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아프리카만큼 폭염의 기세가 등등한 대구를 일컫는 말)의 뜨거운 땡볕 건설현장에서 바닥미장공으로 일하다 근무 하루 만에 열사병으로 사망하였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사실관계
2015년 7월 대구에 있는 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바닥미장공으로 일하던 A씨는 일한 지 하루 만인 이튿날 공사현장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의 자녀인 B씨 등 2명은 2016년 9월 근로복지공단에 아버지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보상일시금과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사인불명이고 업무상 과로나 열사병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B씨 등은 37℃를 웃도는 폭염속에서 바닥 미장 작업을 하다 사망한 것이라며 아버지는 고혈압 증상 외에는 별다른 질병 없이 건강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 사건에서는 유족보상일시금 등 유족급여 수급권자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도 쟁점이 되었다. 공단이 이혼한 A씨가 어머니인 C씨와 함께 거주하며 사망할 때까지 생계를 같이 했기 때문에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 하더라도 수급권자는 C씨이기 때문에 자녀인 B씨 등이 유족급여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으로 나뉘는데, 유족보상연금의 수급권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 △부모 또는 조부모 △19세 미만 자녀·손자녀 등이다. 유족보상일시금의 수급권자는 △사망 당시 생계를 같이하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를 우선순위로 정하고, 후순위로는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않던 배우자·자녀·부모 순으로 규정돼 있다.
판결내용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A씨의 사망 당일 대구 지역 최고 온도는 37℃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황이었고 공사현장 온도는 모르타르(콘크리트) 양생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외부온도보다 높아 최소 40℃는 됐을 것이라며 사망한 지 4~5시간 후에 측정한 A씨의 직장 체온이 38.1℃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사망 당시 신체온도는 상당히 더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의 사망원인이 불명이긴 하지만 경험칙에 비춰볼 때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고체온증이라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 검안의 역시 고온의 작업환경이 A씨의 심혈관 병을 급격히 악화시킨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으며, 진료기록감정의 또한 열사병이 가장 가능성 높은 사인이라 판단했다.
A씨의 유족으로 B씨 등 성년인 자녀와 A씨의 어머니 C씨 그리고 A씨의 형이 있는데, 유족 중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없다면 자녀들이 다른 유족에 우선해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을 갖게 된다. A씨의 어머니 C씨는 A씨와 함께 거주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급여 등을 지급받아 생계 대부분을 유지했다.
이어 A씨의 형은 A씨의 자녀인 B씨 등이 장례를 치르지 않자 괘씸하게 여겨 (조카인 B씨 등이) 유족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 A씨가 어머니 C씨와 함께 살았다는 등의 확인서를 받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며 따라서 C씨가 A씨와 함께 생계를 같이하던 유족이 아니기 때문에 법 규정에 따라 자녀인 B씨 등이 다른 유족에 우선해 유족보상일시금을 수령할 수급권자라고 사망한 A씨의 자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서울고등법원 2017누6650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 2018. 8. 17. 선고 2017누66505 판결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취소
【원고, 항소인】
1. 정○○
2. 정△△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
【피고, 피항소인】
근로복지공단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8. 10. 선고 2016구합78202 판결
【변론종결】 2018. 7. 20.
【판결선고】 2018. 8. 17.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6. 9. 21. 원고들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와 내용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판결의 이유는 제1심판결의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2. 판단
가.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나. 원고들이 유족급여 수급권자인지 여부
1) 법령의 규정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62조 제2항은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이나 유족보상일시금으로 하되, 유족보상일시금은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유족보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이하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라 한다)가 없는 경우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산재보험법 제63조 제1항은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 중 배우자와 ’부모 또는 조부모로서 각각 60세 이상인 자에 해당하는 자(제1호)‘, ’자녀 또는 손자녀로서 각각 19세 미만인 자(제2호)‘, ’형제자매로서 19세 미만이거나 60세 이상인 자(제3호)‘,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 또는 형제자매로서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 따른 장애인 중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 장애등급 이상에 해당하는 자(제4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유족보상연금을 받을 권리의 순위는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 및 형제자매의 순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61조는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이란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표상의 세대를 같이 하고 동거하던 유족으로서 근로자의 소득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던 사람(제1호), 근로자의 소득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던 유족으로서 학업·취업·요양, 그 밖에 주거상의 형편 등으로 주민등록을 달리하였거나 동거하지 않았던 사람(제2호), 근로자가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경제적 지원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유지하고 있었던 사람(제3호)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산재보험법 제65조 제1항은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의 유족 간의 순위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제1호),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아니하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 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형제자매(제2호), 형제자매(제3호) 순서로 하되, 각 호의 자 사이에서는 그 적힌 순서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 사건의 쟁점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의 유족으로 성년 자녀인 원고들(망인이 이혼 후 원고들은 외조모의 양육을 받아 자랐고 그 과정에서 성을 외조모의 성으로 변경하였다), 망인의 어머니인 조□□과 형인 이■■이 있다. 위 인정사실을 앞에서 본 법령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위 유족 중에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가 없다면 원고들이 다른 유족에 우선하여 망인 사망에 따른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을 갖게 되고, 망인이 사망할 당시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가 있는지는 망인의 어머니인 조□□이 망인이 사망할 당시 망인과 생계를 같이 한 유족인지 여부에 의해 판가름 된다.
