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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가입 때 병력 알리지 않으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보험가입 때 병력 알리지 않으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서울고등법원 2017나2055603 판결

 

요지

 

단답형으로 이뤄지는 전화 보험가입 과정에서 보험 모집인이 빠르게 상품설명을 하고 소비자 역시 바쁘다는 이유로 건성으로 대답해 보험사 측에 과거 병력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소비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사실관계

 

A씨는 2014년 1월 전화로 현대해상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상해후유장해와 질병후유장해, 상해사망 등을 담보해주는 상품이었다. 전화 가입 과정에서 현대해상 모집인은 A씨의 건강상태를 확인했는데, A씨는 "최근 5년 내에 입원, 수술, 제왕절개 또는 계속해 7일 이상치료 또는 계속해 30일 이상 투약 받은 적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모집인이 빠르게 잇따라 질문을 해 "예", "아니오"로 간단간단하게 답하던 와중이었다. 그런데 A씨는 2011년 암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A씨는 이후 2014년 10월 암이 재발해 수술을 받았고 후유장해가 발생하자 현대해상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며 A씨가 병력에 대한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A씨는 보험 모집인이 빠르게 말을 하고 발음이 부정확해 병력 고지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았다며 다른 보험사에는 수술 이력을 고지했는데, 현대해상이 다른 보험사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을 거쳤다면 병력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내용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는 보험 모집인은 계약체결 당시 A씨가 고지사항을 허위·거짓 대답하는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니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고, A씨도 이해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A씨가 수술 이력이 없다고 대답했지만 과거 수술 사실이 인정된다.

 

수술 병력은 보험계약 체결 여부 및 조건을 결정할 때 고려되는 중요한 사항으로 고지의무의 대상이라며 A씨는 이 같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령 보험 모집인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했더라도 A씨가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않은 채 대답했으므로, 모집인이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 보험 모집인은 A씨에게 과거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보험사에 병력을 고지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보험계약자가 다른 보험회사와 체결한 보험계약에서 고지한 내용에 대해 조회할 의무가 있다거나 적어도 그럴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보험사들 사이에 피보험자의 개인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현대해상의 과실이라 인정할 수 없다면서 현대해상화재보험(소송대리인 이소연·송주은·김주섭 변호사)이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서울고등법원 2017나2055603)에서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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