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서 파는 종합감기약 먹고 부작용이 생겨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아 실명을 했다면 병원에 책임이 있다
요지
약국에서 흔히 파는 일반 종합감기약을 먹고 부작용이 생겨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아 결국 환자가 실명을 했다면 병원에 책임이 있다.
사실관계
A씨는 2010년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약국에서 B사 제품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종합감기약을 사먹었다. 그런데 낫기는커녕 오히려 온몸이 쑤시고 얼굴이 붓기까지 했다. 김씨는 사흘 뒤 C병원 응급실을 찾아 증상 등을 설명했지만, 병원은 A씨가 먹었던 약과 동일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함유된 진통제 등을 처방했다.
이후 A씨의 증상은 더 심각해져 온몸에 발진이 생겼다. 눈은 충혈됐고 고열에 시달렸다. 이에 A씨는 D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약물 부작용인 '스티븐 존슨 증후군(SJS)' 중에서도 정도가 가장 심한 '독성 표피 괴사융해증(TEN)'이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SJS와 TEN은 피부가 벗겨지고 입과 호흡기 등 점막이 파괴돼 호흡곤란이나 실명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A씨는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각막이 손상돼 실명했다. 이에 A씨와 가족들은 감기약 제조사인 B사와 이 약을 팔았던 약사 E씨, 초기 치료를 담당했던 C병원 등을 상대로 4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가 B사의 감기약 때문에 SJS가 발병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다, 해당 감기약 설명서에 SJS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고열이나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의하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에 제약사에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약사에게도 약의 매우 예외적인 부작용까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C병원도 SJS를 초기에 알지 못하고 약물을 처방해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판결내용
서울고법 민사17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가 C병원 응급실을 내원할 당시 발열과 얼굴이 붓는 경향, 가려움과 발진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 또는 약물에 의한 알러지 질환, 자기면역 질환 등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A씨가 내원 전 감기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들은 이상 약물 부작용으로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적어도 A씨가 복용한 약의 종류와 주성분, 복용량 등을 자세히 문진했어야 했는데도 이런 사항들을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C병원은 문진의무를 소홀히 해 감기몸살약과 같은 주성분의 약을 처방함으로써 A씨가 조기에 TEN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해 실명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고 A씨와 가족들(소송대리인 이인재 법무법인 우성 변호사)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서울고등법원 2013나2010343)에서 초진을 한 C병원의 책임을 인정해 3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1심과 마찬가지로 감기약을 제조한 B사와 약사 E씨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2017, 4. 4. 선고 2013나2010343 판결 손해배상(기)
【원고, 항소인】
1. 김〇〇
2. 이●●
3. 이◎◎
4. 이◇◇
원고 4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이●●, 모 김〇〇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〇〇 담당변호사 〇〇〇
【피고, 피항소인】
1. ◆◆약품 주식회사
2. 의료법인 □□의료재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〇〇〇
3. 백■■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〇〇 담당변호사 〇〇〇
【피고들보조참가인】부산광역시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〇〇 담당변호사 〇〇〇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5. 29. 선고 2011가합109314 판결
【변론종결】 2017. 3. 9.
【판결선고】 2017, 4. 4.
【주문】
1. 제1심판결의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에 대한 부분을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청구를 포함하여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은 원고 김〇〇에게 290,714,158원, 원고 이●●에게 7,000,000원, 원고 이◎◎, 이◇◇에게 각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0. 2. 1.부터 2017. 4. 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나. 원고들의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원고들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각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원고들과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 사이의 소송총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 사이에 생긴 부분의 8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이 각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들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의 8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하며, 원고들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하고, 원고 김〇〇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당심에서의 청구 확장으로 인한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 김〇〇이 부담한다.
4.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김〇〇에게 1,510,341,067원, 원고 이●●에게 10,000,000원, 원고 이◎◎, 이◇◇에게 각 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0. 2. 1.부터 당심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원고 김〇〇은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확장 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피고 ◆◆약품 주식회사(이하 ‘피고 ◆◆약품’이라 한다)는 의료약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스파맥 정’[Spamac Tab.,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500mg, 푸르설티아민(fursultiamine, vitamine B1의 유도체) 20mg으로 감기, 몸살, 신경통, 근육통 등 각종 통증성 및 발열성 질환에 대하여 진통, 해열 작용을 하는 미황색의 장방형 정제(錠劑)이다. 이하 ‘스파맥’이라 한다]이라는 명칭의 일반의약품 *각주1)을 제조·판매한 회사이고,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이하 ‘피고 법인’이라 한다)은 부산 ** 소재 □□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을, 피고들보조참가인은 부산 ** 소재 부산△△△(이하 ‘참가인 병원’이라 한다)을 각 운영하고 있으며, 피고 백■■는 부산 ** 소재 ※※※※※약국(이하 ‘이 사건 약국’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약사이다.
*각주1) ‘일반의약품’은 ① 오용·남용될 우려가 적고, 의사나 치과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더라도 안전성 및 유효성을 기대할 수 있는 의약품, ② 질병 치료를 위하여 의사나 치과의사의 전문지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 ③ 의약품의 제형과 약리작용상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의약품의 하나로서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의약품을 말하며(약사법 제2조 제9호), ‘전문의약품’이란 일반의약품이 아닌 의약품을 말한다(약사법 제2조 제10호).
2) 원고 김〇〇은 스파맥을 복용하고 난 후 양안 실명의 장해에 이르게 된 사람이고, 원고 이●●은 원고 김〇〇의 남편이며, 원고 이◎◎, 이◇◇은 원고 김〇〇의 자녀들이다.
나. 원고 김〇〇의 스파맥 복용 경과 등
1) 원고 김〇〇은 2010. 1. 28.(이하 같은 해에 발생한 사실에 관하여는 월일로만 기재한다) 저녁 무렵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며 원고 이●●에게 약을 사다 줄 것을 부탁하였다.
2) 피고 백■■는 이 사건 약국을 방문한 원고 이●●으로부터 원고 김〇〇의 위 증세를 듣고, 원고 이●●에게 스파맥 1통(10정)과 쌍화탕[제조·판매원 : 동인당제약(주)] 1포를 권하여 이를 판매하였다.
3) 원고 김〇〇은 1. 28. 저녁 스파맥 2정과 쌍화탕 1포를 복용하였고, 1. 29. *각주2) 아침 식사 후 스파맥 2정을, 저녁 식사 후 스파맥 2정을 각 복용하였으며, 1. 30. 아침 식사 후 스파맥 2정을 복용하였고, 저녁에 스파맥 2정을 복용한 뒤 수면을 취하였다.
*각주2) 이때부터 쌍화탕은 복용하지 아니하고 계속 물과 함께 스파맥을 복용하였다.
4) 한편, 스파맥에 첨부된 제품안내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복용시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4. 복용시 주의사항
1) 이 약의 복용에 의해 드물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고되어 있으므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즉각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십시오.
① 이 약의 복용 후 곧바로 두드러기, 부종(후두, 눈꺼풀. 입술 등). 가슴 답답함 등과 함께 안색이 창백해지고, 수족이 차가와지고, 식은 땀, 숨 가쁨 등이 나타나는 경우
② 고열을 수반하며 발진, 발적. 화상 모양 수포 등의 격렬한 증상이 전신 피부, 입 및 눈의 점막에 나타난 경우
③ 천식이 나타난 경우
다. 피고 병원 내원 및 치료 내용 등
1) 원고 김〇〇은 1. 31. 10:01경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이틀 전부터 시작된 근육통(myalgia)과 얼굴 주위 붓는 경향, 인후통(sore throat) 및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각주3) 증상 등을 호소하였으며, 당시 원고 김〇〇의 체온은 38.1℃, 혈압은 120/80㎜Hg, 호흡은 분당 20회, 맥박은 분당 88회로 측정되었다.
*각주3) 피고 병원 응급실 기록지(갑 제20호중의 2)에는 원고 김〇〇의 ‘피부상태 : 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뒤이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김〇〇에게 소양성 피부질환 치료 용도로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인 페니라민을 정맥주사하고 경구 복용하도록 처방한 점, 원고 김〇〇이 같은 날 부산△△△에 내원하여 자신의 증세 및 경과, 내원 경위 등에 관하여 진술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김〇〇이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중상을 호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 웅급실 당직의로 근무 중이던 인턴 박aa에게 며칠간 감기약을 복용했다고 이야기했으며, 과거력(P.Hx)과 관련하여 ‘당뇨(DM)/고혈압(HTN)/간염(Hepa)/결핵(Tbc)/약물알러지’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각 해당사항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박aa은 원고 김〇〇의 증세를 급성 상기도 감염으로 보고, 원고 김〇〇에게 아래와 같은 약제의 정맥주사 시행 및 경구 복용 처방 후 1. 31. 12:01경 원고 김〇〇을 귀가시켰다.
