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후유증, 수술로 개선 가능하다면 수술 후 상태를 기준으로 노동능력상실률 산정해야한다
요지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수술로 후유증을 일부 치료할 수 있다면 수술 뒤의 상태를 반영해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 손해배상액을 정해야 한다.
사실관계
서씨는 2008년3월께 S의원에서 요실금 진단을 받고 같은 달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후에도 복부 통증이 계속되자 다른 비뇨기과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수술부위에 종양과 같은 부종현상이 발견됐다.
이후 서씨는 대학병원에 입원해 재수술을 받고 처음 수술을 했던 S의원 의사 한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의사가 환자상태를 충분히 주의하고 부작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해 치료를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서씨에게 6,1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내용
대법원 민사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판결문에서 수술로 피해자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는 경우에 신체손상으로 인한 일실이익산정의 전제가 되는 가동능력 상실률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여전히 남을 후유증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이어 원심은 원고의 노동능력상실률을 만성 방광염에 대해 15%, 방광게실(방광근육이 늘어나 부풀어 오른 상태)에 대해 맥브라이드 장해등급표 방광파열을 준용해 26%로 평가한 뒤 복합장해율 37.1%로 인정했는데, 방광게실제거수술은 복강경수술 등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방법이 개발돼 있다.
따라서 원고의 방광게실은 치료가 종결된 것이 아니라 제거수술을 하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원심은 제거수술을 시행하게 된다면 원고의 방광게실 등이 개선될 수 있는지, 수술후에도 후유증이 남는지 여부 등에 더 심리해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했어야 한다고 S의원에서 요실금 치료를 받은 서모(46)씨가 수술을 한 의사 한모(49)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대법원 2010다51406)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51406, 판결 손해배상(의)
【판시사항】
[1] 불법행위 피해자가 관례적이며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을 거부함으로써 손해가 확대된 경우, 그 손해 부분의 부담자(=피해자) 및 그러한 수술로 피해자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는 경우, 가동능력 상실률의 결정 기준(=수술 시행 후 잔존 후유증)
[2] 요실금 테이프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수술 후 방광게실과 만성 방광염이 발생한 사안에서, 피해자의 만성 방광염은 방광게실로 인하여 생긴 것으로 보이고 그 방광게실은 제거수술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방광게실 제거수술로 피해자의 방광게실 등이 개선될 수 있는지, 수술 후 후유증이 남는지 여부 등을 심리·확정한 후 그에 근거하여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3] 불법행위 피해자가 일반병실이 아닌 상급병실에 입원함으로써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입원료 상당의 손해가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인지 여부(원칙적 소극)
[4] 불법행위 피해자가 지출한 한방치료비 등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판결요지】
[1] 불법행위 피해자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 의무가 있으므로, 피해자는 관례적이고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을 용인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수술을 거부함으로써 손해가 확대된 경우 그 손해 부분은 피해자가 부담하여야 하고, 그러한 수술로 피해자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는 경우에 신체 손상으로 인한 일실이익 산정의 전제가 되는 가동능력 상실률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여전히 남을 후유증을 기준으로 하여 정하여져야 한다.
[2] 요실금 테이프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수술 후 방광게실과 만성 방광염이 발생한 사안에서, 피해자의 만성 방광염은 방광게실로 인하여 생긴 것으로 보이고 그 방광게실은 치료가 종결된 것이 아니라 방광게실 제거수술을 하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방광게실 제거수술을 시행하면 피해자의 방광게실 등이 개선될 수 있는지, 수술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지 여부 등을 심리·확정한 후 그에 근거하여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3] 불법행위 피해자가 일반병실에 입원하지 아니하고 상급병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음으로써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입원료 상당의 손해는, 당해 진료행위의 성질상 상급병실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하거나, 일반병실이 없어 부득이 상급병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그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할 수 없다.
