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근무로 얻은 폐질환 탓에 방사선 치료만 받다 백혈병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요지
전립선암 환자가 과거 탄광 근무 시 얻은 폐질환으로 부득이 방사선 치료만을 받다 백혈병 발병으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사실관계
A씨는 1978년부터 1991년까지 약 12년간 B광업소 등 탄광에서 분진작업에 종사했는데, 이로 인해 2016년 8월 만성폐쇄성 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2019년 2월 A씨가 장해등급 3급에 해당한다고 판정, A씨의 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했다.
이후 A씨는 2015년 11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고, 2017년 6월에는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던 중 석 달 뒤인 9월에 사망했다. 당시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사인은 '골수성 백혈병'이었다.
배우자인 B씨는 "남편이 폐질환 때문에 전립선암에 대해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방사선 치료 탓에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해 사망했으므로 A씨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과거 탄광에서 수행한 업무와 골수성 백혈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고, 전립선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도 일반적인 표준치료로서 백혈병의 발병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고, 이에 B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내용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A씨는 폐질환으로 인해 당초 예정되었던 전립선 적출술을 받지 못하고, 부득이 방사선 치료로 선회했다고 봐야 한다. 폐질환으로 인해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됨으로써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방사선 치료를 마친 전립선암 환자에게서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할 경우 그 평균적인 소요기간은 약 3.3년이고, 치료 종료 후 불과 0.16년 만에 발병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방사선 치료를 마친 지 11개월만에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했다고 해서 그 연관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고,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거나 이를 급속히 악화시켜 사망한 경우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증거와 변론 전체에 비춰 보면, A씨는 업무상 질병인 폐질환과 급성골수성 백혈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A씨의 폐질환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사망한 A씨의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서울행정법원 2020구합80530)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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