(표생략)
라. 참가인 병원 내원 및 치료 내용 등
1) 원고 김〇〇은 집으로 돌아와 1. 31. 점심 및 저녁 식사 후 피고 병원에서 처방, 조제해 준 약을 복용하였고, *각주4) 1. 31. 23:00경 참가인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는데(이하 ‘1차 내원’이라 한다), 당시 참가인 병원 의료진에게 ‘열(fever), 인후통, 전신 가려움증(whole body itching) 증세로 피고 병원 웅급실에서 치료 후 증세가 더 심해져 내원하였다’, ‘1. 30. 저녁부터 다리 쪽 발진(rash)과 가려움증(itching sense)이 시작되어 금일 저녁부터는 상체 쪽으로 심해진다’고 자신의 증세와 내원 경위를 설명하였다.
*각주4)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 중 소론도 정(프레드니솔론)을 제외한 나머지 4가지 약만을 복용하였다고 한다.
2) 참가인 병원 의료진은 원고 김〇〇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약제의 정맥주사 시행 및 경구 복용 처방 후 2. 1. 02:20경 원고 김〇〇을 귀가시켰다.
(표생략)
3) 원고 김〇〇은 2. 1. 10:21 증세가 더 악화되었다면서 다시 참가인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이하 ‘2차 내원’이라 한다). 참가인 병원 의료진은 원고 김〇〇에 대한 이학적 검사 결과 1차 내원 때와는 달리 편도 위를 염증에 의한 삼출물로 추정되는 하얀 판(white plaque)이 덮고 있으며 턱 앞쪽과 아래쪽 밑에 압통을 동반한 붓기 등이 관찰되고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에서 염증 소견이 확인되자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등의 의료진들과 협진을 거쳐 원고 김〇〇의 중세를 스티븐 존슨 증후군[Steven Johnson Syndrome(SJS)]으로 의심하고는 정확한 평가를 위해 2. 1. 12:40 원고 김〇〇을 부산 ** 소재 동아대학교병원으로 전원시켰다.
마. 동아대학교병원 내원 및 치료 과정, 원고 김〇〇의 현 상태 등
1) 원고 김〇〇은 2. 1. 13:12 동아대학교병원에 도착하였는데, 당시 전신 발진, 소양감, 인후통 등을 호소하였고, 체온이 39.2X:로 측정되어 고열이었으며, 양안 결막 의 충혈 소견 등이 관찰되었다.
2) 동아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원고 김〇〇의 증세를 독성 표피 괴사 용해증[Toxic Epidermal Necrolysis(TEN), 리엘 증후군(Lyell Syndrome)이라고도 한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정량적 분류로서 병변이 체표면의 10% 이하를 침범한 경우는 전자, 30% 이상을 침범한 경우는 후자를 뜻한다]으로 진단하고 원고 김〇〇을 입원조치한 다음 내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의 의료진들과 협진을 거쳐 피부 병변의 진행을 막기 위해 의심스러운 모든 약제의 투약을 중단한 뒤 고용량 면역글로블린 주사, 드레싱, 안약 투여, 인공렌즈 교체 등의 치료를 계속하였으나 2. 22. 원고 김〇〇의 우안 각막이 천공되기에 이르자 2. 23. 우안의 영구적 양막 이식술을 시행하였다.
3) 원고 김〇〇은 내과적 증세의 회복으로 3. 16. 동아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였으나, 안과적 증세는 호전되지 않아 이후 동아대학교병원에서 5. 4. 각막편 이식 및 양막이식술(우안), 6. 1. 전층 각막 이식술 및 윤부 이식술(우안), 일시적 양막 이식술(좌안) 등을 받았다.
4) 원고 김〇〇은 제1심에서 신체감정이 시행된 2012년 2월경을 기준으로 시력은 우안의 경우 광각인지, 좌안의 경우 안전수지로 저하되어 실명 상태이고, 우안과 좌안의 각막 모두 혼탁 소견을 보이며, 우안은 전체가 결막으로 덮어지고 안구가 위축되었으며, 좌안은 신생혈관이 자라 들어오는 양상을 보이고 각막 중심부 일부가 얇아지는 등의 영구적 장해(이하 ‘이 사건 장해’라 한다)가 남게 되었다.
바. 관련 의학지식
1)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양 증상(호흡곤란, 전신 홍조, 혈관 부종, 두드러기), 과민 증상(안면 부종, 호흡곤란, 발한, 저혈압), 구역, 구토, 식욕부진, 쇼크 등이 있으며, 장기 투여 시 만성 간 괴사, 급성 췌장염, 만성 간염, 신독성 등을, 과량 투여 시간, 신장, 심근의 괴사를 각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는 피부 발진, 스티븐 존슨 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가)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심한 급성 피부 점막 반응에 의해 광범위한 피부 손상(박리, 괴사 등) 및 점막 침범 등이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대부분 약물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50% 이상,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80~95%), 일 년에 백만 명당 각각 1.2~6명, 0.4~1.2명 정도의 해당 환자가 보고되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치료에도 불구하고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경우 1%,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경우 5~50% 정도의 환자가 사망에까지 이르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아직 두 질환에 대한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병변이 침범하는 체표면적에만 차이가 있는 연속선상의 질환군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많은 의사들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경중만 다룰 뿐 같은 질환으로 보아 두 질환의 구분을 위한 정량적 기준을 제시하여 병변이 체표면의 10% 이하를 침범한 경우는 전자, 30% 이상을 침범한 경우는 후자로 분류한다.
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유발하는 원인 약물로는 100가지 이상이 보고되었는데, 대표적인 약제로는 설파(sulfa) 계통의 항생제인 설폰아마이드(sulfonamide)와 코트리목사졸(cotrimoxazole), 항경련제인 페니토인(phenytoin), 카바마제핀(carbamazepine), NSAIDs(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일종인 옥시캄(oxicam) 유도체, 알로푸리놀(allopurinol) 등이 거론된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병태 생리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약물과 연관된 항원을 표현하는 각질형성세포에 대한 세포독성 면역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상당히 드물게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FDA에서는 2013. 8. 1.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심각한 피부반응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와 달리 아직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이 확실하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하여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는 해외에서는 5건이고, 국내에서는 2014년 2월경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35건이 보고되었으나 후자의 경우 해당 약품과의 인과관계 여부에 관한 명확한 판단이 내려진 뒤 보고된 것은 아니어서 실제 사례는 그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환자의 50% 이상이 1~14일간 지속되는 발열, 인후통, 근육통, 비염, 흉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선행한 뒤 1~3일 후 피부와 점막의 증상이 발생한다. 대개 피부 병변은 얼굴, 목, 턱, 상부 체간, 사지의 근위부 등에서 반점상 혹은 홍역상 발진으로 시작하여 사지 및 다른 신체 부위로 급격히 퍼져가며 광범위한 홍반이 출현한 후 수포가 발생하고 외부 압력에 쉽게 피부가 벗겨진다. 90% 환자에서 점막 침범이 관찰되는데 침 삼킬 때 목이 아프다거나 눈이 따가운 증상은 점막 침범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구강, 결막, 항문생식기 점막을 침범하여 미란을 보일 수 있다. 흔하진 않지만 호흡기, 위장관 점막을 침범하기도 하여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그 외 간, 신장 등 내부 장기의 침범을 보일 수도 있다. 눈을 침범할 경우 양안 눈꺼풀의 부종을 동반한 화농성 결막염으로 시작하여 홍채염. 결막 부종, 각막 짓무름, 각막 혼탁 등이 발생 가능하며, 심할 경우 안내염, 각막 천공 등에 의해 실명에까지 이르는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라)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빨리 진단하고, 원인되는 약물을 바로 중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최선의 치료법이다. 진단이나 처치가 늦어지는 경우 많은 치명적인 합병증과 높은 사망률을 보이므로 즉각적으로 원인약제를 찾아내고 사용을 멈춰야 하는데, 이때 최근 4주 이내에 새로 투입된 약제이거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진 약물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 후속 치료는 매우 어렵고 복잡하며, 많은 경험과 각각의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심한 경우에는 화상센터에서의 집중치료가 필요하며, 수분 및 전해질 균형, 이차 감염의 치료, 괴사 조직의 제거 등 증상에 따른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양한 면역억제 또는 항염증 치료로 전신 스테로이드제 투여, 고용량 정맥 면역글로불린 주사, 혈장교환법 등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2차 감염이 동반된 경우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고, 눈이 침범된 경우 실명에 이르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안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내지 6호증, 갑 제 7호증의 1 내지 4, 갑 제9호증, 갑 제20호증의 1, 2, 3, 갑 제21호증의 1 내지 10, 갑 제22호증의 1, 2, 3, 갑 제23, 48, 49, 52, 53, 54, 58호증, 갑 제72호증의 3, 을나 제1호증, 을다 제1호증, 을다 제2호증의 2 내지 8, 을다 제3호증의 1 내지 5, 을다 제4호증의 1, 을다 제5호증의 1의 각 기재,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제1심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제1심의 동아대학교병원장, 한국의 약품관리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당심의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당심의 국민건강보험 공단 이사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당심의 원고 김〇〇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 ◆◆약품이 제조한 스파맥의 표시상 결함, 피고 병원의 의료상 과실, 피고 백■■의 복약지도의무 위반이 경합하여 원고 김〇〇이 스파맥을 복용한 후 그 부작용으로 이 사건 장해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 김〇〇 및 그 가족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게 된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바, 이하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별로 항목을 달리하여 원고들 의 구체적 주장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3. 피고 ◆◆약품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 ◆◆약품은 일반의약품인 스파맥을 제조한 회사로서 전문의약품과는 달리 직접 소비자에게 스파맥에 대한 합리적 설명, 지시, 경고 기타 표시를 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파맥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리엘 증후군)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 제품안내서에 위 각 병명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초기에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의료 문외한인 일반 구매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강렬하고 명료하게 표시하며, 경우에 따라 실명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사실까지 분명히 경고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고, 그 결과 원고 김〇〇은 스파맥 복용 후 자신에게 나타난 증세가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으로서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발생에 따른 것임을 전혀 의심 내지 인식할 수 없었기에 이후 치료과정 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여 이 사건 장해에 이르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
나. 판단