[4] 치료비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범위 내에서만 배상청구가 가능한 것이므로, 상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치료행위의 필요성, 기간과 함께 그 진료행위에 대한 보수액의 상당성이 검토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상의 정도, 치료내용, 횟수, 의료사회 일반의 보편적인 치료비 수준(특히 건강보험수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비상식적인 고액 진료비나 저액 진료비의 가능성을 배제하여 합리적으로 그 범위를 정해야 하고, 이는 한방치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63조
[2]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50조, 제763조
[3] 민법 제393조, 제763조
[4] 민법 제393조, 제76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6237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0580 판결(공2006하, 1617),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714 판결(공2010상, 812)
[3]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다39413 판결(공1995상, 1603)
[4] 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다카74 판결(공1988, 900),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다8503 판결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0. 5. 27. 선고 2009나788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이 요실금 테이프 수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에서 방광손상이 생기는 경위, 발생 비율, 손상의 정도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가 이 사건 수술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 1의 방광을 손상시킨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조치는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 피고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사실인정 또는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불법행위 피해자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해자는 관례적이고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을 용인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수술을 거부함으로써 손해가 확대된 경우 그 손해 부분은 피해자가 부담하여야 하고(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0580 등 판결),
그러한 수술로 피해자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는 경우에 신체 손상으로 인한 일실이익 산정의 전제가 되는 가동능력 상실률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여전히 남을 후유증을 기준으로 하여 정하여져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6237 판결 등 참조. 한편 그 수술비용이 다른 요건을 갖추는 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들어감은 물론이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의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따라 원고 1의 노동능력상실률을 만성 방광염에 대하여 15%, 방광게실에 대하여 맥브라이드 장해등급표 비뇨생식기 II(방광)-C-2의 방광파열을 준용하여 26%로 각각 평가한 후 복합장해율 계산방식에 따라 합계 37.1%로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그 채택 증거에 의하면, 원고 1에 대한 신체감정을 실시한 비뇨기과 의사는 “현재 치료 종결 여부의 판단은 불가능하고, 향후 환자가 원하면 방광게실에 대한 수술적인 교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 방광게실이 있으면 소변이 고여 방광염 등 요로감염의 빈도가 증가하게 되고, 감염증상이 있으면 방광게실 제거수술의 적응증이 되는 사실, 방광게실 제거수술은 복강경 수술 등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방법이 개발되어 있는 사실, 원고 1의 만성 방광염은 이 사건 수술 후 방광게실과 함께 발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 1의 만성 방광염은 방광게실로 인하여 생긴 것으로 보이고, 원고 1의 방광게실은 치료가 종결된 것이 아니라 방광게실 제거수술을 하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으로서는 방광게실 제거수술을 시행하게 된다면 원고 1의 방광게실 등이 개선될 수 있는지, 수술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더 심리하여 확정한 후 그에 근거하여 원고 1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 1의 치료가 종결되었음을 전제로 노동능력상실률을 37.1%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질 성형수술비, 상급병실 사용료 차액, 신체감정비용, 한방치료비는 이 사건 의료과실과 상당인과관계가 없어 원고가 배상할 것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성형수술비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일자별로 진료비가 정리된 진료비(약제비) 납입확인서(갑제7호증의1. 기록 45면)에는 이 사건 수술일인 2008. 3. 15.자 수술이 건강보험 요양급여 대상으로 처리되어 수술비 총액 1,130,020원 중 환자본인 부담금액 410,100원만이 신용카드로 결제되고 나머지는 건강보험자 부담금액으로 처리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는 별도로 시술한 질 성형수술비 관련 증거라고 주장하는 진료비 영수증(갑제9호증의3. 기록 66면)에는 2008. 3. 15.자 수술비 1,800,000원 전액이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으로 처리되어 원고 1이 이를 현금으로 지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수술 후 원고 1을 진료한 의사 이민석은 원심에서 ‘ 원고 1을 2008. 3. 24. 진료할 당시 요실금 테이프 수술부위인 질의 전벽이 아닌 질의 후벽 부분에 질 성형수술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기록 527면), 피고가 운영하는 의원 소속 간호사들도 원고 1이 이 사건 수술과 별도로 질 성형수술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을제11호증의1, 2. 기록 681면).