3) 판단
을 제6,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이■■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이 피고에게 조□□ 명의로 유족보상연금 신청을 하면서 어머니 조□□이 망인이 사망할 당시 망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었음에 관한 자료로 ‘조□□이 망인과 함께 거주하였다.’라는 취지의 이웃주민, 교인 등이 작성한 확인서 등(을 제6호증)을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2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이■■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인천 서구 ****번길 1-2, ×동 지하층 ×호(**동, ++빌라)에 거주하였는데 망인의 어머니 조□□은 인천 서구 @@@@길 24(@@동)에 거주하여 망인과 함께 거주하지 않았고, 조□□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급여 등을 지급받아 생계 대부분을 유지하고 있었던 사실, 이■■은 원고들이 아버지인 망인의 장례를 치르지 않자 이들을 괘씸하다고 느껴 그들이 유족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도록 할 목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조□□이 망인과 함께 거주하였다.’라는 내용의 확인서 등을 받아, 피고에게 조□□ 명의로 유족보상연금 신청을 하면서 위와 같은 서류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조□□이 망인이 사망할 당시 망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이라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망인이 사망할 당시 망인의 유족 중에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가 없으므로 망인의 자녀인 원고들이 다른 유족에 우선하여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자에 해당한다.
다.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인정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망인은 이 사건 재해 당일인 2015. 7. 30. 최고 기온 37℃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바닥미장 작업을 한데다가 사망 직전 1주일간 업무 시간이 일상의 업무 시간에 비해 30% 이상 증가되었다. 또한 망인은 미장 칼로 바닥을 고르게 해야 하는데 바닥이 고르지 않은 상태에서 모르타르가 굳게 되는 경우 전체 모르타르 구역을 파쇄한 후 재타설을 해야 하는 등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비록 망인에게 2014년 말경이나 2015년 초경에 고혈압 증상이 나타났다고는 하나 그 외에는 별다른 질병이 없어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고온에서의 작업과 업무 시간의 증가, 업무상 스트레스 등으로 이 사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재해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재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등 참조).
3) 인정사실
갑 제7, 9, 11호증, 을 제2, 9, 7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 대학부속 목동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대구달성소방서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작업환경 등
(1) 일반적으로 아파트 건설현장의 내부 바닥 작업은, ① 아파트 실내의 콘크리트 바닥 위에 차음재를 깔고, ② 그 위에 기포콘크리트를 깐 다음, ③ 그 위에 보일러 선을 깔고 난 후, ④ 다시 그 위에 모르타르를 깔고 쇠흙손(길이 약 60㎝)을 이용하여 모르타르 바닥면을 고르게 펴는 작업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망인은 사망할 당시 위 ④항 기재 업무를 수행하였다.
(2) 모르타르는 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으로 통상 모르타르 타설 후 양생되는 시간(2시간 정도)에 모르타르의 화학작용으로 온도가 급상승하는 현상이 발생된다.
(3) 망인이 사망한 공사현장은 아파트 안이기 때문에 태양에 직접 노출되는 경우는 드물었고, 통상 모르타르를 타설하면서 창문을 열어 놓는다. 공사현장의 온도는 햇볕을 직접 받지는 않으나 모르타르의 양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외부보다 온도와 습도가 높고, 그렇기 때문에 사망 당시 공사현장의 온도는 최소 40℃는 되었으리라 인정되며 모르타르 양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크랙을 방지하기 위해 선풍기를 틀지 않았다.
(4) 망인이 사망한 당일인 2015. 7. 30.에는 대구지역의 최고기온이 37℃였고, 대구기상청에서는 2015. 7. 30. 오전 11시를 기해 대구를 비롯해 경북지역에 폭염특보를 발령하였다.
(5) 망인은 사망한 당일인 2015. 7. 30. 07:00경 공사현장에 출근하여 08:00경 작업을 시작하였고, 주식회사 ○○ 소속 직원들이 망인에게 15:30경에 차가운 음료수를 전달하였으며, 망인은 위 15:30경까지는 별다른 이상이 없이 작업을 하였다.