1) 제조물책임법 제2조 다.목에서는 “표시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설명·지시·경고 또는 그 밖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해당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일반의약품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기재하는 순서와 요령에 관하여 규정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고시인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17조 제3항 제5호에 의하면 의약품을 복용할 경우 더 심해지거나 지속될 수 있는 이상반응을 ‘일반인이 인지할 수 있는 처음 나타나는 이상반응을 기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2)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 ◆◆약품은 스파맥에 첨부된 제품안내서의 ‘복용시 주의사항’란에 “① 이 약의 복용 후 곧바로 두드러기, 부종(후두, 눈꺼풀, 입술 등), 가슴 답답함 등과 함께 안색이 창백해지고, 수족이 차가와지고, 식은 땀, 숨 가쁨 등이 나타나는 경우, ② 고열을 수반하며 발진, 발적, 화상 모양 수포 등의 격렬한 증상이 전신 피부, 입 및 눈의 점막에 나타난 경우” 즉각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라고 기재하였는바, 앞서 본 ‘관련 의학지식’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항은 아세트아미노펜에서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나는 부작용 증세를, ②항은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증세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환자의 50% 이상에서 발열, 인후통, 근육통, 비염, 흉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선행하는데 이러한 증상을 단순 나열하게 되면 질환의 감별이나 경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②항과 같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특징적 증상인 피부 및 점막 침범의 초기 양상과 경과를 기재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 구매자에 대한 설명 및 경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보이는 점, 스티븐 존슨 증후군이나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리엘 증후군)은 전문적 의학용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구체적인 병명을 제품안내서에 명시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②항과 같은 정도의 서술로서 족하다 할 것인 점, 나아가 원고 김〇〇이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호소했던 발열(체온 38.1℃), 얼굴 주위 붓는 경향,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증상은 ①항에서 들고 있는 두드러기나 부종, ②항에서 들고 있는 발진에 포섭될 수 있으므로 원고 김〇〇으로서는 스파맥 제품안내서의 위 기재내용을 통하여 자신에게 나타난 증세가 적어도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일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약품은 스파맥의 제품안내서에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위험성을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위 기재 내용의 표시상 결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원고들의 피고 ◆◆약품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4. 피고 법인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위 인정사실 및 제1심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당심의 성균관대학교 삼성 창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당심의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수내과의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는 응급실을 내원한 원고 김〇〇에 대한 문진의무를 소홀히 하여 스파맥과 주성분(아세트아미노펜)이 동일한 약제를 김〇〇에게 경구 복용하도록 처방함으로써 원고 김〇〇으로 하여금 조기에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이 사건 장해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
①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체온이 38.1℃로 측정되어 발열이 확인되었고, 특히 얼굴 주위의 붓는 경향 및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는바, 이는 감염성 질환 또는 약물에 의한 알러지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으므로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으로서는 원고 김〇〇으로부터 내원 전에 감기약을 복용한 바 있다는 사실을 들은 이상 약물에 의합 부작용으로 위와 같은 증세가 나타난 것인지를 확인한기 위해, 적어도 위 각 질환의 배제진단을 위해서라도 원고 김〇〇에게 복용한 약의 종류, 주성분, 복용량, 복용 시기, 복용 사이의 간격, 함께 복용한 약의 존부 등을 자세히 문진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사항들을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②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으로는 안면 부종, 두드러기 등이 있고, 이러한 부작용은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과는 달리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위와 같은 기본적인 문진의무를 다하여 원고 김〇〇이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스파맥을 복용한 사실을 확인하였더라면 비록 당시 원고 김〇〇의 증세만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진단하기란 여의치 않았다 하더라도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일 가능성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 할 것이므로(제1심에서 진료기록감정을 시행한 감정의는 이 경우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였다) 원고 김〇〇에 대하여 일체의 약물 투여를 중지하고 경과를 관찰하거나 약물 부작용의 경우 원인 약물을 재복용하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여 적어도 원고 김〇〇에게 스파맥과 주성분이 동일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제(타세놀 이알서방정)를 경구 처방하는 조치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③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온 진단이나 처치가 늦어지는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과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므로 빨리 진단하고, 원인되는 약물을 바로 중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도 최선인 치료법이며, 조기 치료를 통해 피부 침범과 점막의 괴사, 병의 중증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바,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의 발생을 염두에 두고 원고 김〇〇에게 약물 투여 중단 등의 적절한 조기 처치를 시행하였더라면 원고 김〇〇의 예후가 양안 실명이라는 중증의 이 사건 장해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 따라서 피고 법인은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소속 의료진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김〇〇 및 그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게 된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법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 법인은,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그 원인이 되는 약물도 100가지 이상으로 다양한 만큼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기 전 원고 김〇〇이 복용한 스파맥의 부작용에 의하여 원고 김〇〇에게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하였다거나 피고 병원에서 투약한 동일 성분의 약제로 그 증세가 더욱 악화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 병원에 뒤이어 원고 김〇〇이 내원한 참가인 병원에서 사용한 약제들에 의해 유발되어 그 후 동아대학교병원에서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으로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설령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에게 위와 같은 의료상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 김〇〇의 이 사건 장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병태 생리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약물에 의해 발현된다고 보는 것이 의학계의 일반적 견해인 점,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드물게나마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 내원 당시 이미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초기 임상 증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이 나타나 있었고, 이후 발진의 부위가 확대되고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경과를 거친 점에 비추어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기 전에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이미 병발한 상태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제1심의 한국의약품관리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참가인 병원 응급실에서 원고 김〇〇에게 정맥 주사한 디크놀 주(이는 피고 병원에서 주사한 클로낙 주와 주성분이 디클로페낙으로 동일하다), 라니티딘 주, 경구 처방한 아모크라 정, 케토라신 정 모두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나, 아세트아미노펜을 포함한 위 각 약제 상호간의 상관관계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데다가 앞서 본 피고 병원 내원 당시 원고 김〇〇의 증세 및 병의 경과 등을 감안하면 위 약제들의 투약으로 인하여 원고 김〇〇에게 스티븐 존슨 증후군이 비로소 발생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 김〇〇의 이 사건 장해는 스파맥의 복용에 따라 나타난 부작용인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에 기인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전제를 달리 하는 피고 법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 법인은 또, 원고 김〇〇이 그 증세가 더욱 악화되어 내원한 참가인 병원에서도 1차 내원 당시 약물 부작용이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진단하지 못한 이상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도 문진 및 진단, 처치상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참가인 병원이 원고 김〇〇을 진료함에 있어 의료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사정은 피고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피고 법인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그에 대한 치료를 하더라도 급격한 경과를 거쳐 예후가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피사용해증이 발생하더라도 그 진행 속도나 후유증은 환자마다 다르다 할 것인데 원고 김〇〇에게 중증의 이 사건 장해가 남은 원인에는 원고 김〇〇 자신의 면역 기전이나 체질적 소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하면,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을 위하여 피고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라. 손해배상의 범위
이 사건 의료사고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재산적, 정신적 손해액의 산출근거, 지출비용, 계산내역과 그 액수는 아래와 같다(다만, 월 12분의 5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 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의료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고, 계산의 편의상 원 미만 및 월 미만은 버린다. 이하 같다).
