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대 외제 고급 차량 ‘마이바흐’ 고장 났더라도 차주가 차량 판매업체가 제공하는 대차 서비스를 거절했다면 차량 판매업체는 차주가 별도로 대차한 고가의 외제승용차 렌트비를 따로 물지 않아도 된다
요지
고급 외제차량이 차체 결함으로 수리를 받게 됐더라도 차주가 차량 판매업체가 제공하는 대차 서비스를 거절했다면 차량 판매업체는 차주가 별도로 대차한 고가의 외제승용차 렌트비를 따로 물지 않아도 된다.
사실관계
K사는 2007년 S사로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제작한 2008년식 '마이바흐 57'을 5억3000만원에 구입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타는 것으로 유명세를 탄 마이바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불리는 고급 승용차다.
2009년 K사 대표 김모씨는 이 차를 타고 신호대기를 하던 중 갑자기 워셔액이 뿜어져 나오고 계기판이 점등되는 일을 겪었다. 이어 시동이 꺼지고, 주차등만 켜지더니 다시 시동을 걸려하자 에어백까지 터져버렸다.
K사는 S사에 원인 규명을 요청했고 S사는 사제 내비게이션 장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S사는 내비게이션 장착업체와 배상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11개월간 차량을 사용하지 못한 K사는 수리비와 차량을 사용하지 못한 기간의 대차료, 교환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대차료가 마이바흐 구매 가격보다 많은 5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S사는 당초 '렌터카 비용이나 운휴손실 등의 비용은 보상하지 않고, 다만 차량의 중대결함으로 인해 3일 이상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S사의 판단 아래 대차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는 면책약관을 근거로 대차료를 지불하지 않되 자신들이 보유한 벤츠 S클래스를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를 거절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또다른 차량인 차량 BMW 750을 타고 다닌 다음 이를 대차료로 계산하도록 했다.
1심은 장기간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발생한 성능감소와 수리비, 중고차 값 하락분 등 9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심리적 경향에서 오는 추상적인 교환가치의 감소를 산출하는 등 K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실제 교환가치가 감소했다거나 정상적인 감가상각을 초과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수리비 460만원만 지급하라며 S사의 책임을 더 낮췄다.
판결내용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판결문에서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외제차임을 감안하더라도 수리에 소요된 11개월은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을 훨씬 넘는다. 수리 지연은 품질보증에 따른 수리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위법한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있다.
이어 통상 3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은 중고 자동차의 상품성은 '중고 자동차 진단 평가 기준'에 따라 정상적인 차량에 비하여 10% 가량 낮은 것으로 평가되므로 마이바흐가 장기간 방치됨에 따라 교환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했다고 볼수 있다.
수리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상실 또는 기간 경과에 따른 교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과 장기간 방치에 따른 성능 감소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그러나 대차료는 인정하지 않았다.
S사가 자신들이 보유한 벤츠 S클래스를 대차용으로 제시했지만 K사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거절했다며 품질보증서상 대차료 면책조항에 따라 판매자는 수리기간 중 대차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K사가 "마이바흐 57 차량 수리비와 대차료 등 5억7500여만원을 달라"며 수입 자동차 판매업체 S사를 상대로 낸 완전물 급부소송(대법원 2013다13832)에서 차량 수리비 460만원만 지급하라며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수리비와 함께 고장에 따른 차량 교환가치 하락분에 해당하는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고 했지만 원심과 같이 고가의 렌트비를 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016. 6. 10., 선고, 2013다13832, 판결 완전물급부등
【판시사항】
[1]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에 매도한 고가의 외국산 차량이 신호 대기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사고가 발생하여 차량을 회수하고 수리한 다음 사고 발생일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후 수리완료 통지를 하자, 乙 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수리 지연에 따른 사용이익 상실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였는데, 차량의 품질보증서에는 ‘甲 회사가 차량결함으로 인한 수리 시 해당 부품의 대금과 공임을 제외한 간접비용, 즉 렌터카 비용이나 운휴손실 등의 비용은 보상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안에서, 위 기재에도 불구하고 수리 지연에 따른 甲 회사의 채무불이행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2]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에 매도한 고가의 외국산 차량이 신호 대기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사고가 발생하여 차량을 회수하고 수리한 다음 사고 발생일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후 수리완료 통지를 하자, 乙 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수리 지연에 따른 차량의 교환가치 감소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통상적인 수리에 필요한 기간을 넘는 장기간의 경과로 실제 교환가치의 감소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차량 수리 후의 심리적 경향이나 일부 수리 불가능한 부분으로 인한 교환가치의 감소와는 구분되는 별도의 수리 지연으로 인한 손해이고,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수리 지연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의 액수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3]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에 매도한 고가의 외국산 차량이 신호 대기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사고가 발생하여 차량을 회수하고 수리한 다음 사고 발생일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후 수리완료 