(6) 망인의 직장동료인 전○○은 2015. 7. 30. 16:30~16:35경 사이에 망인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나) 구급기록지, 시체검안서 및 부검감정서의 내용
(1) 대구달성소방서 소속 119구급대원은 2015. 7. 30. 17:15경에 망인이 쓰러진 공사현장인 ◎◎아파트 ◎동 2호 라인의 7층과 8층 계단의 중간에 도착하였는데, 그 당시 망인은 위 장소로 옮겨진 상태였고, 의식, 호흡, 맥박이 체크가 되지 않았으며, 망인의 신체 상반신의 옷이 다 젖을 정도의 얼음물이 부어져 있었고, 옷 위에 얼음 조각이 남아있었다(119구급대원은 그 당시 망인의 신체 온도를 측정하지는 않았다).
(2) 위 119구급대원은 망인을 대구카톨릭대학병원으로 이송하였고, 검안의사인 권○○은 2015. 7. 30. 20:45~21:22경까지 망인에 대하여 검안을 한 후 시체검안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주요 검안 소견은, ① 전신상태: 전신 관절에 시체경직이 있고, 조기 유동성 시반이 있음, ② 두부 및 안면부: 각막은 투명한 편이고, 동공은 중등도로 산대(散大)되어 있으며, 안결막에서 일혈점(溢血點)의 출혈은 보지 못하였고, 머리 전반에서 특기할 외상이 인지되지 않음, ③ 경부: 압박 흔적이나 외상 등 특기할 이상 소견 없음, ④ 흉·복부 및 배부: 심폐소생술로 인한 다발성 늑골 골절 외 특기할 외상이나 이상 소견 없음, ⑤ 사지 및 둔부: 이상 소견 없음, 직장 체온은 38.1도(19:30경 냉장안치)이었다.
(다) 위와 같은 신체 전반에 대한 검안 소견과 직장 체온, 사망 경위, 병력, 흡연 및 음주 습관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의 직접적인 사인은 위와 같고, 고온의 작업환경이 망인에게 내재한 심혈관 병변을 급격히 악화시킨 유인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3)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과학수사연구소장은 2015. 8. 19. 망인에 대한 부검감정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심장은 중량 286g(성인 남자의 무게 300~350g 정도)이고, 관상동맥이나 대동맥에서 특기할 병변 보이지 않으며, 심근에서 심근세포의 비후(肥厚) 이외에 특기할 병변이 보이지 않는다.
(나) 눈 유리체액에 대한 임상분석검사에서 당(glucose) 5mg/dl, 혈중요소질소농도(BUN) 19.8mg/dl, 크레아티닌 1.60mg/dl, 나트륨 129mEq/L, 염소 93mEq/L으로 분석된다.
(다) 간에서 고도의 지방변성을 동반한 간경화를 보이나 간기능부전의 소견은 보이지 않으므로 사인으로 고려하기 어렵고, 그 외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의 병변이나 대사(Metabolism) 이상을 보이지 않으며, 약독물 검사 결과 기침에 사용되는 약물 성분이 검출된 외에 특기할 약물이나 독물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하였으므로, 사인 불명이다.
(라) 시체검안서에 시체의 직장 체온이 38.1℃로 기재되어 있어 고체온증 발생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 구급기록지와 응급실 기록지를 요청하였으나 현재까지 회신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검을 통해 발열을 유발할 만한 시체소견을 보지 못하였고, 열사병에서 볼 수 있는 전해질 대사 이상(임상화학검사 결과)도 보지 못하는바, 고체온증 발생 여부에 대해 논단하기 어렵다.
다) 당심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1) 사람이 사망한 경우 체온은 사망 후 1시간까지는 잘 떨어지지 않으나 그 이후는 점차 떨어지는데 망인의 경우 사망할 당시의 체온의 수치를 정확히 제시할 수는 없지만 상당이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 망인에 대한 부검의는 망인이 사망한 때로부터 7일이 경과한 2015. 8. 6. 눈 유리체액에 대한 임상분석검사를 시행하였는데 정상적인 전해질 수치로 볼 수 있는 지 여부는 진료기록감정의의 전문분야가 아니어서 평가할 수 없다.
(3) 부검감정서상 비후성 심근증의 증거는 없으므로 망인이 비후성 심근증에 의한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망인의 장기에 사망에 이를 정도의 손상 등 특이 소견은 없으며,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 시 뚜렷한 장기의 이상이 없을 수 있다.
(4) 작업환경을 가장 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로 생각되는 동료들이 망인에게 차가운 물을 끼얹은 것으로 작업환경이 고온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열사병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인이라고 판단된다.
4)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관상동맥이나 대동맥에서 특기할 병변이 보이지 아니하고, 심근세포의 비후 이외의 특기할 병변이 보이지 아니하며,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의 병변이나 대사(Metabolism) 이상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망인의 사인은 불명이고, 발열을 유발할 만한 시체 소견이 없고, 열사병에서 볼 수 있는 전해질 대사 이상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망인이 고체온증으로 사망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사정이 있기는 하다.
