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가 주차장 입구에 놓고 간 차 옮기려 운전한 취객에 긴급피난 해당한다며 무죄가 선고
요지
대리운전기사가 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가버려 다른 차 통행에 방해 될까봐 이를 이동시켰다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취객에게 긴급피난에 해당한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긴급피난이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된다.
사실관계
A씨는 지난 6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남 창원의 한 시장 출구에서 도로 가장자리까지 약 2m가량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운전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5%였다.
A씨는 대리운전기사가 차를 주차장 출입구에 세워두고 그냥 가벼려서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될까봐 운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결내용
창원지법 형사5단독 김주석 부장판사는 사건 발생 시장 출구는 그 폭이 차량 1대만 빠져나갈 수 있는 정도라 A씨 차가 출구를 막고 있을 경우 다른 차량이 나갈 수 없게 된다. 실제로 A씨가 차를 옮겨 세운 후에 다른 차들이 출구를 이용해 통행하는 일도 있었다.
A씨의 행위는 대리운전기사의 부적절한 주차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게 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긴급피난)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창원지방법원 2019고정501)를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2019. 12. 12. 선고 2019고정501 판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사건】 2019고정501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피고인】 김AA (5*****-1), 경영자
【검사】 김영진(기소, 검사직무대리), 김수현(공판)
【변호인】 변호사 박윤권
【판결선고】 2019. 12. 12.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46어5683호 벤틀리 차량 운전자이다.
2019. 06. 15 04:35경 혈중알코올농도 0.105%의 술에 취한 상태로, 위 차량을 창원시 ○○구 ○○동 ○○시장 입구에서 그 부근의 ○○시장 입구 도로 가장자리까지 약 2m를 운전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대리운전기사가 차량을 주차장 출입구에 세워두고 그냥 가버려서 후행 차량의 통행 방해를 해소하고자 한 것이므로 고의가 없거나 긴급피난에 해당한다.
3.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전일 저녁 22:00경 ○○시장 건물 2층 주차장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한 상태에서 지인들과 술을 함께 마시고 헤어진 후 이 사건 당일 04:05경 대리운전을 요청한 점,
② 잠시 후 그곳에 도착한 대리운전기사는 피고인의 차량을 운전하여 1층 주차장 출구 부근까지 가는 과정에서 미숙한 운전을 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운전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자 주차장 출구에 차량을 세워두고 간 점,
③ 그 후 피고인은 주차장 출구를 막고 세워진 차량을 약 2m 정도 운전하여 통행 방해 상태를 해소하고 길가에 차량을 주차한 다음 다시 대리운전을 요청하고 기다린 점,
④ 그런데 위 대리운전기사는 피고인이 운전하는 것을 몰래 지켜보다가 신고를 하여 이 사건 음주운전이 적발된 점,
⑤ 위 ○○시장 출구는 그 폭이 차량 1대만 빠져나갈 수 있는 정도여서 피고인의 차량이 막고 서있을 경우 다른 차량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점,
⑥ 피고인이 차량을 옮겨 세운 후 주차장을 나가는 다른 차량들의 통행이 실제로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대리운전기사의 부적절한 주차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게 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합리적이고, 이러한 위난이 피고인이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 공시의 취지는 선고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