통지를 하자, 乙 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수리 지연에 따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면서 차량이 장기간 주행되지 아니하고 방치됨으로써 성능이 저하되어 교환가치 감소가 발생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차량의 장기간 방치에 따른 동력장치 등의 손상으로 교환가치가 하락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교환가치의 하락은 정상적인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감가상각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차량의 수리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에 매도한 고가의 외국산 차량이 신호 대기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사고가 발생하여 차량을 회수하고 수리한 다음 사고 발생일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후 수리완료 통지를 하자, 乙 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수리 지연에 따른 사용이익 상실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였는데, 차량의 품질보증서에는 ‘甲 회사가 차량결함으로 인한 수리 시 해당 부품의 대금과 공임을 제외한 간접비용, 즉 렌터카 비용이나 운휴손실 등의 비용은 보상하지 않는다’(이하 ‘면책약관’이라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안에서, 통상적인 수리에 필요한 기간을 넘는 장기간 동안 수리를 마치지 않고 인도를 지연한 것은 품질보증에 따른 통상적인 수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품질보증에 따른 수리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위법한 채무불이행이고, 甲 회사에 고의`과실에 의한 귀책사유가 없음이 증명되지 아니한다면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음이 원칙이며, 면책약관은 품질보증약정에 따라 차량 판매 후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한 고장이나 결함에 대하여 매도인인 甲 회사가 수리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수리의무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의 보상에 관한 것으로서 통상적인 수리를 전제로 하여 정한 것일 뿐 매도인의 수리의무 이행이 장기간 지체됨으로써 매수인이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모든 책임까지 면제하는 취지는 아니므로, 면책약관에도 불구하고 수리 지연에 따른 甲 회사의 채무불이행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2]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에 매도한 고가의 외국산 차량이 신호 대기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사고가 발생하여 차량을 회수하고 수리한 다음 사고 발생일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후 수리완료 통지를 하자, 乙 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수리 지연에 따른 차량의 교환가치 감소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내용연수가 한정된 승용차의 교환가치 감소는 통상적인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이용에 의한 이익을 통하여 보상이 되는데,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통상적인 수리에 필요한 기간을 넘는 장기간(이하 ‘초과 기간’이라 한다)의 경과로 인하여 실제로 교환가치의 감소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차량 수리 후의 심리적 경향이나 일부 수리 불가능한 부분으로 인한 교환가치의 감소와는 구분되는 별도의 수리 지연으로 인한 손해이고, 乙 회사가 내용연수가 한정된 고가의 승용차에 대한 재산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하여 손해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전문가의 감정을 비롯한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수리`인도 지연 및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구체적인 내용 및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수리 지연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의 액수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3] 甲 주식회사가 乙 주식회사에 매도한 고가의 외국산 차량이 신호 대기 중 시동이 꺼지는 등 사고가 발생하여 차량을 회수하고 수리한 다음 사고 발생일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후 수리완료 통지를 하자, 乙 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수리 지연에 따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면서 차량이 장기간 주행되지 아니하고 방치됨으로써 성능이 저하되어 교환가치 감소가 발생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차량이 사고일 이후 감정기준일까지 약 1년 4개월 동안 300km가량의 시험운전 외에 전혀 운행되지 않았고, 통상 3개월 이상 운행되지 아니한 중고자동차의 상품성이 사단법인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에서 제시한 중고자동차진단평가기준에 따라 정상적인 차량에 비하여 10%가량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량의 장기간 방치에 따른 동력장치 등의 손상으로 교환가치가 하락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교환가치의 하락은 정상적인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감가상각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차량의 수리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90조, 제393조
[2] 민법 제390조, 제393조
[3] 민법 제390조, 제393조, 민사소송법 제202조
【원고, 상고인】
가락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양영태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성창자동차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재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3. 1. 23. 선고 2011나8331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수리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상실 또는 기간 경과에 따른 교환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과 장기간 방치에 따른 성능 감소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 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며(민사소송법 제202조), 원심판결이 이와 같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여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상고법원을 기속한다(같은 법 제432조).