1) 원고 김 〇〇의 재산상 손해
가) 일실수입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생년월일 및 성별 : 19**. 2. 5.생, 여자
(나) 기대여명 : 51.65년
(다) 여명 종료일 : 2061. 9. 12.
(라) 주거생활권 및 직업 : 도시일용노임
(마) 가동기한 : 만 60세가 될 때인 20**. 2. 4.까지
(바) 노동능력상실를 : 85%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4, 25호증의 각 기재,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당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산 : 334,207,351원
나) 기왕치료비 : 86,552,660원
(1) 동아대학교병원 치료비 : 72,085,660원
(2) 각막대금, 인체조직비용 : 10,250,000원
(3) 약제비 : 4,217,000원
(4) 위 합계 : 86,552,660원(= 72,085,660원 + 10,250,000원 + 4,217,000원)
[인정근거] 갑 제12호증의 1, 2, 갑 제17호증, 갑 제31호증의 1, 2, 갑 제68호증, 갑 제 69호증의 1, 2, 3, 갑 제70호증의 1, 2, 갑 제7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향후치료비
원고 김〇〇은 여명기간 동안 아래와 같은 비용이 소요되는 향후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당심 변론종결일 직후인 2017. 3. 10.부터 여명기간 종료일인 2061. 9. 12.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래 각 향후치료비를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합계 52,412,497원이다.
(1) 향후치료 내역
(가) 진료비(특진료 포함) : 25,000원(회당) × 8회(월) × 12개월 = 2,400,000원(년)
(나) 약제비 : [14,000원(인공누액) + 5,000원(항생제 점안액) + 1,500원(점안연고)](월) × 12개월 = 246,000원(년)
(다) 위 합계 : 2,646,000원
[인정근거]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산 : 52,412,497원(구체적인 계산내역은 별지 <향후치료비 계산표> 참조)
라) 개호비
(1) 위 인정사실 및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김〇〇은 이 사건 의료사고로 인하여 동아대학교병원에서 2010. 2. 23. 우안의 영구적 양막 이식술을, 2010. 5. 4. 각막편 이식 및 양막이식술(우안)을, 2010. 6. 1. 전층 각막 이식술 및 윤부 이식술(우안), 일시적 양막 이식술(좌안) 등을 각 시행받은 후 경과를 관찰하였으나 결국 회복되지 못하고 2010. 8. 16.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시력이 우안 안전수동 좌안 0.02 로 측정되어 시력장애 1급 1호의 진단을 받은 사실, 원고 김〇〇은 제1심에서 신체감정이 시행된 2012. 2. 23. 무렵에는 환경이 익숙한 주거지에서 화장실을 찾아가거나 방 사이의 이동 등을 할 수 있고, 식사와 목욕을 혼자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밖에 가사, 외출, 시력을 요구하는 일 등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제1심에서 신체감정이 시행된 2012. 2. 23. 무렵에는 원고 김〇〇이 맹인으로서의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으로 보이므로 양안 실명에 이르러 시력장애 1급 1호의 장애진단을 받은 2010. 8. 16.부터 제1심 신체감정 시행일인 2012. 2. 23.까지는 1일 8시간 성인남녀 1인의 개호가 필요하지만 그 다음날부터 여명기간 종료일인 2061. 9. 12.까지는 1일 4시간 성인남녀 1인의 개호로서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원고 김〇〇은, 참가인 병원과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입원하였던 2010. 2. 1.부터 2010. 8. 15.까지 원고 이●●이 원고 김〇〇을 개호하였다는 이유로 위 기간 동안에도 1일 8시간 성인남녀 1인의 개호비를 구하나, 당시 원고 김〇〇이 개호가 필요한 상태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개호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계산 : 429,208,021원
마) 책임의 제한
(1) 피고 법인의 책임제한비율 : 30%
(2) 계산 : 270,714,158원[= 902,380,529원(= 일실수입 334,207,351원 + 기왕치료비 86,552,660원 + 향후치료비 52,412,497원 + 개호비 429,208,021원) × 30%]
2) 위자료
가) 참작한 사유 : 이 사건 의료사고의 경위 및 결과, 그로 인한 후유장해의 부위와 정도, 치료경과, 원고 김〇〇의 나이 및 가족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나) 인정금액
(1) 원고 김〇〇 : 20,000,000원
(2) 원고 이●● : 7,000,000원
(3) 원고 이◎◎, 이◇◇ : 각 3,000,000원
마. 소결론
피고 법인은 원고 김〇〇에게 합계 290,714,158원(재산상 손해액 270,714,158원 + 위자료 20,000,000원), 원고 이●●에게 위자료 7,000,000원, 원고 이◎◎, 이◇◇에게 각 위자료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0. 2. 1.부타 이 판결선고일인 2017. 4. 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 백■■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 백■■는 약사로서 일반의약품인 스파맥을 판매함에 있어 충분한 복약지도를 하여 원고 이●●으로 하여금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야 함에도 자신이 알고 있는 스파맥을 일방적으로 판매하는 데 그쳤을 뿐만 아니라 2009. 6. 10. 식품의약품안전청*각주5) 의약품안전국장이 작성한 의약품 안전성 서한에 의거하여 원고 이●●에게 스파맥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 부작용 등에 관하여 설명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해태하였다.
*각주5) 2013. 3. 23. 대통령령 제24458호에 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조직이 개편되었다.
나. 판단
1) 약사법 제50조 제4항은 “약국개설자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복약지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때 ‘복약지도’란 제2조 제12호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 진단적 판단을 하지 아니하고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약사법의 위 규정에 의하면 약사는 일반의약품 판매 시 자신의 전문적·재량적 판단 하에 복약지도를 할 뿐만 아니라,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백■■는 이 사건 약국을 방문한 원고 이●●으로부터 원고 김〇〇의 감기, 몸살 증세를 듣고, 원고 이●●에게 감기, 몸살, 신경통, 근육통 등 각종 통증성 및 발열성 질환에 대하여 진통, 해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파맥을 권하였는바, 이로써 피고 백■■는 원고 이●●으로 하여금 원고 김〇〇의 증세 완화에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일반의약품을 판매함에 있어 약사에게 요구되는 복약지도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피고 백■■가 원고 이●●에게 같은 효능 내지 효과를 가진 다른 일반의약품들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점을 들어 복약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스파맥을 판매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 한편, 갑 제4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 국장은 2009. 6. 10. 의사 및 약사를 대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정에서 환자들이 허가된 용량보다 많이 복용, 같은 성분이 포함된 여러 제품을 동시 복용, 복용 중 음주 등 중복·과량·장기 투여에 따른 위험성(간 손상, 위장출혈)이 증가할 수 있음에 유의하여 처방·투약 및 복약지도할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작성하여 배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안전성 서한은 어디까지나 의사 및 약사에게 해당 약제에 대하여 일정한 내용의 처방·투약 및 복약지도를 당부하는 것이어서 약사에게 법적인 복약지도의무를 부과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의하더라도 아세트아미노펜의 중복·과량·장기 투여 시 간 손상, 위장 출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서 문제된 경우와 같이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라는 취지가 아니므로 위 안전성 서한을 근거로 하여 피고 백■■에게 복약지도를 다하지 아니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3) 나아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스파맥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발병은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는 점, 피고 백■■가 판매한 스파맥에 첨부된 제품안내서에는 복용시 주의사항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고열을 수반하며 한 발진 등의 격렬한 중상이 전신 피부, 입 및 눈의 점막에 나타난 경우 즉각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약사가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며 해당 약제에 의한 매우 예외적인 부작용까지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는 약물 부작용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구매자가 개별 약제에 첨부된 제품안내서를 참조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백■■가 약사로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일반의약품에 대한 설명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4) 원고들의 피고 백■■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6. 결론
원고들의 피고 법인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피고 ◆◆약품, 백■■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는 제1심판결의 피고 법인에 대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룰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청구를 포함하여 위와 같이 변경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제1심판결의 피고 ◆◆약품, 백■■에 대한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피고 ◆◆약품, 백■■에 대한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피고 ◆◆약품, 백■■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김민기, 이한일 약국서 파는 종합감기약 먹고 부작용이 생겨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아 실명을 했다면 병원에 책임이 있다
서울고등법원 2013나2010343
▩ 요지 : 약국에서 흔히 파는 일반 종합감기약을 먹고 부작용이 생겨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아 결국 환자가 실명을 했다면 병원에 책임이 있다.
