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근접한 거리에서 도주하는 자를 향해 실탄을 발사한 행위는 총기사용의 허용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총상을 입은 피해자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
사실관계
송씨는 98년 10월 평택시 노상에서 친구와 함께 50cc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가던 중 경찰검문을 받고 도주하다 복부에 총격을 받고 42일간 입원하는 중상을 입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었다.
판결내용
대법원 민사1부(주심 李揆弘 대법관)는 판결문에서 송씨가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사실은 인정되나 추격하는 경찰관을 위협하거나 거칠게 저항하지 않았고, 다른 경찰관에게 연락해 송씨를 검거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압할 여지가 있었던 점이 인정된다.
따라서 경찰이 비록 오토바이 바퀴를 맞히려고 시도했더라도 근접한 거리에서 도주하는 송씨를 향해 실탄을 발사한 행위는 총기사용의 허용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게 총상을 입은 송모씨(22)와 어머니 김모씨(47)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대법원 2003다57956)에서 국가는 송씨와 김씨에게 각각 1천만원과 2백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2004. 5. 13. 선고 2003다57956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경찰관의 무기 사용 요건 충족 여부의 판단 기준
[2] 50cc 소형 오토바이 1대를 절취하여 운전중인 15∼16세의 절도 혐의자 3인이 경찰관의 검문에 불응하며 도주하자, 경찰관이 체포 목적으로 오토바이의 바퀴를 조준하여 실탄을 발사하였으나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1인이 총상을 입게 된 경우, 제반 사정에 비추어 경찰관의 총기 사용이 사회통념상 허용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경찰관은 범인의 체포, 도주의 방지,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무기는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그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사용하여야 하는바{ 구 경찰관직무집행법(1999. 5. 24. 법률 제5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경찰관의 무기 사용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범죄의 종류, 죄질, 피해법익의 경중, 위해의 급박성, 저항의 강약, 범인과 경찰관의 수, 무기의 종류, 무기 사용의 태양, 주변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평가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특히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큰 권총의 사용에 있어서는 그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50cc 소형 오토바이 1대를 절취하여 운전중인 15∼16세의 절도 혐의자 3인이 경찰관의 검문에 불응하며 도주하자, 경찰관이 체포 목적으로 오토바이의 바퀴를 조준하여 실탄을 발사하였으나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1인이 총상을 입게 된 경우, 제반 사정에 비추어 경찰관의 총기 사용이 사회통념상 허용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경찰관직무집행법(1999. 5. 24. 법률 제5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현행 제10조의4 참조) 구 경찰관직무집행법(1999. 5. 24. 법률 제5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현행 제10조의4 참조) 국가배상법 제2조 , 민법 제75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63445 판결(공1999상, 744) /[2] 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다10084 판결(공1991, 1767), 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다19913 판결(공1991, 2524), 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다9163 판결(공1993하, 2404),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25896 판결(공1994하, 3243)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3. 10. 1. 선고 2003나230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경찰관은 범인의 체포, 도주의 방지,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무기는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그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사용하여야 하는바{ 구 경찰관직무집행법(1999. 5. 24. 법률 제5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경찰관의 무기 사용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범죄의 종류, 죄질, 피해법익의 경중, 위해의 급박성, 저항의 강약, 범인과 경찰관의 수, 무기의 종류, 무기 사용의 태양, 주변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평가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특히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큰 권총의 사용에 있어서는 그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63445 판결 참조).
원심은, 원고 1이 친구인 소외 1과 함께 1998. 10. 25. 04:00경 50cc 효성 슈퍼캡 오토바이 1대를 절취하였고 같은 날 14:30경 또다른 친구인 소외 2(위 3인은 연령이 15세 또는 16세, 직업이 학생, 휴학생 또는 무직이다.)가 원고 1, 소외 1을 태우고 위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가다가 평택시 팽성읍 소재 미곡처리장 앞에서 당시 경기 40가4223호 112 순찰차량을 타고 교통단속을 하던 평택경찰서 소속 경찰공무원인 순경 소외 3 등으로부터 검문을 받게 되자 위 오토바이 절취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운 나머지 도주하기 시작한 사실,
이에 소외 3은 의경 박영선과 함께 위 순찰차량을 타고 위 오토바이를 약 7km 정도 추격하면서 수차례 정지하라고 하였으나 원고 1 등이 이에 불응하고 불법유턴 등을 감행하면서 도주하자 "서지 않으면 쏜다."고 경고방송을 한 후 소지하고 있던 권총으로 공포탄 1발, 실탄 3발을 공중을 향하여 발사하며 위협하였으나 원고 1 등은 계속 불응한 채 도주한 사실,
소외 3은 14:50경 안성천 제방 뚝 비포장 도로에서 위 오토바이의 바퀴를 맞추어 원고 1 등을 체포하기 위하여 위 순찰차에서 내려 약 20m 전방에서 진행하던 위 오토바이 바퀴를 정조준하여 실탄 1발을 발사하였고, 위 실탄의 탄두는 원고 1의 좌측 후복벽을 관통하였으며 원고 1은 위 총상으로 인하여 제5요추골절, 마미신경총손상, 혈복강염 등의 상해를 입게 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각 인정한 후,
위 인정과 같이 원고 1 등 3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15-16세 정도에 불과하였던 점, 원고 1 등은 교통단속을 하던 경찰관의 검문에 불응하여 도주하였으나 추격하는 경찰관을 위협하거나 거칠게 저항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도주만 계속한 점, 원고 1 등 3인이 탑승하고 도주한 위 오토바이는 50cc에 불과한 소형이므로 순찰차로써 충분히 거리를 근접하면서 추격할 수 있었으므로 계속 추격하거나 다른 경찰관에게 연락하여 범인을 검거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원고 1 일행을 제압할 여지가 있었던 점 등에 의하면,
소외 3이 비록 오토바이의 바퀴를 맞히려 시도하였더라도 근접한 거리에서 도주하는 원고 1 일행을 향하여 실탄을 발사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총기사용의 허용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모두 옳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정당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