감정은 법원이 어떤 사항을 판단하면서 특별한 지식과 경험칙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그 판단의 보조수단으로서 그러한 지식경험을 이용하는 데 지나지 아니하므로, 법관이 감정 결과 중 일부만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경험칙이나 논리법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누1176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제1심 감정인의 일부 감정 결과를 비롯한 판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을 인수할 당시 운전석 및 동반석의 각 사이드실 패널 도장이 탈색되는 하자나 이 사건 차량에 발전기의 과전압으로 인한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위 하자들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손해배상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실질적으로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사실심 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증거가치의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감정인 감정 결과의 증거 채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 및 제3점에 대하여
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고(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다47361 판결 참조), 다만 채무불이행에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 채무자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민법 제390조 참조).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에도,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손해의 액수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다2574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약관의 내용은 개개 계약체결자의 의사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고객보호의 측면에서 약관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72093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다3014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07. 2. 12. 피고와 사이에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제작한 2008년식 마이바흐 57 승용차 1대(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5억 3,000만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07. 9. 1. 피고로부터 이 사건 차량을 인도받았다.
(2) 그런데 인도 당시 이 사건 차량에는 내비게이션의 장착 과정에서 미등 커넥터를 잘못 연결함으로 인한 배선 등의 손상에 따라 주변장치가 손상되는 등의 하자가 존재하였고, 그로 인하여 소외인이 2009. 7. 22. 이 사건 차량을 타고 신호를 대기하던 중 갑자기 이 사건 차량의 시동이 꺼지고 에어백이 터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사고의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조치를 요구하여, 피고가 이 사건 차량을 회수하여 수리하였는데, 원고는 위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2009. 7. 23.부터 피고로부터 수리완료 통지를 받은 2010. 6. 28.까지 이 사건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였다.
(3) 한편 이 사건 차량의 품질보증서[제3조 (3)호]에는 피고가 차량결함으로 인한 수리 시 해당 부품의 대금과 공임을 제외한 간접비용, 즉 렌터카 비용이나 운휴손실 등의 비용은 보상하지 않고, 다만 차량의 중대결함으로 인하여 3일 이상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피고의 판단 아래에 대차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면책약관’이라 한다).
(4)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의 수리기간 중인 2010. 1. 6. 피고에게 이 사건 차량을 동종의 다른 차량으로 대차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2010. 1. 11. 원고에게 이 사건 차량과 동일한 차종의 대차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그와 동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다른 차종의 차량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의 제안을 거부하였다.
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판시와 같은 이유로,
(1) ① 원고가 위 사고일 다음 날인 2009. 7. 23.부터 이 사건 차량의 수리완료 통지를 받은 2010. 6. 28.까지 이 사건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였는데, 이로 인한 소극적 손해로서 위 기간 동안의 이 사건 차량에 관한 대차료 상당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② 이 사건 면책약관에서 수리 소요기간 중 대차료에 해당하는 손실을 보상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내세워 위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하는 피고의 항변을 받아들이고, 또한 이 사건 면책약관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으로서 무효라는 원고의 재항변을 배척하여, 결국 원고의 대차료 상당 손해배상 주장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고,
(2) 또한 ① 이 사건 차량의 수리 이후에도 숨어 있는 결함이 있어서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경향에서 비롯된 교환가치의 하락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고, ② 이 사건 차량에 수리 이후에도 외관이나 기능에 일부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아 있어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의 교환가치가 감소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인정하여, 교환가치 감소로 인한 손해배상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라.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 및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1) 원고는 이 부분 주장과 관련하여 원심에서, 피고가 이 사건 차량의 수리를 부당하게 지연함으로 인하여 원고로서는 장기간 이 사건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였으므로, 그 기간 동안에 상응하는 사용이익 상실로 인한 대차료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또한 이에 대한 선택적 청구로서 그 기간 동안 이 사건 차량의 교환가치가 감소됨에 따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2) (가) 원심이 인정한 이 사건 차량에 존재하던 하자의 정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차량이 그 부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아니한 외국산 자동차임을 감안하더라도, 그 수리에 소요된 기간은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을 훨씬 넘는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통상적인 수리에 필요한 기간을 넘는 장기간(이하 ‘초과 기간’이라 한다) 동안 수리를 마치지 아니하고 그 인도를 지연한 것(이하 ‘이 사건 수리 지연’이라 한다)은 품질보증에 따른 통상적인 수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이 사건 수리 지연은 품질보증에 따른 수리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위법한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있고, 피고에게 고의`과실에 의한 귀책사유가 없음이 증명되지 아니한다면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리고 이 사건 면책약관의 내용과 그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면책약관은 이른바 품질보증약정에 따라 이 사건 차량의 판매 후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한 고장이나 결함에 대하여 매도인인 피고가 그 수리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그 수리의무 이행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비용의 보상에 관하여 정한 것으로서, 통상적인 수리를 전제로 하여 정한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수리 지연과 같이 매도인의 수리의무 이행이 장기간 지체됨으로써 매수인이 차량을 사용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모든 책임까지 면제하는 취지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수리 지연으로 인한 피고의 채무불이행 책임이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에 비추어 보면, 품질보증에 따른 수리에 관하여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적용되고 그 내용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차량의 수리 소요기간에 대하여 이 사건 면책약관을 근거로 원고 주장의 손해를 배상하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은, 통상적인 수리 소요기간에 대하여는 수긍할 수 있으나, 초과 기간 동안의 이 사건 수리 지연에 대한 피고의 채무불이행 책임까지 이 사건 면책약관에 의하여 책임이 면제된다는 판단은 잘못이다.
