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난간 잡고 스트레칭하다 추락, 난간을 설치하고 관리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이 있다.
요지
다리 난간을 잡고 스트레칭을 하던 시민이 난간이 넘어지면서 아래로 떨어져 다쳤다면 이 난간을 설치하고 관리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이 있다.
사실관계
2017년 8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인근 양재천 다리 위에서 난간을 잡고 스트레칭을 하던 김씨는 난간이 하천 쪽으로 넘어지면서 1m 다리 아래로 떨어져 목과 팔 등을 다쳤다. 난간은 하천이 범람할 때 자동으로 전도되고 물이 빠지면 다시 일어서는 구조로 제작돼 있었다.
판결내용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박창희 판사는 판결문에서 난간은 보행자가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물이기 때문에 보행자가 일정한 힘을 가한다고 해도 그 힘이 예견할 수 없을 정도로 세지 않는 한 하천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설계·제작되어야 한다.
김씨가 스트레칭을 하면서 현저한 힘을 가했다고 볼 수 없을 뿐더러 난간의 기본적인 용도가 하천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고는 난간이 기본적인 안전성을 갖추지 못해 발생한 것이다.
수직으로 서있던 난간이 뒤로 넘어진 것을 보면 김씨도 스트레칭을 하는 과정에서 난간에 일정한 힘을 가했고, 추락 방지를 위해 힘이 가해져도 견딜 수 있도록 난간이 제작돼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구조물이 아닌 점 등을 감안해 서초구의 책임을 90%로 제한, 김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엘)가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단5060607)에서 서초구는 김씨에게 52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4. 12. 선고 2018가단5060607 판결 손해배상(국)
【원고】 김A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엘, 담당변호사 전경능
【피고】 서초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세원,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김성경
【변론종결】 2019. 3. 15.
【판결선고】 2019. 4. 12.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279,5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8. 13.부터 2019. 4. 1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6,999,14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8. 13.부터 2019. 1. 2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서초구 ○○동에 있는 ○○천의 시설물을 설치·관리하는 자이다.
나. 원고는 2017. 8. 13. 15:30경 서울 서초구 ○○동에 있는 A 아파트 인근 ○○천의 다리 위에서 철제난간(이하 ‘이 사건 난간’이라고 한다)을 잡고 스트레칭 등을 하다가 위 난간이 하천 쪽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전방 lm 다리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콧등부위 패인흉터 및 열상에 의한 흉터, 팔꿈치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
라. 이 사건 난간은 하천의 수위가 상승할 경우 난간이 자동으로 전도되어 부유잡물 등으로부터 난간과 교량의 파손을 방지하고 홍수 후 자동으로 기립하여 추락방지 난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제작된 난간으로서 그 구체적인 작동 원리는 아래와 같다.
마. 원고는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화재해상보험’이라고만 한다)로부터 이 사건 사고에 관한 보험금으로 1,200,00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9, 10, 1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그 영상, 이 법원의 주식회사 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라고 함은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영조물이 완전무결한 상태에 있지 아니하고 그 기능상 어떠한 결함이 있다는 것만으로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는 당해 영조물의 용도, 그 설치장소의 현황과 이용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치·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그 기준으로 삼아 판단하여야 하고, 다른 생활필수시설과의 관계나 그것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주체의 재정적, 인적, 물적 제약 등을 고려하여 그것을 이용하는 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족하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211865 판결 참조).
2) 판단
위 기초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영조물인 이 사건 난간의 설치·관리상 하자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① 이 사건 난간은 양재천의 다리 위에 설치되어 있는 난간으로서 보행자 등이 다리 아래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따라서 보행자 등이 난간을 잡거나 기대어 일정한 힘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그 힘이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는 정도의 현저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하천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설계·제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② 일반적으로 보행자 등은 난간을 잡거나 기대어 쉬기도 하고 난간 쪽으로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하는바, 그러한 경우에도 다리의 난간은 보행자 등을 지지하여 하천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난간을 잡고 스트레칭 등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스트레칭 등을 하면서 이 사건 난간에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을 정도의 현저한 힘을 가하였다는 사정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
③ 이 사건 난간은 하천이 범람하는 경우 자동으로 전도되고 물이 빠지면 다시 일어서는 구조로 설계·제작되어 있다고 하나 기본적인 난간의 용도가 하천으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난간을 잡고 스트레칭 등을 하고 있던 상황이라 하더라도 난간의 목적과 용도에 따라 뒤로 넘어져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난간이 난간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는 이 사건 난간의 설계·구조상 뒤로 넘어져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으며 이를 회피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위 기초 사실, 앞서 거시한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난간을 잡고 스트레칭 등을 하던 중에 위 난간이 뒤로 넘어져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수직으로 서 있던 난간이 뒤로 넘어지게 된 것을 보면 원고가 스트레칭 등을 하는 과정에서 난간에 일정한 힘을 가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비록 난간이 추락방지를 위하여 일정한 힘이 가해져도 이를 견딜 수 있도록 제작·설치되어야 한다 하더라도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구조물이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과실상계의 법리에 따라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9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치료비 4,976,300원, 일실수입으로 4개월분 상당의 급여 8,222,840원(= 월 급여 2,055,710원 × 4개월), 위자료 5,000,000원 등 합계 18,199,140원에서 □□화재해상보험으로부터 기 지급받은 1,2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16,999,1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2) 판단
갑 제3, 4, 11, 14(가지번호 포함),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아래와 같고, 이와 배치되는 원고 및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치료비 : 4,479,570원(= 4,977,300원 *각주1)× 과실상계 90%)
*각주1) 원고는 치료비로 4,976,300원을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실제 지출비용은 총 4,977,300원으로 보인다. 실제 지출비용에 과실상계를 하면 원고의 청구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므로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하기로 한다.
나) 일실수입 : 배척(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노동능력을 상실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일용노동자인 관계로 직장에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치료를 위하여 직장을 퇴직하게 되는 바람에 받지 못한 월 급여 상당의 손해는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위자료 : 2,000,000원(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내용, 원고의 피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
라) 공제 : 1,200,000원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279,570원(= 치료비 4,479,570원 + 위자료 2,000,000 원 - 공제 1,2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7. 8. 1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4.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