▩ 사실관계 : A씨는 2010년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약국에서 B사 제품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종합감기약을 사먹었다. 그런데 낫기는커녕 오히려 온몸이 쑤시고 얼굴이 붓기까지 했다. 김씨는 사흘 뒤 C병원 응급실을 찾아 증상 등을 설명했지만, 병원은 A씨가 먹었던 약과 동일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함유된 진통제 등을 처방했다.
이후 A씨의 증상은 더 심각해져 온몸에 발진이 생겼다. 눈은 충혈됐고 고열에 시달렸다. 이에 A씨는 D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약물 부작용인 '스티븐 존슨 증후군(SJS)' 중에서도 정도가 가장 심한 '독성 표피 괴사융해증(TEN)'이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SJS와 TEN은 피부가 벗겨지고 입과 호흡기 등 점막이 파괴돼 호흡곤란이나 실명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A씨는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각막이 손상돼 실명했다. 이에 A씨와 가족들은 감기약 제조사인 B사와 이 약을 팔았던 약사 E씨, 초기 치료를 담당했던 C병원 등을 상대로 4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가 B사의 감기약 때문에 SJS가 발병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다, 해당 감기약 설명서에 SJS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고열이나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의하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에 제약사에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약사에게도 약의 매우 예외적인 부작용까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C병원도 SJS를 초기에 알지 못하고 약물을 처방해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 판결내용 : 서울고법 민사17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가 C병원 응급실을 내원할 당시 발열과 얼굴이 붓는 경향, 가려움과 발진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 또는 약물에 의한 알러지 질환, 자기면역 질환 등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A씨가 내원 전 감기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들은 이상 약물 부작용으로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적어도 A씨가 복용한 약의 종류와 주성분, 복용량 등을 자세히 문진했어야 했는데도 이런 사항들을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C병원은 문진의무를 소홀히 해 감기몸살약과 같은 주성분의 약을 처방함으로써 A씨가 조기에 TEN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해 실명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고 A씨와 가족들(소송대리인 이인재 법무법인 우성 변호사)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서울고등법원 2013나2010343)에서 초진을 한 C병원의 책임을 인정해 3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1심과 마찬가지로 감기약을 제조한 B사와 약사 E씨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2017, 4. 4. 선고 2013나2010343 판결 손해배상(기)
【원고, 항소인】
1. 김〇〇
2. 이●●
3. 이◎◎
4. 이◇◇
원고 4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이●●, 모 김〇〇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〇〇 담당변호사 〇〇〇
【피고, 피항소인】
1. ◆◆약품 주식회사
2. 의료법인 □□의료재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〇〇〇
3. 백■■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〇〇 담당변호사 〇〇〇
【피고들보조참가인】부산광역시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〇〇 담당변호사 〇〇〇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5. 29. 선고 2011가합109314 판결
【변론종결】 2017. 3. 9.
【판결선고】 2017, 4. 4.
【주문】
1. 제1심판결의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에 대한 부분을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청구를 포함하여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은 원고 김〇〇에게 290,714,158원, 원고 이●●에게 7,000,000원, 원고 이◎◎, 이◇◇에게 각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0. 2. 1.부터 2017. 4. 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나. 원고들의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원고들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각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원고들과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 사이의 소송총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 사이에 생긴 부분의 8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이 각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들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의 8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하며, 원고들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하고, 원고 김〇〇의 피고 ◆◆약품 주식회사, 백■■에 대한 당심에서의 청구 확장으로 인한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 김〇〇이 부담한다.
4.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김〇〇에게 1,510,341,067원, 원고 이●●에게 10,000,000원, 원고 이◎◎, 이◇◇에게 각 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0. 2. 1.부터 당심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원고 김〇〇은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확장 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피고 ◆◆약품 주식회사(이하 ‘피고 ◆◆약품’이라 한다)는 의료약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스파맥 정’[Spamac Tab.,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500mg, 푸르설티아민(fursultiamine, vitamine B1의 유도체) 20mg으로 감기, 몸살, 신경통, 근육통 등 각종 통증성 및 발열성 질환에 대하여 진통, 해열 작용을 하는 미황색의 장방형 정제(錠劑)이다. 이하 ‘스파맥’이라 한다]이라는 명칭의 일반의약품 *각주1)을 제조·판매한 회사이고, 피고 의료법인 □□의료재단(이하 ‘피고 법인’이라 한다)은 부산 ** 소재 □□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을, 피고들보조참가인은 부산 ** 소재 부산△△△(이하 ‘참가인 병원’이라 한다)을 각 운영하고 있으며, 피고 백■■는 부산 ** 소재 ※※※※※약국(이하 ‘이 사건 약국’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약사이다.
*각주1) ‘일반의약품’은 ① 오용·남용될 우려가 적고, 의사나 치과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더라도 안전성 및 유효성을 기대할 수 있는 의약품, ② 질병 치료를 위하여 의사나 치과의사의 전문지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 ③ 의약품의 제형과 약리작용상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의약품의 하나로서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의약품을 말하며(약사법 제2조 제9호), ‘전문의약품’이란 일반의약품이 아닌 의약품을 말한다(약사법 제2조 제10호).
2) 원고 김〇〇은 스파맥을 복용하고 난 후 양안 실명의 장해에 이르게 된 사람이고, 원고 이●●은 원고 김〇〇의 남편이며, 원고 이◎◎, 이◇◇은 원고 김〇〇의 자녀들이다.
나. 원고 김〇〇의 스파맥 복용 경과 등
1) 원고 김〇〇은 2010. 1. 28.(이하 같은 해에 발생한 사실에 관하여는 월일로만 기재한다) 저녁 무렵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며 원고 이●●에게 약을 사다 줄 것을 부탁하였다.
2) 피고 백■■는 이 사건 약국을 방문한 원고 이●●으로부터 원고 김〇〇의 위 증세를 듣고, 원고 이●●에게 스파맥 1통(10정)과 쌍화탕[제조·판매원 : 동인당제약(주)] 1포를 권하여 이를 판매하였다.
3) 원고 김〇〇은 1. 28. 저녁 스파맥 2정과 쌍화탕 1포를 복용하였고, 1. 29. *각주2) 아침 식사 후 스파맥 2정을, 저녁 식사 후 스파맥 2정을 각 복용하였으며, 1. 30. 아침 식사 후 스파맥 2정을 복용하였고, 저녁에 스파맥 2정을 복용한 뒤 수면을 취하였다.
*각주2) 이때부터 쌍화탕은 복용하지 아니하고 계속 물과 함께 스파맥을 복용하였다.
4) 한편, 스파맥에 첨부된 제품안내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복용시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4. 복용시 주의사항
1) 이 약의 복용에 의해 드물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고되어 있으므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즉각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십시오.
① 이 약의 복용 후 곧바로 두드러기, 부종(후두, 눈꺼풀. 입술 등). 가슴 답답함 등과 함께 안색이 창백해지고, 수족이 차가와지고, 식은 땀, 숨 가쁨 등이 나타나는 경우
② 고열을 수반하며 발진, 발적. 화상 모양 수포 등의 격렬한 증상이 전신 피부, 입 및 눈의 점막에 나타난 경우
③ 천식이 나타난 경우
다. 피고 병원 내원 및 치료 내용 등
1) 원고 김〇〇은 1. 31. 10:01경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이틀 전부터 시작된 근육통(myalgia)과 얼굴 주위 붓는 경향, 인후통(sore throat) 및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각주3) 증상 등을 호소하였으며, 당시 원고 김〇〇의 체온은 38.1℃, 혈압은 120/80㎜Hg, 호흡은 분당 20회, 맥박은 분당 88회로 측정되었다.
*각주3) 피고 병원 응급실 기록지(갑 제20호중의 2)에는 원고 김〇〇의 ‘피부상태 : 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뒤이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김〇〇에게 소양성 피부질환 치료 용도로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인 페니라민을 정맥주사하고 경구 복용하도록 처방한 점, 원고 김〇〇이 같은 날 부산△△△에 내원하여 자신의 증세 및 경과, 내원 경위 등에 관하여 진술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김〇〇이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중상을 호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 웅급실 당직의로 근무 중이던 인턴 박aa에게 며칠간 감기약을 복용했다고 이야기했으며, 과거력(P.Hx)과 관련하여 ‘당뇨(DM)/고혈압(HTN)/간염(Hepa)/결핵(Tbc)/약물알러지’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각 해당사항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박aa은 원고 김〇〇의 증세를 급성 상기도 감염으로 보고, 원고 김〇〇에게 아래와 같은 약제의 정맥주사 시행 및 경구 복용 처방 후 1. 31. 12:01경 원고 김〇〇을 귀가시켰다.
