로 정하여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바,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고 한다) 중 대인배상Ⅰ 및 자기신체사고에 관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인배상Ⅰ 및 자기신체사고에 관한 주요 내용】
제2편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는 내용
제1장 배상책임
제1절 대인배상Ⅰ
제3조(보상하는 손해) 「대인배상Ⅰ」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합니다.
제2장 배상책임 이외의 보장종목
제1절 자기신체사고
제12조(보상하는 손해) 「자기신체사고」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다음 중 어느 하나의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때의 손해를 보상하여 드립니다.
1.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
제13조(피보험자) ① 자기신체사고에서 피보험자는 보험회사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제7조(피보험자)에 해당하는 피보험자
2. 제1호 각 피보험자의 부모, 배우자 및 자녀
제14조(보상하지 않는 손해)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손해는 자기신체사고에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1. 피보험자의 고의로 그 본인이 상해를 입은 때. 이 경우 그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만 지급하지 않습니다.
제15조(보험금의 종류와 한도) 보험회사가 자기신체사고에서 지급하는 보험금의 종류와 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망 :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하였을 때에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사망보험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
2. 부상 :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의사의 치료를 요하는 때에는 〈별표3〉 자기신체사고 지급기준의 1)상해구분 및 급별 보험가입금액표상의 보험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
제16조(지급보험금의 계산) ① 자기신체사고의 지급보험금은 다음과 같이 계산합니다. 다만, ‘비용’은 ‘공제액’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지급하지 않습니다. "지급보험금 = 실제손해액 + 비용 - 공제액 "
1. ‘실제손해액’은 ‘〈별표1〉 대인배상,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지급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 또는 소송이 제기된 경우 확정판결금액으로써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을 말합니다.
3. ‘공제액’은 다음의 금액을 말합니다.
가. 자동차보험(공제계약 포함) 「대인배상Ⅰ(정부보장사업 포함)」 및 「대인배상Ⅱ」에 의해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
나. 배상의무자 이외의 제3자로부터 보상받은 금액
다. 원고 1이 2014. 5. 19. 10:00경 이 사건 자동차의 뒷좌석에 망인을 태운 채 망인의 근무지인 강원 홍천군 (주소 1 생략) 소재 (명칭 1 생략)어린이집으로 가던 중, 망인이 (주소 2 생략) 소재 ‘(명칭 2 생략) 해장국’ 앞 편도 2차로 도로의 2차로에서 이 사건 자동차 뒷문을 열고 바깥으로 뛰어내려 머리를 지면에 부딪쳐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고, 이로 인하여 (명칭 3 생략)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014. 5. 30. 03:50경 중증 뇌부종에 의한 뇌간 헤르니아로 인한 급성 심폐 정지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라. 망인은 이 사건 사고 이전인 2014. 3.경부터 이 사건 사고일까지 (명칭 1 생략)어린이집의 보육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위 어린이집 근무에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 08:49경 (명칭 1 생략)어린이집 원장의 휴대폰으로 사직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원고들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말하지 아니한 채 (명칭 4 생략)도서관에 가 있었고, 원고 1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 (명칭 1 생략)어린이집 관계자로부터 망인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망인에게 전화연락을 하여 망인을 설득한 후, (명칭 4 생략)도서관에서 망인을 이 사건 자동차에 태워 (명칭 1 생략)어린이집으로 운행해 가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책임보험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책임의 인정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이 사건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자인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배법’이라고만 한다)이 정한 대인배상Ⅰ(책임보험금) 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망인이 (명칭 1 생략)어린이집에서 퇴근할 때마다 원고 1이 운전하는 이 사건 자동차에 동승하여 귀가하였으므로 이 사건 자동차의 공동운행자로서 자배법 제3조 소정의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망인이 이 사건 자동차의 운행자인 원고 1의 가족으로서 원고 1이 운전하는 이 사건 자동차에 동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공유하는 공동운행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의 면책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요지
시속 약 50km로 진행 중이었던 이 사건 자동차에서 뛰어내린 망인에게는 사망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비록 망인에게 정신질환이 있었다고는 하나 상당히 호전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는 자배법 제3조 단서 제2호 및 이 사건 약관 제14조에 따라 망인의 고의에 의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보험금 지급의무를 면한다.