그렇다면 위 진료비 영수증(갑제9호증의3)에 기재된 1,800,000원은 이 사건 수술과 관련이 없는 수술비로서 피고의 이 사건 의료과실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비용이라고 볼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위 비용이 피고의 이 사건 의료과실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치료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상급병실 사용료 차액 부분
불법행위 피해자가 일반병실에 입원하지 아니하고 상급병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음으로써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입원료 상당의 손해는, 당해 진료행위의 성질상 상급병실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하거나, 일반병실이 없어 부득이 상급병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그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다3941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 1이 이 사건 수술 후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진료받으면서 지출한 비용 중 입원료에는 건강보험 요양급여 외에도 상급병실 입원료와 같이 건강보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른바 비급여 1,950,000원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고(갑제7호증의10. 기록 54면), 피고는 원심에서 위 상급병실 사용료 차액은 이 사건 의료과실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도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 입원료가 상급병실에 대한 것인지 여부, 만일 그렇다면 상급병실 사용의 필요성 및 필요한 기간 등에 대하여 좀 더 심리하여 확정한 후에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점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확정하지 아니한 채 상급병실이용료 전액이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치료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치료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상당인과관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신체감정비용에 산입될 치료비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제1심법원은 2008. 6. 18. 부산대학교병원에 비뇨기과 의사 이정주, 재활의학과 의사 신용범을 지정하여 신체감정촉탁을 하였다. 그런데 원고 1은 2008. 7. 8.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았는데 그 비용 21,230원은 건강보험 비급여로 처리되어 원고 1이 부담하였고(갑제10호증의3. 기록 200면), 2008. 8. 1.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비뇨기과 진료를 받았는데 그 비용 5,740원 역시 건강보험 비급여로 처리되어 원고 1이 부담하였다(갑제10호증의4. 기록 201면).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고 1은 2008. 10. 16.자 청구취지정정 및 원인보충서에서 위 비용들을 기왕치료비에 추가하여 청구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심에서 위 비용들은 신체감정을 위하여 지출된 것이므로 소송비용에 해당할 뿐 이 사건 의료과실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고, 원고 1은 신체감정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의 영수증은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2009. 7. 30.자 준비서면, 기록 513면).
위 비용들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소송에서 행하여진 신체감정으로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소송비용으로서 소송비용의 확정 등에 관한 별도의 절차를 통하여 상환되어야 할 것이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의 내용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 1이 실제로 신체감정을 받은 날짜 및 그 내용을 확인하고, 원고 1에 대하여 신체감정 관련 영수증의 제출을 촉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비용들이 신체감정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점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확정하지 아니한 채 위 비용들이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치료비에 해당한다고 하는 원심의 판단에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치료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라. 한방치료비 부분
치료비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범위 내에서만 배상청구가 가능한 것이므로, 상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치료행위의 필요성, 기간과 함께 그 진료행위에 대한 보수액의 상당성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상의 정도, 치료내용, 횟수, 의료사회일반의 보편적인 치료비 수준(특히 건강보험수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비상식적인 고액 진료비나 저액 진료비의 가능성을 배제하여 합리적으로 그 범위를 정해야 할 것이고( 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다카74 판결,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다8503 판결 등 참조), 이는 한방치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 1은 2008. 4. 25.부터 2008. 5. 27.까지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2008. 7. 29.에 이르러서야 한방치료를 받은 사실, 원고 1이 제출한 한방치료비 영수증(갑제10호증의2, 5. 기록 199면, 202면)에 의하면, 진찰료가 없고 전액 투약비용이며,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으로 처리되어 원고 1이 부담한 사실을 알 수 있고, 피고는 원심에서 위 한방치료비는 이 사건 의료과실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 1이 받은 한방치료의 내용, 한약제의 성분 및 효과, 해당 한약제가 원고 1이 입은 상해인 방광염, 방광게실이 없는 경우에도 일반적인 신체기능 유지·증진을 위하여 사용되는 것인지 여부,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으로 처리된 이유 등에 관하여 좀 더 심리하여 상당인과관계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점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확정하지 아니한 채 위 비용들이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치료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치료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