(표생략)
라. 참가인 병원 내원 및 치료 내용 등
1) 원고 김〇〇은 집으로 돌아와 1. 31. 점심 및 저녁 식사 후 피고 병원에서 처방, 조제해 준 약을 복용하였고, *각주4) 1. 31. 23:00경 참가인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는데(이하 ‘1차 내원’이라 한다), 당시 참가인 병원 의료진에게 ‘열(fever), 인후통, 전신 가려움증(whole body itching) 증세로 피고 병원 웅급실에서 치료 후 증세가 더 심해져 내원하였다’, ‘1. 30. 저녁부터 다리 쪽 발진(rash)과 가려움증(itching sense)이 시작되어 금일 저녁부터는 상체 쪽으로 심해진다’고 자신의 증세와 내원 경위를 설명하였다.
*각주4)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 중 소론도 정(프레드니솔론)을 제외한 나머지 4가지 약만을 복용하였다고 한다.
2) 참가인 병원 의료진은 원고 김〇〇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약제의 정맥주사 시행 및 경구 복용 처방 후 2. 1. 02:20경 원고 김〇〇을 귀가시켰다.
(표생략)
3) 원고 김〇〇은 2. 1. 10:21 증세가 더 악화되었다면서 다시 참가인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이하 ‘2차 내원’이라 한다). 참가인 병원 의료진은 원고 김〇〇에 대한 이학적 검사 결과 1차 내원 때와는 달리 편도 위를 염증에 의한 삼출물로 추정되는 하얀 판(white plaque)이 덮고 있으며 턱 앞쪽과 아래쪽 밑에 압통을 동반한 붓기 등이 관찰되고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에서 염증 소견이 확인되자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등의 의료진들과 협진을 거쳐 원고 김〇〇의 중세를 스티븐 존슨 증후군[Steven Johnson Syndrome(SJS)]으로 의심하고는 정확한 평가를 위해 2. 1. 12:40 원고 김〇〇을 부산 ** 소재 동아대학교병원으로 전원시켰다.
마. 동아대학교병원 내원 및 치료 과정, 원고 김〇〇의 현 상태 등
1) 원고 김〇〇은 2. 1. 13:12 동아대학교병원에 도착하였는데, 당시 전신 발진, 소양감, 인후통 등을 호소하였고, 체온이 39.2X:로 측정되어 고열이었으며, 양안 결막 의 충혈 소견 등이 관찰되었다.
2) 동아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원고 김〇〇의 증세를 독성 표피 괴사 용해증[Toxic Epidermal Necrolysis(TEN), 리엘 증후군(Lyell Syndrome)이라고도 한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정량적 분류로서 병변이 체표면의 10% 이하를 침범한 경우는 전자, 30% 이상을 침범한 경우는 후자를 뜻한다]으로 진단하고 원고 김〇〇을 입원조치한 다음 내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의 의료진들과 협진을 거쳐 피부 병변의 진행을 막기 위해 의심스러운 모든 약제의 투약을 중단한 뒤 고용량 면역글로블린 주사, 드레싱, 안약 투여, 인공렌즈 교체 등의 치료를 계속하였으나 2. 22. 원고 김〇〇의 우안 각막이 천공되기에 이르자 2. 23. 우안의 영구적 양막 이식술을 시행하였다.
3) 원고 김〇〇은 내과적 증세의 회복으로 3. 16. 동아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였으나, 안과적 증세는 호전되지 않아 이후 동아대학교병원에서 5. 4. 각막편 이식 및 양막이식술(우안), 6. 1. 전층 각막 이식술 및 윤부 이식술(우안), 일시적 양막 이식술(좌안) 등을 받았다.
4) 원고 김〇〇은 제1심에서 신체감정이 시행된 2012년 2월경을 기준으로 시력은 우안의 경우 광각인지, 좌안의 경우 안전수지로 저하되어 실명 상태이고, 우안과 좌안의 각막 모두 혼탁 소견을 보이며, 우안은 전체가 결막으로 덮어지고 안구가 위축되었으며, 좌안은 신생혈관이 자라 들어오는 양상을 보이고 각막 중심부 일부가 얇아지는 등의 영구적 장해(이하 ‘이 사건 장해’라 한다)가 남게 되었다.
바. 관련 의학지식
1)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양 증상(호흡곤란, 전신 홍조, 혈관 부종, 두드러기), 과민 증상(안면 부종, 호흡곤란, 발한, 저혈압), 구역, 구토, 식욕부진, 쇼크 등이 있으며, 장기 투여 시 만성 간 괴사, 급성 췌장염, 만성 간염, 신독성 등을, 과량 투여 시간, 신장, 심근의 괴사를 각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는 피부 발진, 스티븐 존슨 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가)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심한 급성 피부 점막 반응에 의해 광범위한 피부 손상(박리, 괴사 등) 및 점막 침범 등이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대부분 약물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50% 이상,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80~95%), 일 년에 백만 명당 각각 1.2~6명, 0.4~1.2명 정도의 해당 환자가 보고되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치료에도 불구하고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경우 1%,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경우 5~50% 정도의 환자가 사망에까지 이르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아직 두 질환에 대한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병변이 침범하는 체표면적에만 차이가 있는 연속선상의 질환군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많은 의사들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경중만 다룰 뿐 같은 질환으로 보아 두 질환의 구분을 위한 정량적 기준을 제시하여 병변이 체표면의 10% 이하를 침범한 경우는 전자, 30% 이상을 침범한 경우는 후자로 분류한다.
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유발하는 원인 약물로는 100가지 이상이 보고되었는데, 대표적인 약제로는 설파(sulfa) 계통의 항생제인 설폰아마이드(sulfonamide)와 코트리목사졸(cotrimoxazole), 항경련제인 페니토인(phenytoin), 카바마제핀(carbamazepine), NSAIDs(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일종인 옥시캄(oxicam) 유도체, 알로푸리놀(allopurinol) 등이 거론된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병태 생리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약물과 연관된 항원을 표현하는 각질형성세포에 대한 세포독성 면역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상당히 드물게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FDA에서는 2013. 8. 1.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심각한 피부반응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와 달리 아직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이 확실하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하여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는 해외에서는 5건이고, 국내에서는 2014년 2월경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35건이 보고되었으나 후자의 경우 해당 약품과의 인과관계 여부에 관한 명확한 판단이 내려진 뒤 보고된 것은 아니어서 실제 사례는 그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환자의 50% 이상이 1~14일간 지속되는 발열, 인후통, 근육통, 비염, 흉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선행한 뒤 1~3일 후 피부와 점막의 증상이 발생한다. 대개 피부 병변은 얼굴, 목, 턱, 상부 체간, 사지의 근위부 등에서 반점상 혹은 홍역상 발진으로 시작하여 사지 및 다른 신체 부위로 급격히 퍼져가며 광범위한 홍반이 출현한 후 수포가 발생하고 외부 압력에 쉽게 피부가 벗겨진다. 90% 환자에서 점막 침범이 관찰되는데 침 삼킬 때 목이 아프다거나 눈이 따가운 증상은 점막 침범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구강, 결막, 항문생식기 점막을 침범하여 미란을 보일 수 있다. 흔하진 않지만 호흡기, 위장관 점막을 침범하기도 하여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그 외 간, 신장 등 내부 장기의 침범을 보일 수도 있다. 눈을 침범할 경우 양안 눈꺼풀의 부종을 동반한 화농성 결막염으로 시작하여 홍채염. 결막 부종, 각막 짓무름, 각막 혼탁 등이 발생 가능하며, 심할 경우 안내염, 각막 천공 등에 의해 실명에까지 이르는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라)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빨리 진단하고, 원인되는 약물을 바로 중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최선의 치료법이다. 진단이나 처치가 늦어지는 경우 많은 치명적인 합병증과 높은 사망률을 보이므로 즉각적으로 원인약제를 찾아내고 사용을 멈춰야 하는데, 이때 최근 4주 이내에 새로 투입된 약제이거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진 약물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 후속 치료는 매우 어렵고 복잡하며, 많은 경험과 각각의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심한 경우에는 화상센터에서의 집중치료가 필요하며, 수분 및 전해질 균형, 이차 감염의 치료, 괴사 조직의 제거 등 증상에 따른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양한 면역억제 또는 항염증 치료로 전신 스테로이드제 투여, 고용량 정맥 면역글로불린 주사, 혈장교환법 등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2차 감염이 동반된 경우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고, 눈이 침범된 경우 실명에 이르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안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내지 6호증, 갑 제 7호증의 1 내지 4, 갑 제9호증, 갑 제20호증의 1, 2, 3, 갑 제21호증의 1 내지 10, 갑 제22호증의 1, 2, 3, 갑 제23, 48, 49, 52, 53, 54, 58호증, 갑 제72호증의 3, 을나 제1호증, 을다 제1호증, 을다 제2호증의 2 내지 8, 을다 제3호증의 1 내지 5, 을다 제4호증의 1, 을다 제5호증의 1의 각 기재,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제1심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제1심의 동아대학교병원장, 한국의 약품관리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당심의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당심의 국민건강보험 공단 이사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당심의 원고 김〇〇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 ◆◆약품이 제조한 스파맥의 표시상 결함, 피고 병원의 의료상 과실, 피고 백■■의 복약지도의무 위반이 경합하여 원고 김〇〇이 스파맥을 복용한 후 그 부작용으로 이 사건 장해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 김〇〇 및 그 가족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게 된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바, 이하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별로 항목을 달리하여 원고들 의 구체적 주장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3. 피고 ◆◆약품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 ◆◆약품은 일반의약품인 스파맥을 제조한 회사로서 전문의약품과는 달리 직접 소비자에게 스파맥에 대한 합리적 설명, 지시, 경고 기타 표시를 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파맥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리엘 증후군)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 제품안내서에 위 각 병명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초기에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의료 문외한인 일반 구매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강렬하고 명료하게 표시하며, 경우에 따라 실명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사실까지 분명히 경고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고, 그 결과 원고 김〇〇은 스파맥 복용 후 자신에게 나타난 증세가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으로서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발생에 따른 것임을 전혀 의심 내지 인식할 수 없었기에 이후 치료과정 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여 이 사건 장해에 이르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
나. 판단