(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소송에서 증거보전신청 등으로 인하여 경과된 기간에 대하여, 수리를 위하여 불가피하게 소요되는 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렇지만 이 사건 매매계약은 이른바 풀 옵션 계약이며 피고가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라 주장하는 내비게이션 장착은 피고의 지배영역에서 이루어졌으므로 그 장착 과정에서 주변기기에 손상이 발생한 차량을 그대로 인도한 것은 피고의 귀책으로 추단된다는 것이 원심의 판단이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소송은 결국 피고가 내비게이션 장착 업체와의 사이에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것이어서 피고의 지배영역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원심판단에 의하더라도 그 소송으로 수리가 지연된 기간을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통상적인 수리에 소요되는 기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심은 이에 대한 가정적인 판단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 이후 대체차량을 요구하지 않으며 사고조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요구하여 왔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가지고 그 기간 동안의 대차에 대한 권리포기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정들과 아울러 기록에 비추어 볼 때에 과연 이 사건 수리 지연으로 인한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대하여서까지 권리포기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며, 이에 대하여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나아가 이 사건 수리 지연으로 말미암아 장기간에 이르는 초과 기간 동안 원고가 이 사건 차량에 대한 재산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이 사건 차량의 거래`이용 상황 등에 비추어 소유자가 활용기회의 상실 등의 손해를 입었을 개연성이 인정된다면 그 수리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으며, 예견가능성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라고 하더라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다25745 판결 등 참조).
손괴 사고로 인하여 수리에 필요한 일정한 기간 동안 자동차를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 그 기간 동안 그 자동차에 상응하는 다른 자동차를 임차하여 비용을 지출하였다면 그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인정한다.
그런데 이 사건 차량과 같이 매우 고가의 승용차에 대하여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다른 차량을 가지고 그 이용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을 것이므로 내용연수(耐用年數)가 한정된 고가의 이 사건 차량을 장기간 사용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는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차량을 매도한 피고로서는 예견할 수 있고, 또한 원고가 실제로 그 소유의 다른 차량을 이용하였다면 적어도 이를 원래의 용도에 사용하지 못하는 손해는 입었다고 볼 수 있으며, 원고가 이 사건 차량과 동종`동급의 차량으로 보기에 부족한 차량에 대한 피고의 대차 제안을 거부하였다고 하여 그 사정만을 가지고 달리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내용연수가 한정된 이 사건 차량에 대한 수리 및 인도가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초과 기간 동안 이 사건 차량의 교환가치가 감소함에 따른 손해의 배상을 선택적으로 청구하고 있다. 내용연수가 한정된 승용차의 교환가치 감소는 통상적인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그 이용에 의한 이익을 통하여 보상이 된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장기간에 걸친 초과 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실제로 교환가치의 감소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원심이 배척한 차량 수리 후의 심리적 경향이나 일부 수리 불가능한 부분으로 인한 교환가치의 감소와는 구분되는 별도의 이 사건 수리 지연으로 인한 손해라 할 수 있으며, 원심과 같이 대차료 상당의 이 사건 차량의 이용에 관한 손해를 전부 배척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선택적 청구인 위와 같은 교환가치의 감소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고가의 승용차인 이 사건 차량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초과 기간 동안의 이 사건 차량에 대한 실질적인 이용 필요성 및 이 사건 차량의 이용에 관한 객관적인 경제적인 가치나 장기간에 걸친 초과 기간의 경과로 인한 내용연수의 감소 내지 자연적인 교환가치의 감소 액수 등을 증명하고, 이 사건 수리 지연으로 인한 구체적인 손해액수를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아니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위와 같이 원고가 내용연수가 한정된 고가의 승용차에 대한 재산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전문가의 감정을 비롯한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수리`인도 지연 및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구체적인 내용 및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수리 지연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의 액수를 판단하여야 한다.
