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건물 간판이 떨어져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파손했다면 건물 소유주에게 50% 책임이 있다.
사실관계
A사는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로 파손된 C씨 차량에 대한 수리비 등으로 387만여원을 지급한 뒤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C씨는 A사 자동차보험에 가입했었는데, 강원도 삼척에 있는 B씨 소유 건물 주차장에 자신의 K5 차량을 세워뒀다가 태풍 콩레이가 몰고온 거세 비바람에 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간판이 떨어지면서 차량을 파손당했다.
판결내용
서울중앙지법 민사18단독 김유미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고 경위와 건물의 파손 부위 등을 보면 건물이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건물외벽의 직접점유자인 B씨는 민법 제758조 1항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만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가 입은 손해가 설치·보존상의 하자와 자연력이 경합해 발생한 경우, 그 손해배상의 범위는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손해 발생에 대해 자연력이 기여했다고 인정되는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당시 삼척에 태풍 콩레이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했고 이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므로 B씨 측 책임을 50%로 제한, A손해보험이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서울중앙지법 2018가소3257911)에서 B씨는 168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11. 선고 2018가소3257911 판결 구상금
【사 건】
2018가소3257911 구상금
【원고】
주식회사 A
【피고】
B
【변론종결】 2019. 9. 6.
【판결선고】 2019. 10. 11.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687,5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2. 7.부터 2019. 10.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875,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2.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C 소유의 D K5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대한 자동차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C은 2018. 10. 6. 피고 소유인 삼척시 E에 있는 철근콘크리트구조, 평스라브지붕 7층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주차장에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해두었는데, 태풍 콩레이로 인한 비바람이 불어 이 사건 건물의 외벽과 거기에 설치된 간판이 떨어져 나와 이 사건 차량을 충격하여 이 사건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2018. 12. 6. 이 사건 차량을 수리한 업체에 수리비로 자기부담금 50만 원을 제외한 3,875,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2.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및 범위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8조 제1항). 한편, 건물 일부의 임차인이 건물 외벽에 설치한 간판이 추락하여 행인이 부상한 경우 건물소유자는 건물 외벽의 직접점유자로서 민법 제758조 제1항 소정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다65516 판결 참조).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건물의 외벽과 거기에 설치된 간판이 강풍에 떨어져나와 이 사건 차량을 파손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와 같은 사고 경위 및 건물의 파손 부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이 사건 건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인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외벽의 직접점유자로서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차량이 손괴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태풍 콩레이라는 자연재해의 불가항력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피고에게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민법 제758조 제1항에 규정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라 함은 그 공작물 자체가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결여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하자의 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으나, 일단 하자 있음이 인정되는 이상 그 손해의 발생에 다른 자연적 사실이 경합한 것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천재지변의 불가항력에 의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하자가 없었다고 하여도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점이 공작물의 소유자나 점유자에 의하여 증명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이 경우 그 공작물의 점유자 겸 소유자는 그 과실 여부에 불구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6647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건물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내지 이 법원의 F사무소, 기상청, 삼척소방서, G파출소, 주식회사 H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태풍 콩레이라는 천재지변의 불가항력에 의한 것으로 이 사건 건물의 하자가 없었다고 하여도 발생하였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책임 제한
다만,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가 입은 손해가 위 설치·보존상의 하자와 자연력이 경합하여 발생한 경우 그 손해배상의 범위는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손해 발생에 대하여 자연력이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제한하여야 할 것인바(2005. 4. 29. 선고 2004다6647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사고 장소인 삼척 지역에 태풍 콩레이로 인하여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고, 이 사건 사고에도 위 태풍이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