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버지 차 만취 운전 중 행인을 치어 사망, 차량보험사는 사고 당시 피해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고, 당시 교통상황 등 안전에 주의하지 않은 채 길을 건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배상책임있다
사실관계
박모씨는 지난해 12월 오전 5시 30분께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39%의 만취 상태로 친구 김모씨의 아버지 차량을 운전했다. 박씨는 충남 태안군의 한 도로를 지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남모씨를 들이받았다. 남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발성 외상으로 사망했다.
이후 남씨의 자녀들은 박씨가 운전한 사고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사인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3억4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박씨가 사고 당일 김씨와 함께 술을 마신 후 무단으로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냈으므로 차량 소유주인 김씨의 아버지가 운행자가 아니라며 배상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판결내용
서울중앙지법 민사60단독 류창성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고 전날 저녁 무렵 차량 소유자의 아들인 김씨가 차를 운전해 박씨와 함께 술을 마시러 갔고, 치킨집에서 술을 마신 뒤 다음날 자정께 박씨가 김씨로부터 자동차 키를 건네받아 차를 운전해 김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으며 이후 박씨가 키를 소지하고 있다가 술을 더 마시러 차를 타고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냈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차량 소유자인 김씨가 이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보험자인 현대해상은 피해자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현대해상은 남씨도 어두운 새벽에 간선도로를 횡단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감안해 자신들의 책임이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남씨는 사고 당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고, 당시 교통상황 등 안전에 주의하지 않은 채 길을 건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현대해상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남씨의 자녀 등 4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한)이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단5017207)에서 1억5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31. 선고 2018가단5017207 판결 손해배상(자)
【원고】 1. 남CC, 2. 남DD, 3. 남EE, 4. 남FF,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한, 담당변호사 정형윤
【피고】 ◇◇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우, 담당변호사 박준상
【변론종결】 2018. 9. 19.
【판결선고】 2018. 10. 31.
【주문】
1. 피고는 원고 남CC에게 42,982,208원, 원고 남DD, 남EE, 남FF에게 각 37,789,458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7. 12. 7.부터 2018. 10. 3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남CC에게 89,374,440원, 원고 남DD, 남EE, 남FF에게 각 84,181,69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7. 12.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사실
1) 박GG은 2017. 12. 7. 05:22경 혈중알콜농도 0.139%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김HH 소유의 **모**** 승용차(이하 ‘피고 차량’이라고 한다)를 운전하여 충남 ○○군 ○○읍 ○○로 *** A마트 앞 편도 3차로 중 2차로를 남면사거리 방향에서 기업도시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진행방향 좌측에서 우측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남II을 우측 앞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았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2) 남II(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이로 인하여 같은 날 06:06경 다발성 외상으로 사망하였다.
3)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이고, 피고는 피고 차량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책임의 인정
피고는, 피고 차량 소유자 김HH의 아들 김JJ의 친구인 박GG이 사고 당일 함께 술을 마신 후 무단으로 피고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으므로 차량 소유주인 김HH은 운행자에 해당하지 않아 피고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2016. 12. 6. 저녁 무렵 김HH의 아들인 김JJ은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박GG과 함께 술을 마시러 갔고, B치킨에서 술을 마신 후인 2017. 12. 7. 00:40경 박GG이 김JJ으로부터 피고 차량 열쇠를 건네받아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김JJ을 자신의 집에 데리고 갔으며, 이후 소지한 피고 차량 열쇠를 이용하여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다시 술을 마시러 갔다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차량 소유자인 김HH이 피고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차량의 운행으로 망인이 사망하였으므로 피고 차량 보험자인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책임 제한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망인에게도 어두운 새벽시간에 간선도로를 횡단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망인은 사고 당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고, 횡단시 교통상황 등 안전에 주의하지 않은 채 횡단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책임 제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2) 소득 및 가동기간 :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73세로 통상의 가동연한을 초과하였으나, 당시 주식회사 건○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청소 업무 등에 종사하면서 월 1,432,230원의 소득을 얻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1년 동안 위 소득을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3) 생계비 : 수입의 1/3
4) 계산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다.
나. 장례비 : 5,192,750원(원고 남CC 지출)
다. 위자료
1)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 경위 및 사고 이후 정황, 망인의 나이 및 과실 정도, 원고들과의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7호증, 이 법원의 주식회사 건○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결론
피고는 원고 남CC에게 42,982,208원(= 상속금액 27,789,458원 + 장례비 5,192,750원 +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남DD, 남EE, 남FF에게 각 37,789,458원(= 상속금액 27,789,458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7. 12. 7.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8. 10. 3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