마.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어긋나는 앞에서 본 것과 같은 판시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수리 지연에 따라 발생되는 사용이익 상실 또는 초과 기간의 경과에 따른 교환가치 감소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선택적으로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차량의 부당한 수리 지연 및 장기간 사용 불능으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가.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법률적 증거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실의 인정은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하여야 하고, 사실인정이 사실심의 재량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77198, 77204 판결 등 참조).
나. (1)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이 사고 발생일부터 제1심 감정일까지 장기간 주행되지 아니하고 방치됨으로써 그 성능이 저하되어 추가적인 교환가치의 감소가 발생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였는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제1심 감정인의 일부 감정 결과만으로는 이 사건 차량이 장기간 방치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의 동력장치에 실제로 손상이 발생하였다거나 그 손상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감가상각을 넘어서는 교환가치의 감소가 초래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한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사단법인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에서 제시한 중고자동차진단평가기준에 의하면, 차량의 상품성에 영향이 있는 특별한 이유나 결점 등이 있고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한 감점률을 적용하여 감점을 할 수 있는데, 3개월 이상 장기간 방치된 차량의 경우에는 기본가격에 위 기준에서 정한 10%의 감점률을 곱한 금액을 감점할 수 있다.
(2) 위와 같은 기준을 전제로 하여, 제1심 감정인은 차량을 장기간 운행하지 아니할 경우 엔진을 비롯한 동력장치에 오일이 공급되지 아니하여 동력장치가 부식되는 등의 손상이 올 수 있고, 이 사건 차량이 사고일인 2009. 7. 22. 이후 감정기준일인 2010. 12. 6.까지 통상적인 주행수준으로 가동되지 아니하고 멈추어 서 있었음을 근거로 들어, 이 사건 차량의 장기방치로 인하여 그 교환가치가 위 기준의 감점률에 따라 10%가량 하락하였다는 의견을 회신하였다.
(3) 위 감정 회신에는 이 사건 차량이 통상적인 주행수준으로 운행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한 근거로서 원고 측과 피고 측에서 위 기간 동안 합계 약 300km의 ‘시험운전’을 한 외에는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이 기재되어 있고, 또한 이러한 특별한 사정은 위 중고자동차진단평가기준에서 정한 상품가치의 감점 사유인 장기방치에 해당하며 장기방치로 인한 상품가치의 하락은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사정이 기재되어 있다.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감정 결과에 기재된 ‘시험운전’ 외에 이 사건 차량의 수리 기간 동안 이 사건 차량이 운행되었음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라. 위와 같은 사정들과 아울러 이 사건 차량의 사고 다음 날부터 피고의 수리 완료 통지일까지 상당히 장기간이 지났음을 고려하여 볼 때, 위 감정 회신과 같이 이 사건 차량이 위 기간 동안 300km가량의 ‘시험운전’ 외에 전혀 운행되지 아니하였고 통상 3개월 이상 운행되지 아니한 중고자동차의 상품성이 위 중고자동차진단평가기준에 따라 정상적인 차량에 비하여 10%가량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차량의 장기간 방치에 따른 동력장치 등의 손상으로 인하여 교환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하였으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가적인 교환가치의 하락은 정상적인 사용에 따라 발생되는 감가상각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차량의 수리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에 포함될 수 있다.
비록 원심의 지적과 같이, 위 감정 의견이 이 사건 차량을 분해하여 동력장치의 이상을 직접 확인하지는 아니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지 아니하여 오일이 공급되지 아니하면 동력장치가 부식된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전제로 한 것이라 하더라도, 위와 달리 보기 어렵다. 원심이 위 감정 의견을 배척하려면, 이 사건 차량의 수리 기간 동안 이 사건 차량의 운행 상태가 어떠하였는지, 피고가 그 기간 동안 이 사건 차량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차량을 적정하게 관리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살펴, 위와 같은 사정에 불구하고 초과 기간 동안 이 사건 차량이 장기간 방치됨에 따른 성능의 감소가 인정되기 어려운 다른 사정이 있는지에 대하여 심리하였어야 할 것이다.
마.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앞에서 본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수리 지연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방치에 따른 교환가치의 하락이 발생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감정인 감정 결과의 증거 채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수리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상실 또는 기간 경과에 따른 교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과 장기간 방치에 따른 성능 감소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