1) 제조물책임법 제2조 다.목에서는 “표시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설명·지시·경고 또는 그 밖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해당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일반의약품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기재하는 순서와 요령에 관하여 규정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고시인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17조 제3항 제5호에 의하면 의약품을 복용할 경우 더 심해지거나 지속될 수 있는 이상반응을 ‘일반인이 인지할 수 있는 처음 나타나는 이상반응을 기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2)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 ◆◆약품은 스파맥에 첨부된 제품안내서의 ‘복용시 주의사항’란에 “① 이 약의 복용 후 곧바로 두드러기, 부종(후두, 눈꺼풀, 입술 등), 가슴 답답함 등과 함께 안색이 창백해지고, 수족이 차가와지고, 식은 땀, 숨 가쁨 등이 나타나는 경우, ② 고열을 수반하며 발진, 발적, 화상 모양 수포 등의 격렬한 증상이 전신 피부, 입 및 눈의 점막에 나타난 경우” 즉각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라고 기재하였는바, 앞서 본 ‘관련 의학지식’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항은 아세트아미노펜에서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나는 부작용 증세를, ②항은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증세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 환자의 50% 이상에서 발열, 인후통, 근육통, 비염, 흉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선행하는데 이러한 증상을 단순 나열하게 되면 질환의 감별이나 경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②항과 같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특징적 증상인 피부 및 점막 침범의 초기 양상과 경과를 기재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 구매자에 대한 설명 및 경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보이는 점, 스티븐 존슨 증후군이나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리엘 증후군)은 전문적 의학용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구체적인 병명을 제품안내서에 명시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②항과 같은 정도의 서술로서 족하다 할 것인 점, 나아가 원고 김〇〇이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호소했던 발열(체온 38.1℃), 얼굴 주위 붓는 경향,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증상은 ①항에서 들고 있는 두드러기나 부종, ②항에서 들고 있는 발진에 포섭될 수 있으므로 원고 김〇〇으로서는 스파맥 제품안내서의 위 기재내용을 통하여 자신에게 나타난 증세가 적어도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일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약품은 스파맥의 제품안내서에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위험성을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위 기재 내용의 표시상 결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원고들의 피고 ◆◆약품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4. 피고 법인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위 인정사실 및 제1심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당심의 성균관대학교 삼성 창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당심의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수내과의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는 응급실을 내원한 원고 김〇〇에 대한 문진의무를 소홀히 하여 스파맥과 주성분(아세트아미노펜)이 동일한 약제를 김〇〇에게 경구 복용하도록 처방함으로써 원고 김〇〇으로 하여금 조기에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이 사건 장해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
①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체온이 38.1℃로 측정되어 발열이 확인되었고, 특히 얼굴 주위의 붓는 경향 및 무릎 안쪽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는바, 이는 감염성 질환 또는 약물에 의한 알러지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으므로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으로서는 원고 김〇〇으로부터 내원 전에 감기약을 복용한 바 있다는 사실을 들은 이상 약물에 의합 부작용으로 위와 같은 증세가 나타난 것인지를 확인한기 위해, 적어도 위 각 질환의 배제진단을 위해서라도 원고 김〇〇에게 복용한 약의 종류, 주성분, 복용량, 복용 시기, 복용 사이의 간격, 함께 복용한 약의 존부 등을 자세히 문진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사항들을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②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으로는 안면 부종, 두드러기 등이 있고, 이러한 부작용은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과는 달리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위와 같은 기본적인 문진의무를 다하여 원고 김〇〇이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스파맥을 복용한 사실을 확인하였더라면 비록 당시 원고 김〇〇의 증세만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진단하기란 여의치 않았다 하더라도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일 가능성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 할 것이므로(제1심에서 진료기록감정을 시행한 감정의는 이 경우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였다) 원고 김〇〇에 대하여 일체의 약물 투여를 중지하고 경과를 관찰하거나 약물 부작용의 경우 원인 약물을 재복용하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여 적어도 원고 김〇〇에게 스파맥과 주성분이 동일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제(타세놀 이알서방정)를 경구 처방하는 조치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③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온 진단이나 처치가 늦어지는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과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므로 빨리 진단하고, 원인되는 약물을 바로 중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도 최선인 치료법이며, 조기 치료를 통해 피부 침범과 점막의 괴사, 병의 중증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바,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의 발생을 염두에 두고 원고 김〇〇에게 약물 투여 중단 등의 적절한 조기 처치를 시행하였더라면 원고 김〇〇의 예후가 양안 실명이라는 중증의 이 사건 장해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 따라서 피고 법인은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소속 의료진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김〇〇 및 그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게 된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법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 법인은,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그 원인이 되는 약물도 100가지 이상으로 다양한 만큼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기 전 원고 김〇〇이 복용한 스파맥의 부작용에 의하여 원고 김〇〇에게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하였다거나 피고 병원에서 투약한 동일 성분의 약제로 그 증세가 더욱 악화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 병원에 뒤이어 원고 김〇〇이 내원한 참가인 병원에서 사용한 약제들에 의해 유발되어 그 후 동아대학교병원에서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으로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설령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에게 위와 같은 의료상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 김〇〇의 이 사건 장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병태 생리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약물에 의해 발현된다고 보는 것이 의학계의 일반적 견해인 점,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드물게나마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원고 김〇〇은 피고 병원 내원 당시 이미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초기 임상 증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이 나타나 있었고, 이후 발진의 부위가 확대되고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경과를 거친 점에 비추어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기 전에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이미 병발한 상태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제1심의 한국의약품관리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참가인 병원 응급실에서 원고 김〇〇에게 정맥 주사한 디크놀 주(이는 피고 병원에서 주사한 클로낙 주와 주성분이 디클로페낙으로 동일하다), 라니티딘 주, 경구 처방한 아모크라 정, 케토라신 정 모두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나, 아세트아미노펜을 포함한 위 각 약제 상호간의 상관관계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데다가 앞서 본 피고 병원 내원 당시 원고 김〇〇의 증세 및 병의 경과 등을 감안하면 위 약제들의 투약으로 인하여 원고 김〇〇에게 스티븐 존슨 증후군이 비로소 발생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 김〇〇의 이 사건 장해는 스파맥의 복용에 따라 나타난 부작용인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에 기인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전제를 달리 하는 피고 법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 법인은 또, 원고 김〇〇이 그 증세가 더욱 악화되어 내원한 참가인 병원에서도 1차 내원 당시 약물 부작용이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진단하지 못한 이상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도 문진 및 진단, 처치상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참가인 병원이 원고 김〇〇을 진료함에 있어 의료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사정은 피고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피고 법인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그에 대한 치료를 하더라도 급격한 경과를 거쳐 예후가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피사용해증이 발생하더라도 그 진행 속도나 후유증은 환자마다 다르다 할 것인데 원고 김〇〇에게 중증의 이 사건 장해가 남은 원인에는 원고 김〇〇 자신의 면역 기전이나 체질적 소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하면,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을 위하여 피고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라. 손해배상의 범위
이 사건 의료사고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재산적, 정신적 손해액의 산출근거, 지출비용, 계산내역과 그 액수는 아래와 같다(다만, 월 12분의 5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 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의료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고, 계산의 편의상 원 미만 및 월 미만은 버린다. 이하 같다).
