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공무원이 변조된 호적등본을 믿고 사기범의 성명정정신고를 처리해 줘 제3자가 손해를 봤다면 지방자치단체도 배상책임이 있다.
사실관계
고씨는 99년 8월 사기범 고모씨가 서울강남구 역삼1동사무소에서 변조한 호적등본으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이름으로 성명정정신고를 한 후 새로 발급받은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증 등을 이용해 자신 명의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는 바람에 근저당권설정말소등기를 위한 소송비용, 교통비, 법무사 비용, 정신적 피해 등 2천1백여만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1·2심에서 패소했었다.
판결내용
대법원 제2부(주심 李揆弘 대법관)는 판결문에서 주민등록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개명과 같은 사유로 주민등록상의 성명을 정정한 경우 주민등록법 등의 규정에 따라 반드시 본적지의 관할 관청에 변경사항을 통보, 본적지의 호적관서가 정정사항의 진위를 재확인할 수 있도록 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 피고 소속 동사무소 직원은 사기범의 성명을 정정해 주고도 본적지의 호적관서에 통보하지 않고 방치하는 직무상 의무위반으로 원고에게 재산상 · 정신상 손해를 입힌 잘못이 있다.
이어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 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위반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상당인과 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진다.
주민등록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주민등록상의 성명을 정정한 경우 이를 본적지 관할 관청에 통보할 의무도 이에 포함된다고 사기범이 자신과 같은 이름으로 허위 성명정정신고를 내고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설정등기까지 해 손해를 본 고모씨(63)가 사기범의 성명정정신고를 받아준 서울 강남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대법원 2001다59842)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 합의부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1다59842,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위반으로 국가가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의 직무상 의무의 내용과 상당인과관계의 판단 기준
[2] 주민등록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개명과 같은 사유로 주민등록상 성명을 정정한 경우 본적지 관할관청에 그 변경사항을 통보할 직무상의 의무의 유무(적극)와 그 법적 성질
[3] 주민등록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개명으로 인한 주민등록상 성명정정을 본적지 관할관청에 통보하지 아니한 직무상 의무위배행위와 甲과 같은 이름으로 개명허가를 받은 듯이 호적등본을 위조하여 주민등록상 성명을 위법하게 정정한 乙이 甲의 부동산에 관하여 불법적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함으로써 甲이 입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 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 그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내지 기능으로부터 예견가능한 행위 후의 사정,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2] 주민등록법 관계 법령이 본적지와 다른 주민등록지에서 주민의 성명 등과 같은 중요한 기본적 신분사항을 신규등록하거나 이를 사후적으로 변경할 경우에 주민등록지의 관할관청에게 본적지의 관할관청에 대한 통보의무 및 본적지의 관할관청에게 그 등록사항에 관한 확인대조의무와 상이한 사항에 관한 통보의무를 각기 부과하는 한편 그 사무처리과정에 있어서 관련 장부의 비치와 기재, 관계공무원의 날인 등과 같은 사무처리방식을 엄격하게 규율하고 있는 취지는, 사람의 신분사항을 기재한 기초적인 공부로서 그 기재 내용이 진실에 부합되는 것으로 추정을 받고 있는 호적부의 기재사항을 중심으로 주민등록의 신분사항을 일치시키고 만일 그 주민등록에 있어서의 신분사항이 불법적으로 변조 또는 위조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그것을 기초로 하여 발급된 허위내용의 주민등록등·초본, 인감증명서나 주민등록증이 부정사용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신분상·재산상의 권리에 관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될 개연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사태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각 관할관청에게 그러한 통보, 대조의무 등을 부과하고 그 사무처리과정에서의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주민등록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는 만일 개명과 같은 사유로 주민등록상의 성명을 정정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법령의 규정에 따라 반드시 본적지의 관할관청에 대하여 그 변경사항을 통보하여 본적지의 호적관서로 하여금 그 정정사항의 진위를 재확인할 수 있도록 할 직무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직무상 의무는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다.