(나) 판단
1) 자배법 제3조 본문 및 같은 조 단서 제2호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되, 다만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관 제14조는 ‘피보험자의 고의로 그 본인이 상해를 입은 때 그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는 자기신체사고에서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고의’라고 함은 자신의 행위에 의하여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이를 행하는 심리 상태를 말하고, 여기에는 확정적 고의는 물론 미필적 고의도 포함되나(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다67020 판결 등 참조),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하려면 그 피보험자가 책임능력에 장애가 없는 상태에서 고의행위를 하여 손해가 발생된 경우여야 한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1다10199 판결 등 참조).
한편, 이 사건 약관 제14조와 같은 면책약관은 이를 엄격히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원칙인 점, 상해와 사망 또는 사망에 준하는 중상해 사이에는 그 피해의 중대성에 있어 질적인 차이가 있고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도 커다란 차이가 있으므로 통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사망 등과 같은 중대한 결과가 생긴 경우에까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이하 ‘보험계약자 등’이라고 한다) 스스로 초래한 보험사고로 취급되어 면책약관이 적용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보험계약자 등의 일반적인 인식인 점, 보험계약자 등이 적극적으로 사망 등의 결과를 의욕하거나 의도한 것이 아닌 이상, 그에 대하여 면책약관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인위적인 사고를 조장할 위험성이 크다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보험의 사회보장적 기능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경위와 전후 사정 등에 비추어 보험계약자 등이 상해에 대하여는 이를 인식·용인하였으나, 사망 등 중대한 결과에 대하여는 이를 인식·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사망 등으로 인한 손해는 면책약관에서 정한 ‘보험계약자 등의 고의에 의한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6262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자배법 제3조 단서 제2호 소정의 ‘고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다르지 아니하다.
2)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호증, 갑 제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2007. 6. 19. 환청,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명칭 5 생략)병원에 입원하여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후 2007. 7. 16. 퇴원하였고, 이후 (명칭 6 생략)의원에서 편집성 정신분열병 진단을 받고 위 의원에서 2008. 11. 29.부터 2014. 4. 26.까지 87회에 걸쳐 통원치료를 받은 사실, 망인은 사회복지사 2급, 보육교사 2급 자격을 취득하여 2013. 3.경부터 2014. 2.경까지 강원 홍천군 소재 (명칭 7 생략)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였고, 2014. 3. 24.부터 이 사건 사고 당일까지는 (명칭 1 생략)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여 온 사실, 망인은 (명칭 1 생략)어린이집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약 10일이 지나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가 약 이틀 후 이를 번복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 당일 08:49경 다시 사직 의사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명칭 1 생략)어린이집의 원장 소외 2에게 송신하였던 사실, (명칭 1 생략)어린이집에서는 매주 월요일 교사들이 한 명씩 번갈아가면서 토론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망인이 회의를 진행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사실, 망인은 이 사건 자동차에 탑승하면서 반항을 하거나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자동차 내부에서도 내려달라는 등의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던 사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자동차는 시속 약 40~50km 정도의 속력으로 주행 중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기존의 정신병적 질환이 완치되지 아니한 상태였던 데다가 (명칭 1 생략)어린이집에서 자신이 진행하여야 할 회의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하여 상당한 심리적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망인의 정신적, 심리적 상태,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이 사건 사고 지점 도로의 현황 및 이 사건 자동차의 운행 행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망인이 어느 정도 큰 상해를 입으리라는 것을 인식·용인하면서 이 사건 자동차에서 뛰어내렸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거기에서 나아가 사망의 결과까지를 인식하고 용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이 망인의 고의행위로 인한 결과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망인의 일방 과실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요지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자동차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망인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나) 판단
자배법 제3조 본문 및 동조 단서 제2호에 의하면,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경우 그 운행자는 승객의 사망 또는 부상이 그 승객의 고의나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혼동으로 인한 채무 소멸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요지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과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 1의 손해배상채무는 혼동으로 소멸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1의 상속분 한도 내에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자동차 운행 중 교통사고가 일어나 자동차의 운행자나 동승한 그의 친족의 일방 또는 쌍방이 사망하여 자배법 제3조에 의한 손해배상채권과 채무가 상속으로 동일인에게 귀속하게 되는 사안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량의 운행자가 자동차 손해보상 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경우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상속인이 되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존한 교통사고 피해자나 사망한 피해자의 상속인에게 책임보험에 의한 보험의 혜택을 부여하여 이들을 보호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는 점은 다른 교통사고와 다를 바 없고, 다른 한편 원래 자동차 손해보상 책임보험의 보험자는 상속에 의한 채권 채무의 혼동 그 자체와는 무관한 제3자일뿐 아니라 이미 자신의 보상의무에 대한 대가인 보험료까지 받고 있는 처지여서 교통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상속에 의한 혼동이 생긴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자기의 보상책임을 면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자동차 책임보험의 약관에 의하여 피해자가 보험회사에 대하여 직접 보험금의 지급청구를 할 수 있는 이른바 직접청구권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그 직접청구권의 전제가 되는 자배법 제3조에 의한 피해자의 운행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상속에 의한 혼동에 의하여는 소멸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다41653, 4166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망인이 원고 1이 운행하는 이 사건 자동차에 탑승해 있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 1에게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자동차 운행상의 과실이 있다고 하기는 어려우므로, 원고 1을 이 사건 사고의 가해자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 1이 가해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항변 역시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1) 일실수입
(가) 인적사항
○ 성별 : 여자
○ 생년월일 : (생년월일 생략)
○ 연령(사고 당시) : 32세 3개월 18일
○ 기대여명 : 53.69년
(나) 직업 및 소득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2013. 3.경부터 이 사건 사고 당일까지 보육교사로 근무하여 왔으므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상 ‘24.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 여자 1년 이상 3년 미만 경력자의 통계소득을 원고의 소득으로 인정한다.