1) 원고 김 〇〇의 재산상 손해
가) 일실수입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생년월일 및 성별 : 19**. 2. 5.생, 여자
(나) 기대여명 : 51.65년
(다) 여명 종료일 : 2061. 9. 12.
(라) 주거생활권 및 직업 : 도시일용노임
(마) 가동기한 : 만 60세가 될 때인 20**. 2. 4.까지
(바) 노동능력상실를 : 85%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4, 25호증의 각 기재,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당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산 : 334,207,351원
나) 기왕치료비 : 86,552,660원
(1) 동아대학교병원 치료비 : 72,085,660원
(2) 각막대금, 인체조직비용 : 10,250,000원
(3) 약제비 : 4,217,000원
(4) 위 합계 : 86,552,660원(= 72,085,660원 + 10,250,000원 + 4,217,000원)
[인정근거] 갑 제12호증의 1, 2, 갑 제17호증, 갑 제31호증의 1, 2, 갑 제68호증, 갑 제 69호증의 1, 2, 3, 갑 제70호증의 1, 2, 갑 제7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향후치료비
원고 김〇〇은 여명기간 동안 아래와 같은 비용이 소요되는 향후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당심 변론종결일 직후인 2017. 3. 10.부터 여명기간 종료일인 2061. 9. 12.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래 각 향후치료비를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합계 52,412,497원이다.
(1) 향후치료 내역
(가) 진료비(특진료 포함) : 25,000원(회당) × 8회(월) × 12개월 = 2,400,000원(년)
(나) 약제비 : [14,000원(인공누액) + 5,000원(항생제 점안액) + 1,500원(점안연고)](월) × 12개월 = 246,000원(년)
(다) 위 합계 : 2,646,000원
[인정근거]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산 : 52,412,497원(구체적인 계산내역은 별지 <향후치료비 계산표> 참조)
라) 개호비
(1) 위 인정사실 및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김〇〇은 이 사건 의료사고로 인하여 동아대학교병원에서 2010. 2. 23. 우안의 영구적 양막 이식술을, 2010. 5. 4. 각막편 이식 및 양막이식술(우안)을, 2010. 6. 1. 전층 각막 이식술 및 윤부 이식술(우안), 일시적 양막 이식술(좌안) 등을 각 시행받은 후 경과를 관찰하였으나 결국 회복되지 못하고 2010. 8. 16.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시력이 우안 안전수동 좌안 0.02 로 측정되어 시력장애 1급 1호의 진단을 받은 사실, 원고 김〇〇은 제1심에서 신체감정이 시행된 2012. 2. 23. 무렵에는 환경이 익숙한 주거지에서 화장실을 찾아가거나 방 사이의 이동 등을 할 수 있고, 식사와 목욕을 혼자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밖에 가사, 외출, 시력을 요구하는 일 등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제1심에서 신체감정이 시행된 2012. 2. 23. 무렵에는 원고 김〇〇이 맹인으로서의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으로 보이므로 양안 실명에 이르러 시력장애 1급 1호의 장애진단을 받은 2010. 8. 16.부터 제1심 신체감정 시행일인 2012. 2. 23.까지는 1일 8시간 성인남녀 1인의 개호가 필요하지만 그 다음날부터 여명기간 종료일인 2061. 9. 12.까지는 1일 4시간 성인남녀 1인의 개호로서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원고 김〇〇은, 참가인 병원과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입원하였던 2010. 2. 1.부터 2010. 8. 15.까지 원고 이●●이 원고 김〇〇을 개호하였다는 이유로 위 기간 동안에도 1일 8시간 성인남녀 1인의 개호비를 구하나, 당시 원고 김〇〇이 개호가 필요한 상태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개호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계산 : 429,208,021원
마) 책임의 제한
(1) 피고 법인의 책임제한비율 : 30%
(2) 계산 : 270,714,158원[= 902,380,529원(= 일실수입 334,207,351원 + 기왕치료비 86,552,660원 + 향후치료비 52,412,497원 + 개호비 429,208,021원) × 30%]
2) 위자료
가) 참작한 사유 : 이 사건 의료사고의 경위 및 결과, 그로 인한 후유장해의 부위와 정도, 치료경과, 원고 김〇〇의 나이 및 가족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나) 인정금액
(1) 원고 김〇〇 : 20,000,000원
(2) 원고 이●● : 7,000,000원
(3) 원고 이◎◎, 이◇◇ : 각 3,000,000원
마. 소결론
피고 법인은 원고 김〇〇에게 합계 290,714,158원(재산상 손해액 270,714,158원 + 위자료 20,000,000원), 원고 이●●에게 위자료 7,000,000원, 원고 이◎◎, 이◇◇에게 각 위자료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0. 2. 1.부타 이 판결선고일인 2017. 4. 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 백■■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 백■■는 약사로서 일반의약품인 스파맥을 판매함에 있어 충분한 복약지도를 하여 원고 이●●으로 하여금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야 함에도 자신이 알고 있는 스파맥을 일방적으로 판매하는 데 그쳤을 뿐만 아니라 2009. 6. 10. 식품의약품안전청*각주5) 의약품안전국장이 작성한 의약품 안전성 서한에 의거하여 원고 이●●에게 스파맥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 부작용 등에 관하여 설명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해태하였다.
*각주5) 2013. 3. 23. 대통령령 제24458호에 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조직이 개편되었다.
나. 판단
1) 약사법 제50조 제4항은 “약국개설자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복약지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때 ‘복약지도’란 제2조 제12호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 진단적 판단을 하지 아니하고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약사법의 위 규정에 의하면 약사는 일반의약품 판매 시 자신의 전문적·재량적 판단 하에 복약지도를 할 뿐만 아니라,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백■■는 이 사건 약국을 방문한 원고 이●●으로부터 원고 김〇〇의 감기, 몸살 증세를 듣고, 원고 이●●에게 감기, 몸살, 신경통, 근육통 등 각종 통증성 및 발열성 질환에 대하여 진통, 해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파맥을 권하였는바, 이로써 피고 백■■는 원고 이●●으로 하여금 원고 김〇〇의 증세 완화에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일반의약품을 판매함에 있어 약사에게 요구되는 복약지도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피고 백■■가 원고 이●●에게 같은 효능 내지 효과를 가진 다른 일반의약품들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점을 들어 복약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스파맥을 판매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 한편, 갑 제4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 국장은 2009. 6. 10. 의사 및 약사를 대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정에서 환자들이 허가된 용량보다 많이 복용, 같은 성분이 포함된 여러 제품을 동시 복용, 복용 중 음주 등 중복·과량·장기 투여에 따른 위험성(간 손상, 위장출혈)이 증가할 수 있음에 유의하여 처방·투약 및 복약지도할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작성하여 배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안전성 서한은 어디까지나 의사 및 약사에게 해당 약제에 대하여 일정한 내용의 처방·투약 및 복약지도를 당부하는 것이어서 약사에게 법적인 복약지도의무를 부과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의하더라도 아세트아미노펜의 중복·과량·장기 투여 시 간 손상, 위장 출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서 문제된 경우와 같이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라는 취지가 아니므로 위 안전성 서한을 근거로 하여 피고 백■■에게 복약지도를 다하지 아니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3) 나아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스파맥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발병은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는 점, 피고 백■■가 판매한 스파맥에 첨부된 제품안내서에는 복용시 주의사항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고열을 수반하며 한 발진 등의 격렬한 중상이 전신 피부, 입 및 눈의 점막에 나타난 경우 즉각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약사가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며 해당 약제에 의한 매우 예외적인 부작용까지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는 약물 부작용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구매자가 개별 약제에 첨부된 제품안내서를 참조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백■■가 약사로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일반의약품에 대한 설명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4) 원고들의 피고 백■■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6. 결론
원고들의 피고 법인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피고 ◆◆약품, 백■■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는 제1심판결의 피고 법인에 대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룰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청구를 포함하여 위와 같이 변경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제1심판결의 피고 ◆◆약품, 백■■에 대한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피고 ◆◆약품, 백■■에 대한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 김〇〇의 피고 ◆◆약품, 백■■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김민기, 이한일
- 디지털손해사정법인
- 전화상담 : 02-458-8216
- 손해사정사 박성정
- 문자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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