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인 A씨는 세입자 B씨와 2016년 9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으로 2년간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B씨는 2017년 12월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A씨는 2018년 3월 임대차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그로부터 10개월 후인 올 1월 B씨는 해당 건물에서 퇴거했다. 당시 연체 차임은 총 1600여만원이었다. 한편 A씨는 B씨에게 임차보증금 3000만원 중 1000만원만 돌려줬다.
그러나 B씨는 방을 빼면서 잠금장치를 설치하고는 남은 임대료 2000만원을 주기 전까지 부동산을 인도해 줄 수 없다고 맞섰다. B씨는 또 2019년 1월 자신이 받아야 할 보증금 2000만원 중 550만원을 C사에 양도했고, A씨에게 이 사실을 통지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남은 임차보증금 2000만원 중 B씨가 C사에 채권을 양도한 550만원을 빼면,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1450만원은 여전히 B씨에 남아있다. A씨가 받아야 할 연체 차임 등 금전지급 채권액이 보증금 채권보다 많으므로, 둘은 대등하게 공제돼야 한다.
B씨는 잠금장치를 설치한 부동산을 A씨에게 인도하고, 밀린 임대료 1600여만원에서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1450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150여만원을 A씨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원심은 B씨의 공제항변을 배척한 잘못이 있다고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등 소송(대법원 2019다1327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금전지급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다13278 판결 건물명도
【사건】 2019다13278 건물명도
【원고, 피상고인】 최AA
【피고, 상고인】 김BB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4. 4. 선고 2018나13988(본소), 2019나71(반소) 판결
【판결선고】 2019. 11. 28.
【주문】
원심판결의 본소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금전지급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8. 3. 19.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서 퇴거하여 사용·수익을 중단한 2019. 1. 1.까지의 연체차임 또는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 및 미납 관리비 합계액(이하 ‘연체차임 등 합계액’이라고 한다)은 16,196,155원인데, 피고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이 채권양도에 의하여 모두 소멸하였다고 보아, 피고의 위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기초로 한 인도청구에 대한 동시이행항변과 금전지급청구에 대한 공제항변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의 본소의 금전지급청구 중 16,196,155원 부분과 인도청구를 받아들였다.
2. 원심의 판단 중 금전지급청구 부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1) 원고는 2016. 9. 3.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임대기간 2016. 10. 3.부터 2018. 10. 3.까지, 임차보증금 30,000,000원, 월차임 1,200,000원으로 정하여 임대하고, 관리비는 임차인이 부담하기로 하였다.
(2) 피고는 그 무렵 원고에게 임차보증금 30,000,000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해 오면서 2017. 12. 4.부터의 차임을 연체하기 시작하였고, 원고는 2018. 3. 19. 피고에게 차임연체를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지하였다.
(3) 피고는 2019. 1. 1.까지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다가 퇴거하였고, 퇴거 당시 연체차임 등 합계액은 16,196,155원이었다.
(4) 원고는 2019. 1. 7. 피고에게 임차보증금 중 10,000,000원을 반환하였다.
(5) 한편, 피고는 2019. 1. 9. ◇◇피앤씨(주)에 이 사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의 잔존액 20,000,000원 중 5,500,000원만을 양도하고, 2019. 1. 11. 원고에게 그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였고(기록 제105쪽 ~ 제107쪽), 그와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전부나 나머지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하였음을 확인할 자료는 보이지 아니하며, 원고와 피고 모두 이 사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이 전부 양도된 것이라고 변론한 적이 없다.
(6) 그렇다면 이 사건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중 14,500,000원(20,000,000원 – 5,500,000원)은 여전히 피고에게 남아 있고, 원고의 연체차임 등 금전지급 채권액이 잔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액을 초과하므로 잔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액 전액이 원고의 연체차임 등 금전지급 채권과 대등액에 관하여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
(7)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고, 연체차임 등 금전지급 채권액에서 잔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액을 공제한 나머지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나. 그런데도 원심이 피고가 ◇◇피앤씨(주)에 이 사건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전부를 양도하여 이미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이 모두 소멸하였다고 보아 피고의 공제항변을 전부 배척하고, 이를 원고의 금전지급청구 부분에서 공제하지 아니한 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원고의 연체차임 등 채권액이 이 사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의 잔존액을 초과하여 이 사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은 공제되어 모두 소멸하였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인도청구 부분에 대하여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소송비용 부담결정에 관한 잘못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고, 원심의 판단에 재판절차를 불공정하게 진행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은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본소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금전지급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