나)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고체온증 이외에 망인의 사망원인을 뚜렷이 찾을 수 없는 이 사건에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체온증이었다고 추론함이 경험칙에 비추어 타당하다.
(1) 망인이 사망한 당일인 2015. 7. 30. 대구지역의 최고온도는 37℃ 정도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로 망인이 사망한 시각으로 추정되는 15:50~16:50경에도 무척 더웠으리라 추정되고, 더군다나 망인이 사망한 공사현장의 온도는 모르타르의 양생과정에서 발생되는 열로 인하여 외부의 온도보다 더 높아 최소 40℃ 정도는 되었으리라 추정되며 습도도 꽤 높았으리라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타르 양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크랙을 방지하기 위해 선풍기를 틀지도 못한 채 작업을 하였다.
(2) 검안의가 측정한 망인의 직장 체온은 38.1℃였는데 위 수치는 망인이 사망한 때로부터 4~5시간이 경과된 시점에서 측정된 수치이고, 더군다나 망인이 냉장(4~6℃)안치된 때로부터도 1시간 정도 경과된 시점에서 측정된 수치로 망인이 사망할 당시의 신체 온도는 위 수치보다 상당히 더 높았을 것으로 넉넉히 추정된다.
(3) 망인과 함께 작업하였던 동료들이 망인 사망 당시의 작업환경과 망인이 쓰러진 원인을 직감적으로 추정하였으리라 보이는바, 쓰러진 망인을 발견한 동료들은 망인의 상반신 옷이 다 젖을 정도로 얼음물을 부었는데 이는 망인이 고체온증으로 쓰러진 것으로 생각하고 체온을 내리려는 목적으로 위와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4) 망인의 시체를 검안한 검안의는 위와 같은 고온의 작업환경이 망인에게 내재한 심혈관 병변을 급격하게 악화시킨 유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당심의 진료기록감정의 또한 열사병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5) 망인의 부검감정 당시 망인의 눈 유리체액에 대한 임상분석결과상 열사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전해질 대사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임상분석결과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시신이 고온의 상태에서 3시간 이상 지난 시점에야 비로소 냉장 안치된 사정을 고려하면 사망 당시 유리체액의 전해질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리체액의 전해질 상태가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을 인정할 수 있는 결정적인 진단수단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5) 소결론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한창훈
판사 김상우
판사 원익선
【관계 법령】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3. "유족"이란 사망한 자의 배우자(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자 녀·부모·손자녀·조부모 또는 형제자매를 말한다.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업무상 질병
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因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다.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
③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62조(유족급여)
① 유족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사망한 경우에 유족에게 지급한다.
② 유족급여는 별표 3에 따른 유족보상연금이나 유족보상일시금으로 하되, 유족보상일시금은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제63조 제1항에 따른 유족보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가 없는 경우에 지급한다.
⑤ 제2항에 따른 유족보상연금의 지급 기준 및 방법,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63조(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의 범위)
① 유족보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이하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라 한다)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그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자로서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던 유족은 제외한다) 중 배우자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 한다. 이 경우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의 판단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 부모 또는 조부모로서 각각 60세 이상인 자
제65조(수급권자인 유족의 순위)
① 제57조 제5항·제62조 제2항(유족보상일시금에 한한다) 및 제4항에 따른 유족 간의 수급권의 순위는 다음 각 호의 순서로 하되, 각 호의 자 사이에서는 각각 그 적힌 순서에 따른다. 이 경우 같은 순위의 수급권자가 2명 이상이면 그 유족에게 똑같이 나누어 지급한다.
1.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 및 조부모
2.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아니하던 배우자·자녀·부 모·손자녀 및 조부모 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형 제자매
제71조(장의비)
① 장의비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사망한 경우에 지급하되, 평균임금의 12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장제(葬祭)를 지낸 유족에게 지급한다. 다만, 장제를 지낼 유족이 없거나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로 유족이 아닌 자가 장제를 지낸 경우에는 평균임금의 12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실제 드는 비용을 그 장제를 지낸 자에게 지급한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61조(생계를 같이 하는 유족의 범위)
법 제63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전단에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이란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1. 근로자와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표상의 세대를 같이 하고 동거하던 유족으로서 근로자의 소득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던 사람
2. 근로자의 소득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던 유족으로서 학업·취 업·요양, 그 밖에 주거상의 형편 등으로 주민등록을 달리하였거나 동거하지 않았던 사람
3. 제1호 및 제2호에 따른 유족 외의 유족으로서 근로자가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경제적 지원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유지하고 있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