○ 2014. 5. 19.부터 2014. 5. 31.까지 : 월 1,945,666원(= 1,809,000원 + 1,640,000원 ÷ 12개월)
○ 2014. 6. 1.부터 가동기간 만료일인 2042. 1. 31.까지 : 월 1,919,166원(= 1,811,000원 + 1,298,000원 ÷ 12개월)
(다) 생계비 : 수입의 1/3
(라) 계산 : 266,333,860원 (계산표 생략)
(2) 기왕치료비 : 5,203,220원
(3) 장례비 : 3,000,000원 (원고들이 각 1,500,000원씩 지출한 것으로 본다)
(4) 책임의 제한 : 한편, 망인이 아무런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자동차에 탑승하여 가다가 갑자기 문을 열고 뛰어내림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원고들과 망인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하면, 공평한 손해분담을 위하여 피고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10%로 제한하기로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14, 1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5)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망인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 망인의 나이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로 망인에 대하여 25,000,000원, 원고들에 대하여 각 5,000,000원을 인정한다.
(6) 상속관계
원고들은 망인의 재산상 손해배상청구권 및 위자료 합계 52,153,708원{= 재산상 손해액 27,153,708원(= 일실수입 및 치료비 합계 271,537,080원 × 피고 책임 비율 10%) + 위자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1/2씩 상속하였다.
(7) 책임보험금 합계
원고들에 대한 책임보험금 각 32,576,854원{= 상속액 각 26,076,854원(= 52,153,708원 × 상속지분 1/2) + 장례비 각 1,500,000원 + 원고들 위자료 각 5,000,000원}
3.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망인은 자기신체사고에 관하여 이 사건 약관에서 정한 피보험자로서 이 사건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상해를 입고 치료 도중 사망하였으므로, 보험자인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에 대한 피고의 면책 항변이 이유 없음은 위 2. 가. (2)항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이 사건 약관 제16조의 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피고가 지급하여야 하는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은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원고들의 실제 손해액에서 원고들이 대인배상Ⅰ, 배상의무자 이외의 제3자 등에 의하여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을 공제한 금액이라 할 것인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들의 실제 손해액 309,537,080원(= 일실수입 266,333,860원 + 치료비 5,203,220원 + 장례비 3,000,000원 + 위자료 합계 35,000,000원)에서 원고들이 대인배상Ⅰ에 의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는 위 인정의 책임보험금 합계 65,153,708원, 원고 2가 한화생명과 체결한 건강보험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사망 보험금 15,910,503원을 공제한 228,472,869원이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사망보험가입금액 30,000,000원을 초과하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위 보험금 30,000,000원 중 상속지분에 상응하는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위 사망보험금 외에 부상보험가입금액인 15,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원고들이 지출한 기왕 치료비 5,203,220원 역시 피고가 원고들에게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망인이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한 이 사건에 있어서 자기신체사고 사망보험금 산정의 한 요소인 실제손해액에 이미 반영된 치료비 부분을 이중 평가하여 피고가 이를 부상보험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약관 규정 등 근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7,576,854원(= 책임보험금 각 32,576,854원 +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각 1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망인이 사망한 2014. 5. 3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6. 3.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예지희 판사 시진국 판사 장지용
- 디지털손해사정법인
- 전화상담 : 02-458-8216
- 손해사정사 박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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