[3] 주민등록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개명으로 인한 주민등록상 성명정정을 본적지 관할관청에 통보하지 아니한 직무상 의무위배행위와 甲과 같은 이름으로 개명허가를 받은 듯이 호적등본을 위조하여 주민등록상 성명을 위법하게 정정한 乙이 甲의 부동산에 관하여 불법적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함으로써 甲이 입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국가배상법 제2조, 민법 제750조
[2]주민등록법 제1조, 제13조의3, 구 주민등록법시행령(1999. 7. 23. 대통령령 제1647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현행 제19조 참조)
[3]국가배상법 제2조,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3. 2. 12. 선고 91다43466 판결(공1993상, 958), 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30877 판결(공1994상, 1923),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다36285 판결(공1995상, 667),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15646 판결(공1995상, 1830),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2907 판결(공1997하, 3055),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49534 판결(공1998상, 691), 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36613 판결(공1998상, 1578), 1998. 9. 22. 선고 98다2631 판결(공1998하, 2545), 대법원 1999. 12. 21. 선고 98다29797 판결(공2000상, 265),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55949 판결,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34891 판결(공2001상, 1125), 2001. 10. 23. 선고 99다36280 판결(공2001하, 2520), 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0다55225, 55232 판결(공2002상, 848)
【원고,상고인】고@장
【피고,피상고인】서울특별시 강남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원심판결】서울지법 2001. 8. 22. 선고 2000나7881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소외 1은 1999. 6. 하순경 자기의 호적등본에 마치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개명허가를 받은 것과 같은 허위의 내용을 기입하고 위조된 서미인(書尾印)을 날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성명 소외 1(성이 高씨이다)을 원고의 성명과 동일한 고중장(高重長)으로 변개함으로써 호적등본 1통을 변조하고, 이어 자신의 주소지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번지생략에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번지생략으로 옮긴 다음 1999. 6. 30. 피고 산하 역삼제1동 사무소에 위와 같이 변조된 호적등본을 첨부하여 주민등록상의 성명정정신고를 한 사실,
소외 1의 그와 같은 변조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위 동사무소 직원 소외 2는 소외 1의 주민등록표의 원본 및 인감대장상의 이름을 변조된 호적등본의 내용에 따라 고@장으로 정정한 후 소외 1에게 고@장 명의로 된 허위내용의 주민등록증을 발급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소외 1의 본적지 구청장에게 주민등록사항 정정내용을 통보하지는 아니한 사실,
한편 소외 1은 위와 같은 허위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하여 같은 날부터 1999. 8. 6.까지 사이에 고@장 명의로 된 허위의 인감증명서 17통과 주민등록등·초본을 발급받은 사실,
소외 1은 소외 신@웅으로부터 약속어음을 할인 받으면서 그 담보로 위 허위의 인감증명서 등을 이용하여 원고 소유의 고양시 일산구 풍동 산 65 임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신@웅 앞으로 채권최고액 12억 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준 사실,
그 후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위 호적등본이 변조된 사실을 발견하고 역삼제1동장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였고, 역삼제1동장은 원고에게 소외 1이 호적등본을 변조한 뒤 원고 성명과 동일한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 받아 간 사실을 통지한 사실, 이에 원고는 신@웅을 상대로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소속 공무원인 소외 2가 주민등록법령에서 정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여 소외 1의 본적지 구청장에게 정정내용을 통보하지 아니한 잘못과 원고가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의 소를 수행하면서 들인 소송비용 등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공무원에게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보호목적이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이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면,
가사 공무원이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와 제3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나서, 주민등록법령상의 규정들은 모두 주민등록사항과 호적의 기재 내용을 일치시켜 주민등록의 정확성을 유지함으로써 공공일반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그 목적이 있을 뿐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피고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원고 주장의 손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 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 그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내지 기능으로부터 예견가능한 행위 후의 사정,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2. 12. 선고 91다43466 판결, 1994. 6. 10. 선고 93다30877 판결, 1994. 12. 27. 선고 94다36285 판결, 1995. 4. 11. 선고 94다15646 판결, 1997. 8. 26. 선고 96다33143 판결, 1997. 9. 9. 선고 97다12907 판결, 1998. 2. 10. 선고 97다49534 판결, 1998. 5. 8. 선고 97다36613 판결, 1998. 9. 22. 선고 98다2631 판결, 1999. 12. 21. 선고 98다29797 판결, 2000. 6. 9. 선고 98다55949 판결, 2001. 4. 13. 선고 2000다34891 판결, 2001. 10. 23. 선고 99다36280 판결, 2002. 3. 12. 선고 2000다55225, 55232 판결 등 참조).
주민등록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시·군 또는 구의 주민을 등록하게 함으로써 주민의 거주관계 등 인구의 동태를 상시로 명확히 파악하여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사무의 적정한 처리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법 제1조), 본적지와 주민등록지가 다른 경우에 주민등록지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호적법 제15조의 규정에 의한 호적의 기재사항(예컨대 본적, 성명, 생년월일 등)과 같은 내용의 주민등록을 하였거나 등록사항을 정정 또는 말소한 때에는 그 내용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본적지의 시장·구청장 또는 읍·면장에게 통보하여야 하며,
본적지의 시장·구청장 또는 읍·면장은 이러한 통보를 받은 때에는 그 통보받은 사항 중 호적기재사항과 다른 사항에 대하여는 지체없이 그 내용을 주민등록지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법 제13조의3)고 규정하고 있고, 위 법의 위임에 따른 구 주민등록법시행령(1999. 7. 23. 대통령령 제1647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현행 시행령 제19조에서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에서는 법 제13조의3의 규정에 의한 주민의 성명·생년월일·병역사항 및 주민등록번호와 이에 관한 정정 또는 말소사항을 통보받은 본적지의 시장·구청장 또는 읍·면장은 통보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그 통보받은 사항을 호적부 및 병역관계서류와 대조확인하고, 상이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주민등록지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다시 이를 통보하여야 하며,
본적지의 시장·구청장 또는 읍·면장은 본적지통보접수처리부를 비치하고, 그 통보의 접수처리 상황을 기재하여야 하며, 주민등록지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이러한 통보를 받아 처리한 때에는 주민등록표의 해당란에 관계공무원이 날인하여야 하고, 본적지의 시장·구청장 또는 읍·면장이 통보받은 사항을 대조확인 한 때에는 해당인의 호적부 및 병역관계서류의 상단란 외 여백에 도장을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령이 본적지와 다른 주민등록지에서 주민의 성명 등과 같은 중요한 기본적 신분사항을 신규등록하거나 이를 사후적으로 변경할 경우에 주민등록지의 관할관청에게 본적지의 관할관청에 대한 통보의무 및 본적지의 관할관청에게 그 등록사항에 관한 확인대조의무와 상이한 사항에 관한 통보의무를 각기 부과하는 한편 그 사무처리과정에 있어서 관련 장부의 비치와 기재, 관계공무원의 날인 등과 같은 사무처리방식을 엄격하게 규율하고 있는 취지는,
사람의 신분사항을 기재한 기초적인 공부로서 그 기재 내용이 진실에 부합되는 것으로 추정을 받고 있는 호적부의 기재사항을 중심으로 주민등록의 신분사항을 일치시키고 만일 그 주민등록에 있어서의 신분사항이 불법적으로 변조 또는 위조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그것을 기초로 하여 발급된 허위내용의 주민등록등·초본, 인감증명서나 주민등록증이 부정사용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신분상·재산상의 권리에 관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될 개연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사태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각 관할관청에게 그러한 통보, 대조의무 등을 부과하고 그 사무처리과정에서의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주민등록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는 만일 개명과 같은 사유로 주민등록상의 성명을 정정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법령의 규정에 따라 반드시 본적지의 관할관청에 대하여 그 변경사항을 통보하여 본적지의 호적관서로 하여금 그 정정사항의 진위를 재확인할 수 있도록 할 직무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직무상 의무는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고 할 것이며,
그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내지 기능으로부터 당연히 허위내용의 주민등록등·초본, 인감증명서나 주민등록증이 부정사용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신분상·재산상의 권리에 관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 소속 동사무소 직원 소외 2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소외 1에 관한 주민등록상 성명을 정정한 후 이를 소외 1의 본적지에 통보하였더라면 당연히 본적지의 호적관서에서 그와 같은 불법적인 주민등록상 성명정정 행위를 즉시 적발하였을 것임에도, 이러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그와 같은 통보를 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주민등록상에 허위내용의 성명정정사항이 그대로 방치되었다가 그 정정 시점으로부터 약 한달여가 지날 때까지 소외 1이 그와 같은 허위내용의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초본들을 계속적으로 발급받은 다음 이들 서류를 이용하여 불법적으로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게 됨으로써 원고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결과에 이르렀고,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원고가 그 침해상태를 제거하기 위하여 스스로 말소소송을 제기하고 그 등기의 말소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일정한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나아가 피고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위반에 기인하여 소외 1이 원고의 성명을 모용하여 원고 행세를 하면서 타인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고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담보를 설정하는 등의 처분행위를 하고 그러한 재산권의 침해상태가 일정기간 방치되는 등으로 원고의 재산적 및 인격적 법익이 침해당하게 된 것이라면, 피고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의 과실과 원고의 위와 같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도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인 피고는 소속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원고에게 재산상·정신상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는 다른 전제에서 피고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원고 주장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 채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배척해 버린 원심판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에 관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